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파-리포산' 세포 신호전달체계 규명
이인규·이기업·박근규 교수팀 '헤파톨로지' 발표
국내 연구진이 비알코올성 지방간을 치료하는 물질을 발견하고, 지방간의 발생을 억제하는 데 필요한 세포 신호전달 체계를 규명하는데 성공했다.
경북의대 이인규(51세)·울산의대 이기업(53세)·계명의대 박근규(37세) 교수팀은 '알파-리포산'이라는 물질이 간에서 지방합성을 억제, 지방간을 치료한다는 연구결과를 내놨다.
비알코올성 지방간은 비만·당뇨병 등 대사증후군 환자에게 흔히 나타나는 심각한 간 질환으로 비만 등으로 인해 체내의 중성지방이 증가되고 특히 간세포 내 중성지방의 축적이 증가해 지방간염·간경화증으로 진행될 위험성이 있어 조기 치료 및 예방이 필요하다.
메트포민(metformin)이나 PPAR-γ 리간드와 같은 당뇨병 치료제가 AMPK라는 세포 내 에너지 센서를 활성화시켜 지방축적을 억제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으나 효과는 미미하다. 현재까지는 비알코올성 지방간 질환에 대한 효과적인 약물치료법이 확립되지 않고 있으며, 식사요법·운동요법 등을 통한 체중감량 등 기본적인 치료법이 권고되고 있다.
공동연구팀이 발견한 '알파-리포산'은 AMPK를 활성화시켜 지방축적을 억제하고, LXR의 활성을 억제함으로써 지방합성을 조절하는 유전자인 SREBP-1c의 발현을 억제하는 것으로 밝혀졌다. 알파-리포산은 약물의 독성 및 부작용 면에서 문제가 없다고 규명된 약물로 향후 임상시험을 거쳐 비알코올성 지방간 치료에 사용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공동연구팀은 2004년 7월 알파 리포산 약이 식욕억제와 체중감소 효과가 있다는 사실을 세계적인 의학잡지인 <네이처 메디신>에 발표한 바 있다. 공동연구팀은 이를 바탕으로 현재 알파리포산의 비만증에 관한 제2상 임상실험을 경북대병원과 서울아산병원 등에서 진행하고 있다.
이인규 교수는 "이번 연구는 비만 및 대사증후군의 조건에서 지방간의 발생과 이를 억제하는 물질의 세포 신호전달 체계를 규명했다는데 의의가 있다"며 "앞으로 임상시험을 진행해 지방간·지방간염·간경변증 등 대사성 간질환의 발병 원인과 치료법을 개발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이번 연구는 교육과학기술부와 한국과학재단이 지원하는 국가지정연구실사업(NRL)의 하나로 수행됐으며, 연구 결과는 간질환 분야 권위지인 <헤파톨로지> 인터넷판 8월호에 실릴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