누구에게나 한계는 있다
누구에게나 한계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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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07.11.07 09: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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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현영(경기 문산·제일안과의원)

"모든 서류 절차가 완료 되었다. 8월부터 코넬 병원에서 실습을 하여도 좋다." New York Presbyterian Hospital/Weill Cornell Medical Center의 Ophthalmology department에서 나의 attending doctor에게 연락이 왔다. 이 한 마디의 답변을 듣기 위해서 나는 석 달을 꼬박 인터넷 메일과 전화기에 매달리며 보냈던 것이다.

레지던트 과정에 입문하기 전에 나는 좀 더 다양한 경험을 하고 싶었다. 나이가 들기 전에, 그리고 세분화된 길을 가기 전에, 다방면에서 활동하고 있는 의사들의 모습을 관찰하고 싶었고 외국 의료 시스템도 경험하고 싶었다.

미국에 진출한 한국 의사들은 어떠한 모습으로 살아가고 있을까. 미국 드라마 '그레이 아나토미'처럼 미국 병원의 분위기는 항상 로맨틱할까? 인턴·레지던트를 태우는 것이 그곳에도 존재할까?

어렵사리 얻게 된 나의 미국 병원 실습 기회 첫날, 나는 수많은 미국 의사들에 둘러싸여 한계를 뼈저리게 느낄 수밖에 없었다.

이방인으로서 서로 다른 가치관과 부족한 미국 사회·문화 경험, 생활 습관의 차이로 종종 괴리감을 느꼈다. 수많은 실수들과 부족한 나의 지식들이 순간순간 나의 한계의 극한점에 부딪히게 하였고, 그런 나 자신을 바라보며 속상해 하던 순간들이 얼마나 많은지 모른다.

실습을 회상하면 내 자신이 초라해져서 안타깝기도 하지만, 그만큼 많은 것을 얻었기에 소중한 경험 이었다. 목표하던 추천장도 받았고, 동참했던 연구 논문에 나의 이름도 등재될 예정이다.

누구에게나 한계는 있다. 그 한계를 인지하고 어떻게 극복하느냐는 전적으로 나 자신에게 달려있고 그에 따라 우리의 인생은 달라진다. 나는 참으로 많은 한계를 가지고 있는 사람이다. 지극히 평범하고 때로는 남들이 가지고 있는 기본적인 능력조차 부족하여 힘들어 하곤 한다. 때로는 누구에게도 말 못할 좌절감과 우울증에 시달리기도 한다.

인생을 살면 살수록, 새로운 경험을 하면 할수록, 나의 한계는 점점 분명하게 드러난다. 평소에 내가 무엇이 부족한지 인지하지도 못한 채 살아가다가, 이렇게 어렵고도 쓰디쓴 경험들을 통해서 부족한 부분을 깨닫게 되고 그 부분을 보완하게 된다.

짧지만 나에겐 길었던 한 달이 내 인생에 큰 파장을 일으켰고, 좀더 온전한 의사가 되기 위해 나를 단련시킬 수 있는 좋은 계기가 되었다.

이제는 좀 알 것 같다. 지금 내가 무엇을 필요로 하며 무엇을 보완하고 노력해야 하는지. 그리고 어느새 또 다른 나의 한계를 찾기 위하여 WHO에서 인턴으로 활동하려고 사람들에게 연락하고 있는 나를  발견하게 되었다.

그렇다. 난 나의 한계와 맞닥뜨리는 것을 즐기고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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