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전칠기 박물관 짓는 게 꿈"

"나전칠기 박물관 짓는 게 꿈"

  • 편만섭 기자 pyunms@kma.org
  • 승인 2007.11.28 10: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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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문두(경남 통영·성모의원)

나전(자개)위에 칠을 해서 만들어 낸 전통 공예품인 나전칠기. 불과 몇십년 전만하더라도 결혼예물에서 빠지지 않고 사랑받던  존재였지만 언제부터인지 쇠락의 길을 걷게 되면서 간신히 명맥을 이어가고 있는 처지가 됐다. 칠 바탕에 무지개 빛 영롱한 전복껍질을 붙이고 그림과 무늬를 놓아 제작하는 장식기법으로 한때 이름을 날렸던 통영 나전칠기. 경남 통영은 청패 등 전국 최고품으로의 꼽히는 전복·소라·조개껍질의 생산지 일 뿐 아니라 우수한 기능인력이 많아 나전칠기 공예의 꽃을 화려하게 피워 낸 고장이다. 1970년대만 하더라도 통영 경제를 좌우할 만큼 활발해 여기에 종사하는 기능공만도 2000명이 넘었지만 이제는 손에 꼽을 정도다.

 

나전칠기 보전·육성 전도사

나전칠기의 명성과 전통을 되살리기 위해 동분서주 하고 있는 유문두 원장(경남 통영·성모의원). 나전칠기가 왜 쇠퇴하게 됐는지 그 원인을 찾고 해결방안을 강구하기 위해 보낸 세월만도 꽤 오래됐다.

 집안에 나전칠기와 관련이 있는 사람이 있느냐고 묻자 전혀 그렇지 않단다. 나전칠기에 관심을 갖게 된 것은 순전히 단절 위기에 놓인 전통을 되살려 냄으로써 나전칠기의 우수성을 전세계에 널리 알리고 지역경제의 활성화에도 도움이 됐으면 하는 바람 때문이라고.

"나전칠기가 완성되려면 약 26공정을 거쳐야 합니다. 나전장은 전복이나 소라 등 해산물 껍질을 이용해서 여러가지 문양을 가구면에 여러가지 기법으로 만드는 역할을 합니다. 그런데 이들이 전문적으로 디자인 공부를 하지 않고 그저 스승한테 배운 그대로 답습하다 보니 자연히 시대의 흐름에 뒤떨어진 작품이 나올 수 밖에 없게 됐습니다. 자연히  소비자가 외면 할 수 밖에 없는 상황에 이르게 된 셈이죠."

"현재 무형문화재인 나전장의 경우 월 100만원·조수는 월 40만원 정도의 지원금을 정부로부터 받고 있다"는 유 원장은 "지난 1998년부터 해마다 나전칠기축제가 열리곤해 그나마 나전 기능인들이 자부심을 갖게되고 한편으론 위안도 됐는데 지금은 행사 지원금마저 끊겨 축제조차 못하고 있다"며 "나전칠기의 육성 보존에 정부가 앞장 서야 한다"고 강조했다.

지난 남북정상회담 때 남측이 북측에 선물한 것 중 대표적인 것이 십장생 나전칠기였고, 고려때만해도 외국에 갈때 우리나라 사절단에 반드시 나전칠기로 된 선물을 가져 간데서 알 수 있듯 나전칠기는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공예품이자 우리 생활주변에 있어야 할 값진 문화유산이라는 점을 힘주어 말했다.

지역경제를 살리기 위해서라도 산·학·관 협동체계가 형성돼야 한다는 점을 기회가 있을 때마다 주장하고 설득해 오고 있지만 아직 별다른 소득이 없음을 안타까워했다.

유원장은 경남대학교 대학원에서 6년에 걸쳐 나전칠기에 관한 연구를 하면서 '통영나전칠기의 활성화 방안' 이란 논문을 발표하기도 했다.

접근성이 좋은 지역에 나전칠기 클러스터를 조성해 현대 개념에 맞고 젊은층이 선호하는 상품을 만드는 것이야 말로 나전칠기의 활성화를 꾀하는 지름길임을 강조했다.

나전칠기를 만들어서는 먹고 살기 힘들다는 불평만 늘어 놓을 게 아니라 현대 개념에 맞춰 젊은층이 좋아 할 수 있는 상품을 만들고 판로를 개척해 돌파구를 찾는 게 정답이라는 지론이다.

그렇다고 너무 상품화에만 치우쳐서는 안된다고 점도 분명히 했다.

"현재 나전장 분야에는 우리나라에서 그 기법에 따라 2명의 인간문화재가 있는데, 이 분들은 이분들대로 전통을 계승해 나갈 수 있도록 적극 지원해 드려야 합니다"

전통은 전통대로 계승해 나가면서 시대적인 흐름에도 발맞추어 나가자는 해법이다.

아파트 붙박이장을 나전으로 하면 어떻겠느냐는 주장도 결국 이러한 차원에서 이끌어 낸 아이디어다. "낡고 오래됐다는 이유로 가정에서 값진 나전칠기가 아무렇지 않게 버려지는 것은 무척 개탄스러운 일"이라는 유 원장은 "나전칠기 박물관을 지어 가치가 있는 제품을 오래 보존해 나가는게 꿈"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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