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생 팔십에는…
인생 팔십에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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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08.04.16 09: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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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봉현(시카고의대 교수 방사선과)

링컨이 한 말중에 유명한 말들이 많지만 그 중 하나가 나이 40 이전의 용모는 부모에게 책임이 있지만 그 이후에는 자기 자신의 책임이라는 말이다.

사람은 나이 마흔에는 용모가 평균화되고 예순이면 재산이나 지성이 평균화되고 여든에는 목숨이 평균화된다고 한다.

유혹됨이 없다는 불혹, 세상 산 햇수로 40년을 보내면, 특히 남자의 경우는 어느정도 겉모습에서 삶의 흔적이 드러나게 된다.

젊었을 때 학업이나 용모가 뒤처졌던 사람이더라도 사업 성공 등 외형적 요인이 뒤따르면 보잘것 없던 외모는 감춰지게 된다. 그러나 학창시절 잘 생긴 용모로 다른 이의 동경의 대상이 되었던 사람이라도 주색잡기에 젊음을 탕진하면 추한 몰골로 남고 만다.

여자 역시 20대 젊은시절에는 미추가 분명히 구별되지만 40대가 되면 외모는 크게 구별되지 않는다. 매력적인 용모로 세상 남성의 가슴을 태우던 미모의 배우들도 마흔이 넘어 TV에 나오면 그 아름답던 피부와 자태는 어디갔나 싶어 세월의 무상함을 느끼게 된다.

60대는 지성과 재산이 평균화되는 나이라고 한다. 물론 재벌쯤 되면 다르겠지만 서민이 60대에 이르면 사는 모습과 지적인 면이 엇비슷해진다. 젊은시절 좀 뒤처지던 친구도 60이 되어서 만나면 제법 유식한 이야기를 많이 한다. 또한 학창시절 질시와 동경의 대상이었던 수재들도 60대가 되면 대부분이 예의 날카롭고 지적인 면모를 찾을 수 없게 된다.

여자는 더욱 그렇다. 전교 수석을 다투던 재원도 결혼 이후 집안생활에만 묻혀 있으면 나이들어 명석했던 예전 모습을 찾기 어렵고, 공부와는 거리가 멀었던 경우라도 자기 성취를 할 수 있는 직업을 가져온 경우에는 학창시절과는 전혀 다른 모습을 보여준다.

80대에 들어서면 인생의 평가기준은 건강과 관계가 있다. 이 때쯤이면 누구나 남은 삶과 죽음을 생각해보는 나이다. 죽음 앞에는 영웅호걸이 없다. 불로초를 즐겼다는 진시왕도 죽었고, 나폴레옹·히틀러·스탈린·마오쩌뚱·김일성도 죽었다. 만일 죽음의 평등조차 없었다면 역설적이게도 인간은 살맛이 안날지도 모른다.

부자는 끝까지 부자로, 가난뱅이는 끝까지 그대로 살 것이기 때문이다. '생자필멸'이라는 세상의 이치는 인간의 불평등에 대한 억울함을 좀 덜어주는 것이 아닐까….

종교란 죽음이 있었기에 생긴 것이다. 만일 인간에게서 죽음이 없었다면 종교는 생기지 않았을 것이다.

긴 세월속에서 보면 지구상의 만물은 변하고 살아 있는 모든 것은 언젠가 죽는다. 우리는 영원한 것을 바라지만 영원한 것은 그 어디에도 없다.
목숨이란 목으로 숨이 들락거리는 상태이다. 그 목숨이 평등하고 평균화되는 나이가 80이다. 물론 건강수준이 향상되고 의학이 발달하면서 앞으로 이 나이는 더 연장될수도 있겠지만….

영화로운 생을 살았던 사람도, 평생을 고생속에서 시련과 고통만을 겪던 사람도 인생 80에는 죽음을 바라보는 같은 선상에 있게 된다. 그 때까지 해왔던 자신의 삶을 흔들림없이 지속하는 사람이 있을 것이고, 죽음의 건너편에 내세가 있을 것이라며 종교에 귀의하는 사람도 있을 것이고, 생자필멸의 섭리를 조용히 받아들이는 사람도 있을 것이다.
당신은 어떤 선택을 하게 될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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