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을 위한 바른 소리, 의료를 위한 곧은 소리
updated. 2024-04-20 06:00 (토)
영어 vs 커뮤니케이션

영어 vs 커뮤니케이션

  • Doctorsnews kmatimes@kma.org
  • 승인 2008.04.23 12:07
  • 댓글 0
  • 페이스북
  • 트위터
  • 네이버밴드
  • 카카오톡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 지동현(한국애보트 전무이사)

새로운 정부가 들어서면서 부쩍 영어공부에 대한 논란이 늘었다.

필자의 경우엔 외국계 제약회사에서 일하기 시작하면서 갑자기 영어가 일상에서 매우 중요한 소통의 도구가 되어 버렸다. 회사 안에서도 과거와 비교해 영어를 자유롭게 구사하는 직원들이 부쩍 많아졌다.

본토 발음의 영어를 해야겠다는 결심을 하는 사람들도 주위에 별로 없거니와, 어느 나라에 가든 누가 이야기하든 액센트만 정확히 찍어 주면 대충 다 알아듣는 것을 보니 우리만 세계화된 것이 아니라 영어도 이미 세계화된 것 같다.

그러나 아직도 영어 때문에 회의 시간에 침묵해야 하는 사람들도 있고, 자신이 알고 있는 것만큼 표현하지 못해 불이익을 당하는 사람들도 종종 본다. 국제 회의에서 발표하는 한국 연자들을 보면 우리에게는 영어로 발표하는 일이 참 어려운 일이라는 생각이 들기도 하고, 솔직히 어떤 때는 부끄럽기까지도 하다.

자의든 타의든 이렇게 영어로 매일 생활하여야 하는 힘든 환경에서 일해오면서, 나 자신을 포함한 우리가 영어로 소통하는데 어떤 문제가 있는지 관심을 갖게 되었다. 영어로 얼마나 유창하게 이야기할 수 있는가, 없는가 하는 문제가 중요하지 않은 것은 아니지만, 유창한 영어 솜씨라도 어휘 간의 작은 차이 때로는 큰 차이를 잘 이해하지 못하여 오해를 사는 경우가 많다.

예를 들자면, 우리는 쉽게 'problem'이라는 단어를 사용한다. 정말로 문제가 있다고 이야기하려고 했다기 보다는, 그저 개선의 여지가 있다든가, 일을 하는데 이러이러한 어려움이 있음을 이야기하고 싶었으리라. 하지만 외국인들은 정말 큰 문제가 있다고 생각할 수도 있다. 만약 우리나라의 경쟁력을 설명하는 자리에서 이러한 단어를 쓴다면 의도하지 않은 역효과가 날 수도 있을 것이다.

문법이나 어휘력이 그리 뛰어나지 않은데도 영어로 자기의 의사표현이나 발표를 간결하고도 명확히하여 목적을 달성하는 사람들이 있다. 그리 유창한 영어가 아니더라도 상황에 맞는 적절하고 정확한  어휘 선택이 오히려  소통에 더 중요한 것임을 시간이 갈수록 느끼게 된다.

둘째로는 대부분 너무 솔직한 것이다. 한국을 잘 이해하는 사람에게는 문제가 없지만, 비즈니스 미팅 또는 공적인 자리에서의 지나치게 솔직한 표현들은 가끔 큰 오해를 일으키기도 하고 상대방을 당황케 하기도 하였다. 

영어를 배우는 일은 어렵다. 유창한 영어도 중요하지만, 목적에 충실한 커뮤니케이션이 더 중요하다. 외국인들이 우리를 완전히 이해하게 될 때까지, 좀 어렵지만 '그들의 입장에서 생각하고 말하기'를 가르치는 것도 영어 교육의 중요한 부분이 되어야 할 것이다.

개의 댓글
0 / 400
댓글 정렬
BEST댓글
BEST 댓글 답글과 추천수를 합산하여 자동으로 노출됩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수정
댓글 수정은 작성 후 1분내에만 가능합니다.
/ 400
내 댓글 모음
* 기사속 광고는 빅데이터 분석 결과로 본지 편집방침과는 무관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