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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화가 필요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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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08.03.31 09: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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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승수(대한공보의협의회 부회장)

연이어 벌어지는 강력 범죄들로 뒤숭숭한 분위기이다. 숭례문 방화 사건, 안양 초등학생 납치 살해 사건과 며칠 전 벌어진 박정희 생가 보존회장 피살 사건으로 국민들은 경악과 슬픔을 금하지 못하고 있다.

이러한 충격적인 사건들은 국내에만 국한된 문제가 아니다. 요즘 미국과 유럽 각국 및 중동 지역은 산발적으로 벌어지는 자살 폭탄 테러에 골머리를 앓고 있다. 분쟁지역 전문기자로 활동 중인 김재명 성공회대 겸임교수는 얼마 전 한 강연에서 비교적 잘 교육된 중산층 출신이 이러한 자살 폭탄 테러를 일으키는 원인을 분노와 좌절에서 찾아야 한다고 말했다. 또한 이러한 테러의 해결책 중 하나로 테러가 일어나기 전에 테러범들의 정치적인 동기가 무엇인지 알아내는 것이 중요함을 주장했다.

필자는 일련의 강력 범죄들과 해외의 자살 폭탄 테러 사이의 공통점으로 현대 사회의 중요한 화두 중 하나인 '소외'가 중요한 원인으로 작용하고 있음을 들고 싶다. 20세기 뿐 아니라 현재까지도 가장 큰 영향을 미치고 있는 다윈·프로이트 그리고 마르크스의 사상 안에도 일찍이 이러한 소외의 문제가 중요한 자리를 차지하고 있었다. 다윈이 <종의 기원>에서 말한 '적자생존'은 선택받지 못한 종의 소외를 바탕으로 하고 있으며 프로이트의 정신병리학에서는 사회나 집단으로부터의 소외가 가장 중요한 병인으로 다루어지고 있다. 마르크스는 '노동자의 생산물로부터의 소외'가 가장 핵심적인 주제로 다루어지고 있다.

사실 이러한 소외는 자연스러운 것이며 필연적인 것이다. 외부에 있는 사물이나 사람에 대한 완벽한 이해는 애초부터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우리는 오로지 타자의 본질에서 비롯된 일부 현상만을 알 수 있으며, 이러한 현상들을 토대로 사물이나 사람의 한 단면만을 이해할 수 있을 뿐인 것이다. 우리는 평생을 같이 지내온 부모·형제에게서도 가끔은 낯설음을 느끼지 않는가!

그러므로 우리는 이러한 소외를 부정하지 말고 있는 그대로 받아들여야 한다. 또한 이를 해결하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 해결 방법으로는 가장 훌륭한 소통 방법인 대화를 적극적으로 사용할 필요가 있다. 적극적으로 자신의 생각을 남에게 알려야 하고, 동시에 남의 이야기에도 귀를 기울여야 한다. 우리가 적극적인 대화를 통해 타인에 대한 몰이해와 소외를 해소해 나갈 때, 우리 자신에 대한 소외도 자연스럽게 해결될 것이다.

2000년의 의약분업과 작년의 성분명 처방 시범 사업에 이어, 보건복지가족부는 올해도 의약품처방조제지원시스템(DUR)이라는 이해 당사자들의 의견이 철저하게 배제된 위험한 정책을 내놓았다. 정책의 이해 당사자인 전문가 집단과 국민을 소외시키는 일이 결국은 자신을 소외시키는 일이 될 수 있음을 보건복지가족부 관계자들이 이제라도 깨닫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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