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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07.12.20 10: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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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사들도 이제 좀 더 적극적으로 기부문화에 동참하자
▲ 박인숙(울산의대 교수 서울아산병원 소아심장과)

세월이 참으로 빨리도 날아간다. 5년 전 대통령 선거에서 투표 했던 일이 엊그제 같은데 이제 며칠 후면 또다시 대통령 선거를 한다. 바쁜 일상에 쫓겨 거리에 다니지도 못하다보니 자선냄비는 구경조차 못하지만 야속하게도 시간 맞춰 날아오는(작년의 서너 배나 더 많은 액수의) 종부세 고지서와 연말정산 작성표를 보니 정말 한해가 끝나감을 실감하게 된다.

올 연말은 유난히도 몇 백억, 몇 천억 같은, 보통사람으로서는 상상도 할 수 없는 천문학적 금액의 기부 소식이 신문을 장식하고 있다. 과거 연초면 어김없이 신문에 나곤 하던 '김밥할머니'의 기부 같은 소시민의 가슴을 뭉클하게 하는 사연과는 차원이 다른, 엄청난 뉴스이다. 이런 기부는 물론 모든 사람이 매우 고마워해야할, 본받아야할 일 임에 틀림없다. 그러나 왠지 '적은' 금액을 어렵사리 나눠 이런 저런 단체에 기부하면서 살아가는, 수많은 보통사람들을 주눅 들게 하는 측면이 있다는 점도 부인할 수 없다. 또한 이런 거대한 기부에서 우리가 눈여겨 보아야할 점은 이 기부금이 언제 어떻게 쓰여지는가 하는 것이다. 왜냐하면 어떤 기부는 기부자의 사망 후에 집행되는, 즉 유언일 뿐이기 때문이다.

당연한 말이지만 좋은 일, 꼭 해야 하는 일은 하루라도 미루지 말아야한다. 돈이 필요한 곳에 기부를 하려면 지금, 건강하게 살아있을 때 해야 한다. 이제 수명이 길어져서 많은 사람들이 90세가 넘어서까지 살며 앞으로도 수명은 더욱 길어질 것이다. 따라서 기부를 하려면 오늘 당장 해야 한다. 지금 도움이 절실하게 필요한 사람은 기부자의 유언이 실행될 때 까지 수십 년을 기다리지 못한다.

사람은 모두 예외 없이 알몸으로 태어나서 수의하나 걸치고 얼마 후면 다시 자연으로 돌아간다. 유행가 가사지만 너무도 당연한 사실이다. 단지 많은 사람들이 매일 일상에서 실감하지 못하고 있을 뿐이다. 죽은 다음 수백억, 수천억 기부가 본인에게 무슨 의미가 있겠는가? 물론 이도 안 하는 사람보다야 천배 만 배 낫고, 특히 자식에게 한 푼이라도 더 남겨주려고 편법까지도 불사하는 일부 재벌들의 행태보다는 훨씬 나은 일이지만.

따라서 의사들의 기부 문화를 촉구하기 위하여 다음과 같은 제안을 하고자 한다. 즉 모든 의사들이 자선단체, 또는 시민단체 한 두 곳의 후원자가 되어 매달 단돈 만원씩이라도 자발적으로 꾸준히 후원하자.

과거 의약분업 사태 등 의료관련 분쟁이 있을 때 마다 의사 단체는 정부 뿐 아니라 '시민단체'들로부터 많은 공격을 받았고 이들로 인하여 매우 불리한 입장이 되었다. 알려져 있다시피 일부 '시민단체'에는 진정한 의미의 '시민'이 없으며 정부 보조금으로 연명하면서 정부의 어용기관으로 전락한 곳도 있다. 이제 의사들은 양심적이고 모범적으로 활동하는 시민단체를 발굴하거나 또는 새로 만들어서 적극 참여하고 지원함으로써 국민에게 현 의료제도의 모순점과 잘못된 정부정책을 올바로 알려야 한다. 의료계·국민·정부 이 삼자 구도에 국민을 우리 편으로 만들어서 의사들이 이들과 함께 고민하고 협조하여 해결책을 마련해야한다. 지금과 같이 의사들이 일방적으로 정부로부터, 그리고 의료계를 이해하지 못하는 시민단체로부터 공격과 견제의 대상으로 남는다면 의권 회복은 영원히 불가능할 것이고 이로 인한 피해는 결국 고스란히 국민에게 돌아갈 것이다.

이밖에도 다양한 자선활동을 수행하는 많은 시민단체들도 의사의 참여를 절실히 기다리고 있다. 여성문제·환경문제·도시빈민문제·인권문제·자살문제·고아·장애인·미혼모·이주여성·탈북자·학대받는 아동·가출청소년·소년소녀가장·독거노인·외국인 근로자·노숙자·산재 피해자 등 이들을 돕고자하는 수많은 단체들이 지금 후원자가 부족해서 원하는 사업을 마음껏 펼치기 어렵다고 한다. 물론 일반 국민도 참여해야하지만 그래도 지도자급 위치에 있는 의사들이 앞장서서 이들을 도와 노블레스 오블리주(Noblesse Oblige)를 실천해야 한다. 그래야만 의사가 다시 존경받는 직업으로 거듭나고, 나아가서는 의권 회복에도 도움이 될 것이다.

우리나라는 이제 선진국 문턱을 성큼 넘었고 국민 소득도 2만 달러를 넘었다. 그러므로 이제는 사회의 모든 분야가 정말로 투명해져야 하며 이에는 건전하고 활발한 NGO 활동이 필수적이므로 의사들이 앞장서서 이에 동참해야 한다. 재산이 많지 않다고 의기소침할 필요는 없다. 남을 돕는 일이 결국 자기 자신을 돕는 일이며 단순히 금전적인 도움을 주는 것으로 끝나는 일이 아니다. 오히려 이보다 몇 곱절 더 큰 기쁨과 보람으로 되돌아올 것이며 우리 모두의 미래를 밝혀주는 등불이 될 것이다.

새해에는 많은 의사들이 전국은 물론 세계 곳곳에서 펼치는 가슴 따뜻하고 신나는 뉴스로 꽉 찬 한 해가 되기를 기원한다.

* 이미 많은 의사들이 여러 단체에 후원을 하고 있으며 이런 분들에게는 이런 '잔소리' 같은 글에 대하여 미리 양해를 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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