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욕심을 버리고 몸을 낮추자
욕심을 버리고 몸을 낮추자
  • Doctorsnews kmatimes@kma.org
  • 승인 2008.01.16 09: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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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철신(충남 부여·현대내과의원장)

흰눈이 쌓인 말없는 산. 자연의 저 위대한 침묵은 한 눈 찔끔감고 말문을 연다.


남북교류 이외엔 특별한 업적이 없었던 지난 10년간의 정권에 대한 징벌적 정권 교체가 마침내 이뤄졌다. 사실 이명박당선자의 공약은 보수와 진보가 혼합된 크로스오버지만 선거용 거품을 빼고 나면 실용보수주의 노선을 줄곧 주장해왔다. 한반도 비핵화와 남미관계개선, 북한의 핵무기 개발을 틈타 군국화를 서두르는 일본, 조로증에 시달리는 한국경제를 되살려 중국을 따돌리고 일본을 따라잡아야 하는 급박한 경제상황 등 난제들 뿐이다.

의사사회 내면은 더 복잡하다. 그동안 단두대에 머리를 올려놓고 칼날이 내려와도 우린 어쩔수 없이 머리를 내놓아야 했다. 필사즉생의 각오도 약발이 없었다. 참으로 가련하고 거룩하고 숭고한 ㅂㅏㅂㅗ 들이었다. 시간이 멈춰지는날 인류의 종말이 온다고 했는데 다행히 인간이 만든 시간은 계속 흘러갔다.
사회주의적 발상으로 길면 긴대로 짧으면 짧은대로 조화롭게 상생하는 것이 민주주의식 평등인데 긴 것은 짧게 줄이고 짧은 것은 길게 늘였다.

지난 10년 우리는 매화와 난초 꽃이 피기를 기대하며 매서운 추위와 혹독한 시련을 감내해왔다. 배고픈 소크라테스 보다 배부른 돼지를 선택한지도 오래되었다. 의권과 자존심은 차치하고 우리의 기본권과 생존권 만이라도 지키길 바랐다.

그동안 우리는 전체주의 국가에서나 있을 법한 권리는 없고 의무만 있는 노예 아닌 노예취급을 받아왔다. 의사도 국민의 한사람이란 사실은 잊혀졌다. 이제 정권 교체가 이뤄졌으니 우리에게 한가닥 희망은 보인다. 하지만 섣부른 기대는 금물이다. 어느 정권이나 국민을 일순위에 올려놓고 의사사회는 따로 떼어서 끝순위에 놓지 않았던가? 향후 우리의 노력 여하에 따라 의권회복의 결과가 달려있다.

항상 언론의 사냥감이 되고 포퓰리즘의 희생양이 되어온 '사'자 직업군을 보면 동병상련이다. 왜 우리는 국민이면서 국민과 같은 편에 설 수 없는가? 스스로 반성해야 한다. 윤리적 의사상을 구현하기 위해 정치참여·사회참여 이전에 내부적인 개혁이 우선돼야 한다. 각자 욕심을 버리는 것으로부터 출발해야한다.

한발더 나아가 국민에 봉사할 수 있는 직업적 장점을 십분 발휘한다면 금상첨화일 것이다. 이제 우리는 과거 10년 보다 더 몸을 낮추어야 하고 건강보험료 인상에도 적극 반대하여 국민의 편에 서야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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