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사원, 연구개발비 등 원가 허위 계상…33~62% 인하 적정
복지부에 약가 재산정 통보 및 심평원 관계자 문책 촉구
국산 개발 신약 '레바넥스'와 '레보비르'의 가격이 부당하게 산정된 것으로 감사원 감사 결과 드러났다．
소화성궤양치료제인 '레바넥스'와 만성B형 간염 치료제인 '레보비르'는 각각 유한양행과 부광약품이 내세우고 있는 주력 품목．
감사원은 7일 '국민건강보험 약제비 관리실태 감사결과 처분보고서'를 통해 약가 부당 산정 사례를 공개하고, 이들 약제의 상한금액을 재산정하라고 보건복지가족부에 통보했다．
국내 개발 신약의 경우 약가를 산정할 때 외국의 근거 기준이 없어 개발 원가를 근거로 하고 있으므로, 잘못된 원가 계산 때문에 약가가 높게 책정돼 건강보험 재정이 낭비됐다는 지적이다．
이번 보고서는 해당 제품 및 제약사를 익명으로 처리했지만, 등재 시기와 약가 등의 정보를 공개해 제품 명칭을 어렵지 않게 확인할 수 있다.
감사원 보고서에 따르면 유한양행은 '레바넥스'의 약가를 신청하기 위해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원가계산서를 제출하는 과정에서 제조비·연구개발비 등을 부당 계상했다．
유한양행이 전 생산공정(원료칭량-정제-타정-코팅)에 걸쳐 제품을 직접제조하고 있고 이에 따른 재료비와 노무비를 계상했으면서, 위탁제조비(정당 3.54원)를 따로 계상했다는 것．
또 연구개발비의 포함범위를 과거 실 발생 비용으로 엄격하게 한정해야 하는데도 허가조건부 임상시험 비용으로 미래에 실시할 연구비 비용 30억원을 책정하면서 정작 임상시험을 실시하지 않았으며, 판매비 및 관리비 성격이 강한 '향후 13년간 이자비용' 417억원을 연구개발비로 과도하게 편성하는 등 산정 과정의 문제점을 꼬집었다．
레보비르의 경우도 ▲부적절한 산정 기준(퇴장방지의약품 약가 산정 기준)에 따라 원가계산서를 작성·제출한 것(심평원 관계자 과실) ▲2002~2006년 복지부로부터 개발 지원금으로 받은 6억 5000여만원을 원가 산정에서 제외하지 않은 점 ▲해외연구비를 직접적으로 지출하지 않았으면서 1118억원을 전부 계상한 점 ▲10mg와 30mg에 연구개발비를 중복 산정한 점 등이 집중적으로 지적됐다．
감사원은 부당·허위 계상으로 인해 2007년 상반기에만 레바넥스의 경우 7억 3425만원 가량, 레보비르의 경우 3800만원~4억원 가량의 건강보험재정이 더 많이 소요됐다고 밝혔다．
허위·부당 계상을 시정하면 레바넥스는 현재의 1036원에서 33%인하된 693.91원이 적절하다는 계산이다． 레보비르의 경우도 '예정가격 작성준칙'에 따라 원가를 다시 계산할 경우 30mg 5437.49원, 10mg 2578.75원이 돼, 약가 산정 당시 고려한 원가 30mg 1만2032원, 10mg 5231원 보다 약 56~62% 낮은 수준이라고 설명했다．
레보비르의 현재 약가는 30mg 7113원, 10mg 3557원이다．
이에 따라 감사원은 "두 약제에 대한 정확한 제조원가를 기초로 약제 상한금액을 재산정하는 방안을 마련하라"고 복지부장관에 통보하고, 심평원장에는 "검토 업무를 소홀히 한 관련자에게 주의를 촉구하라"고 주문했다．
2007년 기준 레바넥스는 130억원의 매출액을 기록했으며, 레보비르는 90억원대 매출액을 올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