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건연합 등 개정안 복지위 통과 비판
익명검사 보장 등 감염인 인권 명문화 촉구
11월 20일 국회 보건복지위를 통과한 후천성면역결핍증예방법(에이즈예방법) 개정안에 대해 시민단체가 "감시와 통제를 강조한 법안 개정을 철회하라"고 촉구했다.
HIV/AIDS인권연대 나누리+, 한국HIV/AIDS감염인연대 KANOS, 보건의료단체연합, 인권단체연석회의 등 감염인·인권단체들로 구성된 'HIV/AIDS감염인 인권증진을 위한 에이즈예방법 대응 공동행동'(공동행동)은 30일 국회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이같이 주장했다.
에이즈 검사의 보고체계의 익명성을 보장하고, 역학제조 및 강제검사를 금지하며 외국인 감염인에 대한 강제퇴거를 제한하는 등의 내용이 법안에 담겨있지 않다는 게 이들의 주장이다.
공동행동은 "감염인의 인권보장을 구체적으로 담은 민주노동당 현애자 의원의 법안은 복지위에서 자체 폐기해버리는 바람에 무산됐다"며 "감염인의 인권을 보호하면 국가의 질병관리에 구멍이 뚫리는 것처럼 인식하는 감시와 격리의 패러다임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시민단체에서 줄기차게 주장해 왔던 익명검사에 대해 개정안에서는 익명으로 검사한 사람에 한해서만 익명으로 관리하도록 했다. 이에 대해 공동행동은 "병의원에서 이뤄지는 검사에 대해 익명관리의 원칙을 두지 않아, 보호받아야 할 법익에서 중대한 차별을 범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에이즈 의심환자의 강제검진 조항에 대해서도 "'보건복지부장관이 필요하다고 인정하는 자'라는 규정을 두었으나, 그 규정의 자의성과 불명확성으로 인한 남용의 위험성이 있다"며 "기본권 침해에 대해 법률로 규정하도록 한 입법취지를 무색케 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밖에도 ▲배우자 및 성접촉자에게 감염인의 감염사실을 고지할 때 조건을 규정하지 않은 점 ▲군대와 수형시설과 같은 곳에서의 본인고지원칙을 예외로 인정함으로써 원칙을 부실화한 점 ▲'전파매개금지' 및 '외국인 감염인에 대한 입국금지.강제퇴거' 등의 내용을 그대로 존속시킨 점 등을 문제점으로 들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