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근당 개량신약 출시 이어 한미도 빠르면 다음달 출시
오리지널 vs 개량신약 vs 제네릭 3파전 경쟁 치열
처방의약품 NO.1 자리를 지키고 있는 항혈전제제 '플라빅스'(클로피도그렐) 시장에 변화가 예상된다.
플라빅스의 개량신약이 출시되거나 출시를 눈 앞에 두고 있어, 오리지널약으로서는 지난 2006년 첫 제네릭이 출시된 이후 다시 한 번 위기를 맞게 된 셈이다.
클로피도그렐은 국내에서 제네릭을 포함해 연간 1500억원대 시장을 형성하고 있으며,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의 지난해 EDI 청구금액 자료에 따르면 오리지널약 처방액만 1171억원에 이르는 대형 품목.
이에 따라 국내 제약회사들은 클로피도그렐의 물질특허 만료와 후속특허 무효 소송 이후 20여개의 제네릭들이 시장에 쏟아지며 경쟁구도를 조성해왔는데, 여기에 개량신약의 출시가 임박하면서 또다른 변화가 예상되고 있는 것.
가장 먼저 플라빅스 개량신약을 내놓은 회사는 종근당으로, 6월 1일부터 염류를 레지네이트로 바꾼 '프리그렐'을 본격적으로 선보였다. 최근 건강보험공단과 약가 협상을 마무리 지은 한미약품도 빠르면 다음달부터 플라빅스 개량신약 '피도글'을 출시한다.
이미 수많은 제네릭들이 존재하는 상황에서 개량신약의 출시가 관심을 모으는 이유는 개량신약을 출시한 회사들이 그동안 막강한 영업력을 앞세우며 오리지널의 아성을 무너뜨리는 데 상당한 기여를 했던 전례가 있기 때문.
몇몇 제네릭들이 100억원 이상의 처방액을 기록하며 선전했지만, 여전히 오리지널 플라빅스의 청구액이 전년 대비 100억원 가까이 늘어났던 지난해와는 상황이 달라졌다는 인식이 지배적이다.
실제로 노바스크의 개량신약 '아모디핀'이나 '애니디핀', 리덕틸의 개량신약 '슬리머' 등은 오리지널약의 매출액을 위협하는 수준으로 성장했다.
보통 이들 제네릭이나 개량신약들이 생동성 자료나 임상 시험에 있어 오리지널과 차이가 없음을 강조하고 있기 때문에 결국 의사들의 처방에 영향을 미치는 중요한 요인이 '브랜드 인지도'라고 보면 영업력의 차이가 매출액 차이로 직결될 수 있다는 분석이다.
더욱이 이들 개량신약은 가격 면에서도 우월한 위치에 있다. 플라빅스는 특허무효소송이 진행되면서 예상보다 일찍 제네릭 시장이 열린 경우로, 개량신약보다 제네릭이 먼저 출시되는 특이한 사례.
동아제약 '플라비톨'이나 삼진제약 '플래리스' 등의 제네릭이 1739원으로 오리지널약 2168원보다는 다소 저렴한 가격이지만, 개량신약의 경우 '프리그렐'이 923원, '피도글'이 프리그렐보다 높지 않은 900원대 초반으로 보험약가가 결정되면서 거의 제네릭의 반 값 수준이다.
국민건강보험공단과의 약가 협상에서 끝까지 900원대 이상을 요구한 '빅스그렐'은 판매사인 대웅제약이 이미 제네릭을 보유하고 있어 파급 효과가 크지 않을 전망이다.
플라빅스가 고혈압치료제에 비해 의원급 처방이 많지 않아 큰 영향이 없을 것이란 예상도 있지만, 최근 고지혈증치료제 '리피토'의 제네릭을 보유하게 되면서 항혈전제-고혈압치료제-고지혈증치료제로 이어지는 심혈관계 빅3를 모두 보유하게 된 국내 대형 제약회사들의 공세가 만만찮을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