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인 대상 ISTANA 연구 발표…AZ "도세탁셀에 비해 더 우수"
대상자군 선암·여성·비흡연자 비율 높아…2차치료 급여 확대 의문
한국인을 대상으로 이레사(게피티니브)의 효과를 본 3상 연구 결과(ISTANA)가 미국임상종양학회에서 발표됐다.
한국아스트라제네카는 게피티니브와 도세탁셀(탁소텔·사노피아벤티스)을 비교한 결과, 이레사군이 도세탁셀군보다 비소세포폐암(NSCLC)의 진행위험률을 27% 낮췄다고 3일 밝혔다. 2차 목표인 객관적 반응률은 이레사군이 28.1%, 도세탁셀군이 7.6%로, 역시 이레사군에서 높게 나타났다.
회사 측은 "폐암이 진행되는데까지 걸리는 시간을 비교한 이번 연구에서 이레사의 효과가 도세탁셀에 비해 더 우수한 것으로 나타났다"고 설명했다.
ISTANA는 "이레사와 도세탁셀의 생존율 연장 효과가 '동등'하다"고 보여준 INTEREST 연구결과에서 한 발 나아가, '한국인에서는 이레사가 도세탁셀보다 더 효과적이었다'는 결과를 보여주고 있어 관심을 모으고 있다.
이번 연구는 2005년 9월~2006년 9월 1년동안 국내 6개 의료기관에서 1차 항암치료를 받은 환자 161명을 대상으로 2차 항암치료의 효과를 봤다.
Better Survival? Better Life?
현재로선 정말 이레사가 도세탁셀보다 더 좋은 약이라고 확언할 수는 없다. ISTANA 연구에서 이레사와 도세탁셀군의 전체 생존율 결과는 내년 1월에나 분석 가능하다.
좀더 범위를 좁혀 한국인이어서 특히 더 우수한 효과가 나타났을 지에 대해서도 답이 없다. 이번 연구의 대상자 수가 작아 세부 분석이 진행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하지만 분명한 것은 이번 연구가 '동등'을 입증한 INTEREST와 몇몇 부분에서 차이를 보인다는 점이다.
그동안 이레사에 더 잘 반응할 것으로 알려진 선암·여성·비흡연자 환자의 비율이 ISTANA에 더 많이 포함돼 있는데, 특히 선암이나 비흡연자의 비중은 INTEREST 보다 10% 이상 많다
<ISTANA와 INTEREST 연구의 이레사 투여군 비교>
|
ISTANA |
INTEREST |
대상자수 |
82명(전체 161명) |
733명 (전체 1466명, 아시아 323명) |
국가분포 |
1개국(한국) |
24개국 |
선암 |
66% |
54% |
여성 |
33% |
36% |
비흡연자 |
37% |
20% |
PS 0, 1, 2 |
2%, 90%, 7% |
30%, 58%, 12% |
EGFR변이 |
공개안됨 |
공개안됨 |
이러한 환자 비율은 지난해 말 대한폐암학회가 발표한 '2007년 폐암 실태 분석 결과'와도 차이가 있는데, 이 분석 결과에 따르면 전체 국내 폐암환자 중 선암의 비율은 34.8%였다.
한국인에서 '특이적으로' 이레사가 도세탁셀보다 더 '효과적'일지라도 삶의 질 이슈는 오히려 한 발 물러섰다.
그동안 회사 측은 이레사가 도세탁셀과 동등한 효과를 보이면서도 삶의 질은 높였다고 선전해왔다. 얼핏 생각해봐도 경구용 항암제인 이레사가 '삶의 질' 측면에서 더 유리할 것으로 보인다. INTEREST에선 이레사의 삶의 질 개선 효과는 25%로, 도세탁셀 15%보다 유의하게 높았다. 하지만 ISTANA는 한국인에서 이레사가 도세탁셀보다 삶의 질을 더 높여준다는 점을 입증하지 못했다(이레사 28%, 도세탁셀 27%, 통계적으로 유의하지 않음).
더욱이 안전성 측면에서도 두 군 모두에서 내약성은 우수한 것으로 나타났지만, 이레사군에서 간질성폐질환으로 인한 유해사례 사망 건수가 2건(1건은 이레사와 무관, 1건은 이레사와의 무관성 입증 못함) 보고됐다(도세탁셀 0건).
회사 측은 "이번 연구 결과가 INTEREST 결과와 맥을 같이 했다는 점이 가장 중요하다"면서 "두 연구의 1차 연구목표점이 달라 대상군 등을 직접 비교하는 것은 문제가 있다"고 말했다.
2차치료 급여범위 확대 가능할까
회사는 이번 연구를 통해 현재 2차 표준치료로 사용되는 도세탁셀과 비교해 이레사가 우수한 결과를 얻었기 때문에 이레사가 2차치료제로 정립될 가능성을 기대하고 있다.
현재 이레사는 선암·여성·비흡연자·EGFR유전자변이 등에 한해 2차치료제로 허용됐지만, 제한점이 있어 임상 현장에서는 대개 3차치료제로 사용되고 있는 상황이다.
하지만 이레사가 광범위한 환자군에서 2차치료제로 확대 적용되려면 아직 해결되지 않는 궁금증을 풀어야 할 것으로 보인다.
이번 연구에서 중간 무진행생존기간은 이레사군 3.3개월, 도세탁셀군 3.4개월로 거의 같았다. 이러한 패턴은 INTEREST에서도 이레사군 7.6개월·도세탁셀군 8.0개월로 비슷하게 나타났다. 적어도 도세탁셀에 반응을 보이지 않는 환자만큼이나 이레사에 반응을 보이지 않는 환자도 많았다는 뜻이다.
특히 이레사가 이미 더 좋은 효과를 보일 것으로 기대된 환자군에 2차치료가 허용된 상황에서, 2차치료제로서의 허용 범위를 더 넓히려면 그 외의 환자군에서도 도세탁셀보다 좋은 효과를 보였는지는 매우 중요하다고 볼 수 있다.
이에대해 김상위 교수는 "샘플 수가 너무 적어 세부 분석이 의미가 없을 것으로 생각했다"며 "하지만 대상자 분포는 충분히 적절하게 됐다고 본다. 표준치료제로 적응증이 확대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