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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로운 것에 느끼는 감정들
새로운 것에 느끼는 감정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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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08.04.21 11: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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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재혁(대한공중보건의사협의회 기획정책이사)

그 어떠한 것도 오래되면 싫증이 나기 마련이다. 아무리 좋은 물건도, 좋은 장소도, 심지어는 너무나도 사랑했던 사람도 시간이 지날수록 싫증이 나고 바꾸고 싶은 마음이 드는 것이 많은 사람들의 솔직한 생각이다. 오랜 시간동안 가꾸고 공들였던 것들을 바꾸어 보고 싶은 마음이 드는 것은 특히나 요즘처럼 빠르게 변하는 세상에서 자신의 생존과 발전을 위해 어쩌면 당연한 것일 수도 있다.

이런 사회 분위기를 반영하여 만들어진 신조어가 바로 '바꿈병'과 'Confusiology'이다. 물건을 구매하는 사람의 입장에서 어떠한 물건의 사용한도나 유효기간에 도달하기도 전에 새로운 것으로 바꾸는 일이 잦은 사람을 보고 바꿈병에 걸렸다고 한다.

이러한 바꿈병에 걸린 사람은 특정분야 신제품의 빠른 구입 및 사용에 관심을 갖고 있는 '얼리 어댑터'와는 다르다.

전자는 신제품인지 여부와는 상관없이 다양한 것들을 접해보려 하면서 바꾸는 과정에 있어서의 변화를 느끼는 데에 중점을 두는 반면, 후자는 특정 관심분야의 신개발품들을 대중화되기 전의 비싼 가격을 주고서라도 구입하여 사용하고 평가해 보는 데에 의미를 둔다. 이들과는 다르게 'Confusiology'는 이런 현상들을 판매자 및 제품개발자의 관점에서 바라본 단어다. 이 단어가 가진 의미를 정확하게 한마디의 우리말로 번역할 수는 없지만, 영어 단어의 뜻으로부터 풀어서 유추해 볼 수 있는 의미는 다양하게 보이게 함으로써 사람들의 선택과 판단을 어렵게 하는 전략이라고 할 수 있다.

실제로는 별 차이가 없음에도 불구하고 겉으로 볼 때 큰 차이가 있도록 포장하게 되면 소비자들은 겉보기상의 차이점에 압도되어 이성적인 판단을 통한 최적의 한가지 선택을 할 때보다는 다양한 선택을 하게 된다. 결과적으로 판매자는 소비자의 최적 선택을 가로막아 더욱 많은 이익을 챙기게 된다. 이러한 결과에 소비자들의 바꿈병도 일정 부분 기여하고 있음은 물론이다.

누구나 한번쯤은 바꾸어 보고 싶어한다. 바쁜 일상 속에서 우연히 마주치는 이국적인 분위기의 거리가 삶의 활력소가 될 수 있는 것처럼, 새로운 시도와 변화는 우리들의 삶에 필수적이다. 하지만 우리가 접하는 이 새로운 것에 느끼는 감정들은 그 감정을 한번쯤 뒤돌아 볼 것을 절실히 필요로 한다. 새로운 것이 정말 좋아서 바꾸는 것인지, 그것이 맞다 하더라도 왜 바로 지금 이 순간에 바꿔야 하는 것인지, 바꿈이 잘못되었다고 생각되면 과감히 다시 되돌아올 수 있는지 등에 대해 한번쯤 고민해 보자.

가장 훌륭한 개혁가는 자신의 감정에 과감히 대하면서도 때로는 보수적인 사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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