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론 장례식장 운영 병원급 제외 안 돼
시론 장례식장 운영 병원급 제외 안 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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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07.12.05 09: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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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인화(대한중소병원협의회장 경기 성남·정병원장)

지난 2005년 9월 대법원은 '장례식장은 병원의 부속시설로 볼 수 없으므로 별도의 용도변경 허가를 받아야 한다'고 판결했다. 현행 건축법시행령은 의료시설을 병원·격리병원·장례식장 등 건축물의 용도를 명확히 구분하고 있으므로, 병원에 의무적으로 설치해야 하는 시체실에 더해 장례식장 용도로 병원 공간을 사용하는 것은 더이상 병원의 부속시설로 볼 수 없다는 것이다.   

이 판결에 따라 대부분의 병원 부속 장례식장은 졸지에 불법 시설물이 돼버렸다. 현행 도시계획법은 주거지역내 장례식장 설치를 금지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듬해 10월 한 장례업자가 장례식장을 운영하는 전국의 거의 모든 병원을 검찰에 고발하면서 의료계는 발칵 뒤집혔다.

지금까지 병원들이 아무런 제약없이 장례식장을 운영해 온 것은 관할 행정기관이 장례식장을 병원의 부속시설로 인정해 영업신고를 내줬기 때문이다. 결국 법적 미비, 공무원들의 묵인 내지 실수에 대한 책임을 의료기관이 고스란히 지게 된 것이다.

사태가 확산되자 정부는 뒤늦게 관심을 보여 최근 건설교통부가 장례식장 운영 자격을 골자로 한 '건축법 시행령'을 마련키로 했는데, 중소병원계는 그 내용이 어떻게 되느냐에 큰 관심을 쏟고 있다.

현재 일반거주지에서 불법으로 운영되는 병원장례식장을 양성화하기 위해 법제화 문제를 놓고 건교부와 약 1년여 동안 논의를 전개해온 복지부의 노력은 높이 평가하고 싶다. 장례문화가 이제는 가정 중심에서 병원 중심으로 변화하고 있다는 현실을 법에 반영하고자 하는 노력을 기울여왔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병원장례식장 구제와 관련한 건교부의 의견은 병원계의 기대에 매우 미치지 못하고 있다. 기본적으로 구제하려면 모든 의료기관이 구제되어야 한다는 것이 병원계의 의견이다.

건교부 방침대로 종합병원급만 구제하고 병원급을 제외해서는 안된다. 또 종합병원을 구제하되 면적 제한을 두어서는 안된다. 이러한 병원계의 의견을 대변하는 복지부와 기존의 방침을 고수하고자 하는 건교부 사이의 거리는 아직도 좁혀지지 않고 있다.

중소병원계에서 바라보는 이 문제의 핵심은 '일반거주지에서 장례식장을 운영하는 의료기관에 병원급이 포함되느냐 아니냐'이다. 그런데 아직도 병원급 장례식장이 구제 대상에 포함되느냐 아니냐 하는 것이 명확하게 알려지지 않아 이에 해당하는 93개 중소병원의 가슴을 태우고 있다.

사실 필자는 '병원급이 장례식장 운영에서 제외된다'는 사실을 직간접적으로 파악했을 때, 장례식장 운영에서 종합병원급과 병원급을 차별하는 것은 위헌적 소지가 있는 것 같은데, 무엇을 근거로 차별을 하는 것일까라는 의문이 생겼다. 그래서 11월 21일 건교부장관 면담시 차별의 이유를 물으니 '공익성'이라고 답변했다. 과연 공익성 측면에서 종합병원급과 병원급에 어떤 차이가 있을까하는 의문이 가시지 않았다.

그러한 의문의 실마리는 11월 23일 해당 병원장들이 건교부 건축기획팀을 면담하는 자리에서 풀렸다. 건교부가 종합병원급과 병원급을 차별하는 것은 병원급과 의원급을 구분하지 못한데 있었지 않았나 하는 것이 필자의 생각이다.

이날 해당 병원장들은 병원급이 차별되어서는 안된다는 점을 건교부에 설명했다. 경북 영양병원이사장의 "영양병원 장례식장이 폐쇄되면  2시간 거리에 있는 안동으로 가야하는 지역 주민들이 불편하다"는 설명에 이어 군(郡) 단위의 병원장들의 지방 병원 장례식장의 실정을 전하는 과정에서 건교부 담당자가 일반 상가에 있는 의원급을 병원급으로 오해 하는 듯한 발언을 해서 '의원급과 병원급은 다르다'는 중소병협 방문단의 설명이 있었던 것으로 알고 있다.

이처럼 건교부가 이런 오해를 하여 병원급을 제외한 것이라면 하루빨리 오해를 풀고 병원급도 종합병원급과 마찬가지로 구제 대상에 포함시켜야 한다. 결론적으로 말하면, 병원급도 장례식장 운영과 관련해서는 종합병원급과 차별해서는 안된다. 그리고 병원급이라 해도 농어촌에 있는 병원들은 실질적으로는 종합병원 역할을 하고 있는 현실을 알아달라.

더욱이 우리나라 의료공급 구조 속에서 차지하는 중소병원들의 위상과 역할을 비추어 볼 때 차별되어서는 안되는 '공익성'의 비중이 높다.

우리 나라 의료공급 구조는 민간 중심이고, 그 중에서 중소병원은 80%(병원수 기준)를 차지하고 있고, (입원부문)진료 실적에서도 50%를 차지하고 있을 정도로 병원산업의 중추적인 위치에 있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의료 공공성'의 대표라고 할 수 있는 '의료급여'와 '지역응급의료'에서 약 90%를 담당하고 있는 점이다.

건교부는 병원장례식장 운영과 관련, 병원급이 종합병원급에 비해 차별되어서는 안된다는 점을 명확하게 인식하고 적법하게 처리해 줄 것을 부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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