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춤'으로 세상과 소통하고 싶다

'춤'으로 세상과 소통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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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08.07.14 09: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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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흥식(광주시·메디필피부비뇨기과의원)

전국에서 내로라하는 프로선수들이 출전해 우열을 가리는 댄스스포츠대회에서 시범경기를 펼친다는 것은 출전선수들보다 기량이 한 수 위에 있기 때문일 것이다. 의사라는 직업 이외에도 댄스스포츠 프로선수라는 직업을 갖고 있는 장흥식 원장(광주광역시·메디필피부비뇨기과)은 프로선수들도 인정하는 춤꾼이다. 그런 이유로 각종 행사 때마다 장 원장은 시범경기를 해달라는 연락을 많이 받는다. 선수들에게도 인정받을 수 있는 그의 춤실력은 바로 아무도 시도하지 않은 것에 대한 도전정신 때문이다. 댄스스포츠에 스토리를 포함시키고, 힙합 등 새로운 장르의 춤도 접목시켜본다. 각종대회에서 챔피언을 7번 차지할 수 있었던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최근에는 광주시장애인댄스스포츠연맹 회장을 맡으면서 장애인들을 위한 사회활동 프로그램에 많은 시간을 할애하고 있다. 지금 자신이 갖고 있는 능력과 끼를 모든 사람들과 함께 나눌 수 있도록 하겠다는 것. 장애인과 비장애인과의 거리를 좁혀주는 역할을 하고 싶다는 그는 장애인댄스스포츠연맹에서의 활동을 기점으로 앞으로 봉사활동을 열심히 하면서 살겠다는 꿈을 하나씩 실현해 나가고 있다.

늦게 배운 춤…7번의 챔피언

장 원장은 일반 선수들이 은퇴를 할 나이에 춤을 본격적으로 배우기 시작했다. 보통 선수들이 32세에 은퇴를 하는데 38세때 시작해 40세에 프로선수가 됐으니 늦어도 한참 늦었다. 그런 그가 프로선수들이 참가하는 각종 대회에서 7번의 챔피언을 차지했으니 그의 춤 실력이 얼마나 대단한지 알 수 있다.

"만성간염에 시달릴 때 체중이 85kg까지 나갔어요. 친구로부터 가벼운 운동이 좋다는 얘기를 듣고 걷기운동을 하면서 음악을 함께 들었죠. 그러다가 댄스스포츠에 관심을 갖게 되면서 전문적으로 배우기 시작했어요. 그때 나이가 38살인가 그랬을 겁니다"

몸치였던 그가 늦은 나이에도 프로선수로서 성공할 수 있었던 것은 나름대로 노력을 많이 했기 때문이다. 몸치를 극복하기 위해 발레를 배웠고, 안무를 짜기 위해서는 해부학책을 다시 공부했다. 춤과 관련된 신체의 근육을 이해할 필요가 있었기 때문이다.

"남들이 보기엔 해부학책을 왜 보는가 하겠지만, 동작 하나하나가 어떤 근육을 움직이게 하고 춤으로 표현되는지를 알기 위해서는 필요한 겁니다. 무용학과 교과서도 많이 보고 연구를 했어요."

이런 노력 때문에 그의 실력은 타 선수들보다 월등히 앞설 수 있었고, 각종 대회에서 1위는 당연했다. 물론 의과대학 본과 2학년 때까지 했던 성악과 테니스가 댄스스포츠를 하는데 가장 큰 도움이 됐다. 춤은 음악과 운동적인 것이 복합돼 있기 때문에 남들보다 조건은 나쁘진 않았다.

또 다른 나를 발견한다

"외국에서 나오는 자료들을 항상 분석하고, 새로운 동작으로 만들어보는 것을 게을리 하지 않아요. 그러다보니 2005년부터는 주변으로부터 춤을 좀 춘다는 얘길 듣기 시작했어요."

요즘엔 경기에 직접 참여하기보다는 시범경기에 많이 참여를 한다. 후배들에게 눈치가 보여 대회에 참여하기 힘들단다. 그래서 새로운 안무가 나오면 시범경기를 통해 많이 알려준다.

"제일 좋아하는 장르는 '룸바'인데 이 춤은 흑인 노예들이 고향을 그리워하면서 췄던 춤이죠. 지금은 많이 바뀌기는 했지만 그래도 이 춤이 가장 매력적입니다. 춤을 출 때 의사로서 또 다른 나를 발견하게 되어서 좋고, 춤을 추다가 예술적 끼를 발견하면 그렇게 행복할 수가 없어요."

새롭게 시도하는 도전정신이 중요

이쪽 분야에서 장 원장하면 떠올리는 것이 있다. 우선 우리나라 선수로는 처음으로 댄스스포츠선수권대회에서 시범경기를 한 것과, 의사로서 댄스스포츠 프로선수가 된 것이다. 또 40세에 프로선수가 된 것도 처음이다. 그런 그가 또 새로운 것에 도전하는 것이 있으니 바로 장애인들과 함께하는 프로그램이다.

장 원장은 프로선수로서의 활동 이외에도 직접 댄스스포츠학원을 운영하면서 교육적인 부분에도 많은 시간을 투자하고 있다. 그중에 가장 심혈을 기울이는 것이 바로 장애인들과 함께하는 댄스스포츠다. 얼마전 광주시장애인댄스스포츠연맹 회장을 맡으면서 선수들 지도는 물론 장애인들과 함께할 수 있는 각종 프로그램을 만들고 있다. 장애인과 비장애인 구분 없이 댄스스포츠를 통해 하나될 수 있도록 하는게 목표다.

"의사이기 때문에 해야 할 일이기도 하지만, 어렸을 때부터 사회사업에 대한 관심이 많았어요. 45세가 되면 봉사활동을 열심히 하면서 살겠다는 계획을 세웠는데, 이제 그 계획을 하나씩 실천해 나가는 것 같아요."

올해에는 지도자교육은 물론 심판교육, 선수교육을 하고 있다.

"장애인들과 함께하는 것 이외에도 서양에서 들여온 댄스스포츠에 동양의 '기'를 접목시켜 우리문화에 맞게 발전시키고, 이것을 학문적으로도 체계를 만들고 싶어요. 요즘엔 교본을 만들기 위해 노력하는데 쉽지 않아요."

현재 광주장애인댄스스포츠연맹에는 3개팀이 활동하고 있다. 조만간 열리는 대회에 출전하기 위해 무더운 날씨에도 구슬땀을 흘리는 선수들과 함께하는 장 원장의 얼굴은 밝기만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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