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수님, 우리들의 교수님
교수님, 우리들의 교수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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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08.01.16 1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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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춘원(성남시의사회 재무이사)

"어이, 닥터 박~!"하고 부르시는 구수한 교수님의 음성이 들려오면 난 항상 기분이 좋았다.

바쁘고 정신없이 보고 배우는 와중에 '내가 과연 산부인과 의사가 될 수 있을까?'라는 의문을 갖던 수련의 시절, 교수님께서는 우리에게 항상 닥터 호칭을 붙여주셨다. 난 그순간 으쓱해지며 진정 내가 의사임이 자랑스러워지곤 했다.

수술방에선 "이놈!" 하며 호통을 치시기도하고, 예전에는 수술 어시스트를 잘못하면 발로 정강이를 채이거나 기구가 날라다녔다는 전설같은 이야기도 들리지만, 필자에겐 항상 다정하시고 너무나 따스한 정이 넘치시던 진정한 나의 교수님이시다.

진정 환자를 위한 마음으로 환자의 경제적 능력을 고려해 환자의 추후 상황(결혼을 해야하는지, 아기를 낳아야하는지의 여부)까지도 미리 한발 앞을 내다보시고, 수술이 어렵더라도 환자에게 가장  적절한 수술방법을 찾아 수술하시던 우리 교수님. 미혼여성은 수술상처를 아주 조금만 내셔서 어시스트하는 수련의들을 무척 힘들게 하셨던 우리 교수님. 분만이나 수술중에 생겨난 중환자들이 전원된 경우에는 내 환자처럼 환자들을 돌봐주시고 많은 문제들을 원만하게 해결해주시던 우리 교수님. 제일먼저 내게 전자궁적출술을 해보라고 가르쳐주셨던 우리 교수님. 다음날 난관복원술이 잡혀있으면, 병원 회식에서 그 좋아하시던 술을 입에 대지도 않으시던 우리 교수님.

토요일 점심시간 무렵엔 의국장을 호출하셔서, 당직만 빼고 모두 집합! 병원 근처의 중국집에 가운만 벗었지 다들 추레한 모습으로 모여 교수님께서 사주신 자장면과 탕수육을 먹고 맥주 한잔에 다들 얼굴이 발그레해져 분만실에 들어오면, 부러워하며 쳐다보았던 당직 레지던트들의 얼굴이 새삼 떠오른다.

모처럼 동기들과 함께 교수님을 찾아뵈면 "개업해서 돈을 얼마나 번다고 뭘 사느냐? 돈 더 많이 벌면 그때가서 사라"시며 가끔 사주시던 저녁식사에 목이 메일 지경이다.

"허허~"하고 웃으시며 주먹으로 우리를 가끔 '툭'치시는 선생님의 매력을 뭐라고 표현할 수 있을까?
마치 구수한 청국장 같다. 털털하시면서도 무뚝뚝하시지만 그 안에는 우리 제자들에 대한 따뜻한 애정이 듬뿍 담겨있기 때문이다.

이화의대 산부인과 김종일 교수님-내가 가장 존경하는 교수님-께서 올 2월 정년퇴임을 앞두고 계신다. 산부인과 환자에 대한 깊은 배려, 숙련된 기술, 그리고 사람에 대한 애정을 모두 갖추신 교수님께서 우리에게 보여주신 참의사의 모습을 이제는 닮아가고 싶다. 그리고 퇴임식날 모두 함께 이렇게 외쳐 볼 것이다. "교수님 덕분에 산부인과 의사가 되었습니다. 사랑합니다 그리고 존경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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