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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추어진 아름다움-이란의 여성들
감추어진 아름다움-이란의 여성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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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08.06.18 09: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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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경아(연세의대 교수 해부학)

제5회 아시아태평양해부학회가 이란에서 개최되어 출국하려던 즈음, 걱정하는 소리가 주위에서 들렸다. 혹 위험하지 않겠느냐고. 아마 그 분들은 이란이 북한의 사촌 쯤 되는 것으로 생각하였나보다.

하지만 수도 테헤란은 대도시의 면모를 풍기면서도 온화한 분위기였고, 학회는 예상했던 것과는 달리 이곳 회원들이 완벽하게 준비하여 개회식이 훌륭하게 치러졌고, 강의나 연제 또한 수준 높은 것이었다. 무엇보다도 흥미로웠던 것은 의과대학 여학생들이었다. 1950년대 우리나라 어머니들이 한복을 많이 입고 다녔듯이 차도르를 두른 여인들은 나이든 부인네들 만인 줄 알았더니, 의과대학생들도 한결같이 차도르를 입고 있었다. 몸은 차도르에 감겨있었으나 지적인 아름다움과 반짝이는 눈빛이 인상적이었다.

예전부터 중동에 미인이 많다는 말이 있었듯이 새까만 눈썹에 서양인형과 같이 커다란 눈과 길다란 속눈썹. 콧대가 때론 너무 높거나 길어 코 성형수술이 우리나라 버금가게 많단다(이들의 수술은 우리나라와는 정반대의 수술이다). 학회장을 삼삼오오 누비는 그들의 매력적인 모습에 매료되면서 한 편 우리나라의 젊은 여성들을 생각하게 되었다. 최근 자주 느끼던 바 였으나 요즈음 유행한다는 란제리 룩이라는 것이 정말 거의 속옷만을 입고 다니는 것 같아 탄식을 금치 못하였다. 그들은 항변할 것이다. 벗고 다니는 것도 내 마음이고, 고루한 생각을 가진 어른들은 참견할 일이 아니라고. 그러나 객관적인 눈으로 볼 때 이란의 그들이 얼마나 아름다웠는지를 우리의 젊은이들에게 말해 주고 싶다. 학회가 끝나고 페르시아 문명의 근원인 페르세 폴리스 유적이 있는 '쉬라즈'로 관광을 갔다. 쉬라즈에서 페르세 폴리스까지 가는 길은 원래 사막이었으나 최근 개발된 관개농법으로 끝없는 농토가 이어졌다. 일행 중에서 우스개 소리를 잘 하는 교수가 "여기 땅이 쌀 텐데 좀 사놓지 그래요"한다. "장관 지명 받으면 문제 될까봐 사양하겠어요"하였지만 앞으로 식량난이 올 때를 대비하여 해외에 농지를 확보하는 기사를 읽은 기억이 떠올랐다.

쉬라즈는 일조량이 많아 전에는 세계적인 포도주 산지였으나 호메이니의 금주령에 따라 아예 포도재배를 금지하였다고 한다. 그 후 포도는 호주로 옮겨가서 현재 호주 포도주가 세계 시장을 석권하고 있는 실정이다. 이란을 여행하면서 절실히 느낀 것은 한 나라의 지도자를 잘 만나야 그 나라의 운명이 달라진다는 사실이다. 그 생각은 돌아오는 길에 비행기를 갈아타면서 들른 두바이에서 절감하였다. 중동의 기적을 만들어 낸 전 국왕과 현 국왕 두 부자를 두바이 사람들이 신으로 떠 받드는 심정을 충분히 헤아릴 수 있었다. 그나저나 이란 남부의 농지를 사는 방안을 대통령이나 농수산부 장관에게 전해야 하겠는데 내겐 대기업 총수들만 가졌다는 핫라인도 없고, 어쩐다? 이 글 읽으신 분들이 좀 전해 주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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