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보의에 대한 깨어져야할 편견들
공보의에 대한 깨어져야할 편견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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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08.04.14 10: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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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민홍(대한공중보건의사협의회장)

'군복무 특혜의 최대 수혜자, 불법 아르바이트의 온상, 불성실 근무의 대표주자' 공보의를 따라다니는 대표적인 꼬리표들이다. 온갖 화려한(?) 수식어들이 붙는 공보의들은 과연 도덕적으로 문제가 있는 사람들이 모인 집단인가. 의사들 중에 가장 부도덕한 사람들만 공보의로 오는 것도 아닐진데 이러한 의문이 드는 것은 당연하지 않겠는가. 

대한민국 국민에게는 수많은 의무와 권리들이 있듯이 공보의에게는 의사와 공무원 신분이 주는 권리와 의무가 있다. 물론 공보의는 공무원 신분으로서 성실히 의무를 다해야 하며, 현행법상 불법인 아르바이트는 마땅히 근절되어야 한다는데는 이의가 없다. 하지만 그 배경에 대해서는 살펴볼 필요가 있다. 

공보의 제도는 1980년 '농어촌보건의료를위한특별조치법(농특법)'으로 제도가 확대되며 현재의 체제로 자리잡게 됐다. 그러나 당시 공보의는 군인도 공무원도 아닌 애매모호한 신분으로 복무 중 사망해도 국가로부터 어떠한 보상도 받지 못하는 등 열악한 신분이었다. 1991년에 이르러서야 공무원으로 신분이 인정됐지만 당시 경제기획원은 예산상의 이유로 실비변상 지급을 유보하는 단서를 달았는데 아직도 풀리지 않고 있다. 1995년부터 지방자치제가 정착하면서 각 지역 공보의들은 중앙에서 파견나온 '남의 자식' 취급을 받았다. 처우개선을 요구하면 지방은 중앙에, 중앙은 지방에 책임을 미루면서 별다른 개선이 이루어지지 않았다. 그러나 대공협의 지속적인 요구로 농특법의 하위 지침인 공중보건의사제도운영지침에서 2006년에 '공중보건의사는 배치된 행정기관의 소속 공무원으로 한다'는 조항이 마련됐다. 그러나 실질적으로 지자체에서 공무원에 산입하지 않아 권리는 보장되지 않고 있다. 또 농특법에서 공보의는 계약직 공무원으로 규정하고 있지만 실제로 공무원법에서는 계약직 공무원으로 포함하지 않고 있다. 오직 농특법상의 나홀로 계약직 공무원인 것이다. 하지만 공무원법에서 공보의를 명시하고 있는 부분이 있다.

국가공무원법의 '공무원 수당 등에 관한 규정'에서 공보의를 포함한 징병검사전담의사·국제협력의사·공익수의사·공익법무관 등을 실비변상에서 제외하도록 하는 것이다. 결국 공보의는 공무원들은 받을 수 있는 정액급식비, 즉 점심값도 받을 수 없도록 되어 있다. 많은 것을 바라는 것이 아니다. 의무만을 강요하기 이전에 먼저 권리를 찾아줘야 한다. 또 불성실한 근무태도를 탓하기 전에 진료에만 전념할 수 있는 분위기를 만들어 줘야 한다. 불법 아르바이트를 탓하기 이전에 의료인력 수급문제와 공중보건의사 처우개선이 선행되어야 한다. 근본원인은 해결하지 않고 통제만 강요된다면 악순환으로 이어질 수 밖에 없다. 지금도 전국 의료 소외 지역에서 많은 공보의가 의업에 헌신하고 있다. 불합리한 제도와 일부의 잘못으로 부도덕한 집단으로 매도당하는 것을 아는 독자라면 공보의에 대해서도 이와같은 편견을 갖진 않을 것이라고 믿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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