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화에 거는 기대
변화에 거는 기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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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08.01.30 09: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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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양중(한겨레신문 기자)

새 정부가 들어서면 의사들의 처지를 비롯해 의료정책은 어떻게 될까. 최근 만나 본 주변 의사들은 방향은 제각각이어도 약간의 우려를 섞은 큰 기대를 품고 있었다.

"정부의 규제는 최소한 많이 사라질 것이야", "의사의 양심에 따른 진료를 할 수 있겠지" "하지만 영리병원 허용 등 기업형 병원 중심으로 가다 보면 동네의원은 더 안 좋아진다는데 걱정이야" 등이다.

한 가지 공통점은 변화는 많을 것이라는 예측이다. 이명박 당선자가 서울시장 시절 청계천 복원, 버스전용차선제도의 광범위한 시행 등 '불도저 행정'으로 과감한 변화를 보여줬기 때문일 것이다. 지금은 경부대운하 건설, 영어교육 확대 등 교육 정책의 막대한 변화 등 굵직한 사안들 때문에 거의 묻혀 있는 보건의료 쪽도 많은 변화가 있을 것이라는 기대이다.  

하지만 예상외로 정말 잠잠하다. '폭풍우 전 고요'라는 말도 있지만 국민연금과 기초노령연금의 통폐합과 같은 사안을 빼면 새 정부에서 보건의료정책은 거의 아무런 언급이 없다. 일부에서는 참여정부의 정책인 '의료서비스 산업화'나 '건강투자정책' 등 주요한 정책이 그대로 계승된다는 말도 돌고 있다.  

사실  이 후보가 당선된 직후만 해도 이런 분위기는 아니었다. 건강보험의 당연지정제 폐지, 보험에 대한 국민들의 선택권 확대라는 명목 아래 민영보험의 활성화, 건강보험 자체 경쟁 방안 도입, 의약분업의 재평가 등 현재의 보건의료 체계를 크게 흔들 수 있는 방안이 논의됐다. 실제 인수위에도 이런 방안들이 보고 돼 실행 방안이 논의될 것이라는 이야기가 돌았으며, 실제 이런 내용의 보고서가 작성됐다고 했다. 하지만 어떤 이유에선지 발표되지 않았다. 많은 것을 변화시켜야 하는 새 정부가 보건의료 쪽마저 흔들 수는 없었기 때문이라는 분석도 나오고 있으며, 새 정부가 들어선 뒤 차차 추진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보건의료 시민단체들도 새 정부가 영리병원 도입, 의료서비스 상업화를 앞당길 의료법 전면 개정안의 재추진, 건강보험의 당연지정제 폐지 등을 추진할 것이라고 예측하고 있다.

이런 변화에 대해 많은 의사들이 그동안 건강보험공단, 심평원, 보건복지부 등에 시달렸던 진료에 대한 규제가 덜 할 것이라는 큰 기대를 가지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물론 한쪽에서는 우려의 목소리도 들린다. 의료서비스 상업화를 하면서 큰 병원들 중심의 의료정책이 마련되면 동네의원들은 지금보다 더 힘들어질 것이며, 의사들 사이의 양극화도 더 심해질 것이라는 걱정이다. 이렇게 되면 의과대학이나 병원에서 배운 질병 치료보다는 미용치료나 비보험 치료에 전념해야 하는 것 아니냐는 푸념도 나온다.

영리병원 허용이나 민영보험의 활성화 등은 누가 봐도 의료를 상업화시킬 것은 뻔한 일이다. 다는 아니겠지만 의료 현장 곳곳에서 환자의 건강이나 생명보다 '돈벌이'가 우선 될 수 있다는 이야기다. 건강보험공단의 실사나 심평원의 심사보다도 경제 논리에 따라 환자 진료가 결정될 수 있다는 이야기다.

의과대학에 들어간 때가 벌써 15년이 지났건만 문득 의대 1학생 시절, 많은 친구들이 '아파도 돈 없어서 병원에서 치료 받지 못하는 환자들을 돕고 싶어서 의사가 되고 싶었다'는 고백들이 생각난다. 새 정부가 어떤 방안을 내놓더라도 이런 의사들의 마음을 저버리지 않기를 바라는 마음 간절하다. himtrai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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