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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쇠고기 관련 촛불 정국을 보면서'에 대한 의견

'쇠고기 관련 촛불 정국을 보면서'에 대한 의견

  • Doctorsnews kmatimes@kma.org
  • 승인 2008.07.09 10: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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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지호(인하의대 교수 인하대병원·가정의학과)

6월 26일 박성태 선생님께서 '쇠고기 관련 촛불 정국을 보면서'라는 제목으로 독자마당에 글을 쓰셨다. 선생님께서는 "세계 96개국이 미국 쇠고기를 현재 제한없이 수입하고 있고, 30개월 이상 된 소가 중요문제가 되어 있지만 120개월 된 소까지도 광우병 사례가 없으며 미국 3억명 인구가 쇠고기를 먹어도 광우병은 한명도 없는데 믿지 않으려 한다"고 하셨다. 

이 글이 모두 맞다 하더라도 나를 궁금하게 하는 기사를 신문에서 접했다. 미국에서 특정위험물질(SRMs) 발견으로 쇠고기가 리콜되는 일이 발생했다는 기사다. 지금까지 인간광우병이 한 명도 발생하지 않았다는 미국이 왜 이런 조치를 취했을까? 지금까지 확실한 사실은 광우병(BSE)과 인간광우병 (vCJD)이 통계나 역학상 인과관계가 분명하다는 점이다. 그리고 '사람광우병'에 대한 대한의사협회 입장에서도 언급한 것처럼 "소광우병에 걸린 쇠고기를 섭취하면 '사람광우병'(vCJD)에 100% 걸립니까?"라고 질문을 한다면 "소광우병에 걸린 쇠고기를 먹는다고 해서 사람들이 모두 '사람광우병'에 걸리는 것은 아닙니다. 기본적으로 소광우병은 소의 병이기 때문에 사람으로 넘어오는 과정이 쉽지는 않습니다. 그러나 잠복기가 수십 년 이상으로 길 수 있기 때문에 소광우병에 걸린 쇠고기를 먹음으로써 '사람광우병'이 발생할 위험성을 판단하기는 아직 어려운 상황입니다"라는 말이 맞을 것이다.

결국 인간광우병에 대해서는 확실한 부분과 아직 판단하기 어려운 부분이 있다. 이 때 우리는 어떤 입장을 취해야 하는가?

한 신문에서 읽은 다음과 같은 내용이 우리들이 취해야 할 태도라고 생각한다. "과학적 지식이 확실한 경우에도 위험을 수용할지 여부는 온전히 시민적 합의의 몫인데, 하물며 과학적 지식이 불확실한 지금의 상황에서는 더더욱 그렇다. 우리는 이것을 악령도, 반(反)과학도 아닌 '상식'이라고 부른다." 이런 입장만이 과학을 중시하는 미국의 이번 조치를 설명할 수 있을 것이다.

이에 대해 과학을 중시하는 의사인 우리로서는 판단을 유보해야 한다고 말할 수도 있다. 그러나 국민들은 의료의 전문가인 우리에게 어떤 태도가 올바른 것인지 묻는다고 생각한다. 또 우리는 그에 대해 대답을 할 의무가 있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의협도 이에 대한 입장을 밝힌 것일 것이다. 그런데 한 신문에서는 대한의사협회의 입장에 대해 '의협 "광우병 소 먹는다고 인간광우병 걸리는 것 아니다"'라고 제목을 뽑고 있다. 의협의 선의의 의도가 이렇게 왜곡될 수 있게 객관적 사실에만 몰두하면서 국민들이 나름대로 상식이라고 생각하는 태도에 대해 그와 관계없는 잘못 또는 왜곡된 국민들의 지식에 대해 비과학적이라고 지적한다면 정말 우리야 말로 숲을 보지 못하고 나무만을 보는 꼴이 되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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