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 본회의, 국민건강보험법 개정안 의결
서류 위조·변조한 경우에만 명칭 공개키로
허위청구로 행정처분을 받은 의료기관의 명단을 공표토록한 법안이 국회를 통과했다．
그러나 공개 대상 범위가 원안에 비해 크게 축소됐다．
국회는 26일 본회의를 열고 통합민주당 강기정 의원 등이 발의한 국민건강보험법 개정안을 수정 의결했다．
개정안은 허위청구로 행정처분을 받은 요양기관 중 관련서류를 위조·변조하는 방법으로 요양급여비용을 허위청구한 요양기관에 대해 위반행위·처분내용 및 해당 요양기관의 명칭·주소·대표자 성명 등을 공표할 수 있도록 규정했다．
공표 대상은 허위청구 금액이 1500만원 이상인 경우 또는 요양급여비용총액 중 허위청구 금액의 비율이 100분의 20 이상인 경우로 한정했다．
특히 보건복지부장관은 '건강보험공표심의위원회'를 설치하고 명단 공표 전에 위원회 심의를 거치도록 했으며, 공표대상 요양기관에게 소명자료를 제출하거나 위원회에 출석해 의견을 진술할 수 있는 기회를 주도록 명시했다．
이 법은 공포 후 6개월이 경과한 날부터 시행된다.
애초 법안은 공표 대상이 되는 허위청구 방법의 범위를 '서류의 위조·변조'와 함께 '그밖에 부정한 방법'이란 포괄적 표현을 담았으나 심의과정에서 삭제됐다．
이날 본회의에 앞서 열린 법제사법위원회에서는 법안의 내용이 요양기관에 대한 지나친 과잉제제라는 지적이 제기됐다．
통합 민주당 문병호 의원은 "현행 법상 허위청구로 적발되면 영업정지, 면허취소, 형사처벌을 받는데 꼭 명단까지 공개해야 하는가"라며 "이중 삼중의 제제로서 지나친 면이 있다"고 지적했다．
문 의원은 "현재 범죄자 명단 공개는 성폭행범에 한정하고 있을 뿐 일반 범죄자는 공표하지 않는다"며 "법안에 명시된 명단 공개 대상 역시 포괄적으로 규정돼 있어 문제 소지가 많다"고 강조했다．
한나라당 이주영 의원 역시 "과도한 입법규제로 생각한다"며 반대 의사를 분명히 했다．
그러나 법사위는 법안을 부결시키지 않고 '그밖에 부정한 방법'이란 문구만 삭제한 채 의결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