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 두
화 두
  • Doctorsnews kmatimes@kma.org
  • 승인 2008.02.27 09:15
  • 댓글 0
  • 페이스북
  • 트위터
  • 네이버밴드
  • 카카오톡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박철신(충남 부여 현대내과의원)

뜰앞의 잣나무, 이 뭐꼬, 판치생모(板齒生毛·앞이빨에 털이난다)….
대표적인 화두 들이다. 화두를 우리의 관념적인 지식으로 생각한다면 개가 풀뜯어 먹는 소리일뿐 아무런 의미를 찾을 수 없다. 화두는 그동안 교육 받았던 자신의 머릿속을 비우고 본질을 볼 수 있게 하는 방편이다.

언어와 사유로 알 수 없는 화두를 이해하려면 인위적 약속이었던 사전적 의미의 모든 언어의 풀이와 뜻을 완전히 버리지 않고서는 앞뒤가 꽉막힌 의심덩어리인 화두를 뚫을 수 없다. 모든 생각의 작용이나 사리분별심을 모두 내려놓고 마음길을 끊어야 알 수 있는 것이다. 즉 화두는 말그대로 말머리 즉 말이 나오기 이전의 세계이고 언어 이전의 소리이다. 따라서 인간의 가장 원시적인 시기인 어린아이의 깨끗함으로 돌아가야만 세상만물속에 스며들어있는 여여(如如·있는 그대로)한 진실을 볼수있는 것이다.

인간들은 태어날 때부터 평상심으로 가득한 온전한 깨달음을 갖춘 상태였다. 세월이 흐르면서 인위적으로 조작된 분별하는 마음·시비·귀천·선악이라는 관념이 안개와 구름이 되어 깨달음의 푸른하늘을 가리게된 것이다.

반달이라고 해서 달이 반원은 아니다. 안중근 의사는 영웅인가 테러범인가? 시간과 장소의 인연이 우리의 분별심을 만들어낸다. 살인마도 때를 잘 만나면 전쟁영웅이 되는 것이니, 참과 거짓은 상황과 시대에 따라 계속 변하는 것이지 따로있는 것이 아니다. 개구즉착(開口卽錯·입으로 말해봤자 모두 흩어진다)이란 말이있다. 인간들의 언어로 아무리 깨달음을 설명해봐도 그것은 그저 그림자일 뿐이다. 변화 무쌍한 진리를 말로는 설명 할 수 없으며 이심전심으로 마음의 소리를 들어야한다. 우리가 사는 이세상은 돈과 사랑과 명예를 좇는 허망한 꿈속이다. 화두와 참선을 통해 현실이란 이꿈을 깨야 하는 것이다. 세상사 있는 그대로를 느껴야 한다. 뇌를 통과하고 사리분별하기 시작하면 때(잡념)가 묻는다. 때묻지 않은 '진실된 나'를 찾는 것이 우리가 추구하는 목표이다. 갓난아이에게 총구를 들이대도 아이는 분별하지 않으니 마냥 즐겁다. 인간의 가장 큰 죄악인 근심과 걱정이 없으면 몸과 마음이 맑아진다.

우리는 두려움을 없애기 위해 술과 쾌락을 좇지만 그것은 임시방편이고 대증요법이다. '생겨난 모든 것은 사라진다. 그러니 욕심내지마라' 욕심이 없는 비어있는 마음을 찾아야 영원한 자유와 행복을 얻을 수 있다. 올 한해 우리 의료계의 화두는 무엇일까? 의료환경 개선? 100주년기념? 정치참여? 국민 끌어안기?….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0 / 40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 기사속 광고는 빅데이터 분석 결과로 본지 편집방침과는 무관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