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보험 개혁을 원한다면
건강보험 개혁을 원한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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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08.01.21 09: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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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상훈(동아일보 기자)

최근 정부의 조직개편 결과 보건복지부는 보건복지여성부로 덩치가 커졌다. 복지부 공무원들은 약간 들뜬 분위기다. 명실상부하게 사회부처의 중심으로 떠올랐기 때문이다. 그러나 건강보험공단의 분위기는 이와 정 반대다.

건강보험을 개편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여기저기에서 흘러나오고 있기 때문이다.

최근 한국보건사회연구원이 발간하는 보건복지포럼에 실린 '국민 건강위험의 보장'이란 연구보고서도 그 중 하나다. 보고서를 작성한 보사연의 최병호 팀장은 "지속가능한 발전을 위해 현재의 건강보험 관리시스템을 개편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보고서에서 건강보험의 개편을 주장하는 근거는 크게 두 가지다. 첫째는 운영의 효율성이고 둘째는 정책 의사결정의 민주성이다. 보고서는 개편 방향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집행과 심사기능을 일원화하자는 것이다. 즉 국민건강보험공단과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을 '건강보험관리원'으로 일원화하고, 그 대신 심평원의 평가기능은 새로운 평가전문기관인 '의료평가원'을 만들자는 주장이다.

최근 의협 의료정책연구소가 낸 보고서도 건강보험공단의 방만경영을 지적했다. 그 보고서는 국민건강보험공단 결산서 분석을 통해 "5년간 건강보험공단의 유휴인력 감축은 불과 1.5%이며 인건비는 41.1%가 늘었다"는 주장과 "건강보험공단 직원 1인의 평균 연봉은 4798만 원으로 국내 근로소득자 평균연봉인 3050만원보다 57.3% 높다"는 주장 두 가지를 담고 있었다.

이 보고서는 이어 이런 주장을 하고 있었다. "건강보험재정의 효율성 제고를 위해 보험자 시장 내의 경쟁을 살려내야 한다. 현재와 같은 단일 보험자 체제하에서는 공단 스스로 효율성을 추구할 유인책이 없기 때문에 복수 보험자 체제로 전환해야 이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

대통령직 인수위원회도 건강보험 개혁의 필요성을 인정하고 있는 것 같다.

인수위는 "참여정부 하에서 만들어진 5조 원의 건강보험 잠재부채를 우리가 떠안고 갈 수는 없다"고 밝힌 바 있다. 잠재부채란 신조어까지 만들어가면서 건보재정을 비판한 것은, 그만큼 개혁을 할 것이란 암시가 아니겠는가.

실제 인수위 주변에서도 건보공단을 개편할 것이란 이야기가 흘러나온다. 건보공단을 해체하고 새로운 민간 기구로 만든다거나 조직을 잘게 쪼개 서로 경쟁을 시키도록 한다는 이야기도 그 중 하나다.

이쯤 되면 건강보험과 직간접적으로 관계를 맺고 있는 여러 집단이 인수위에 줄을 대려 할 것이다. 정권 초기에 '확' 잡아야 5년이 편하다는 생각을 할 것이다. 들리는 소문으로는 의료계에서도 인수위 관계자들과 다양한 루트를 통해 접촉하고 있다고 한다.   

인수위는 지금 10년 만에 큰 잔치를 벌이고 있다. 그러나 소문난 잔치라고 항상 산해진미가 있는 것은 아니다. 지금 의료계뿐 아니라 모든 분야에서 '소문난 잔치'에 연결할 수 있는 끈을 찾으려고 혈안이 돼 있다. 10년만의 잔치이니 당연히 먹을 것이 더 많을 것이라고 생각하면서 말이다. 그러나 때로는 소문난 잔치에 먹을 것이 없는 경우도 있다. 그러니 너무 '오버'하지는 말자.

건강보험의 개혁에 대해서는 대부분 필요성을 인정하고 있다. 그러나 개혁 방향에 대해서는 다양한 의견이 존재할 수 있다. 또 개혁의 방향에 대해서도 아직 결정된 것은 아무 것도 없다. 따라서 너무 앞서 나가는 것은 옳지 않다.

의료계도 마찬가지다. 건강보험 개혁에 관한 주장을 펼칠 때는 신중하자.

국민의 정서를 항상 살피는 것도 잊어서는 안 된다. 뒤처지지는 말되 일방적으로 독주하는 것은 옳지 않다. 따라오던 국민은 레이스를 포기해 버릴 수도 있다.

그렇게 되면 인수위도 레이스를 중단하고 국민의 눈치를 보게 될 것이다. 인수위가 국민의 눈치를 보는 것처럼 의료계를 의식하게 하는 테크닉을 찾아보는 게 어떨까. coreki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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