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을 위한 바른 소리, 의료를 위한 곧은 소리
updated. 2024-04-19 10:04 (금)
존경받는 의사

존경받는 의사

  • Doctorsnews kmatimes@kma.org
  • 승인 2008.08.27 11:23
  • 댓글 0
  • 페이스북
  • 트위터
  • 네이버밴드
  • 카카오톡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 박철신(충남 부여·현대내과의원)

내과학 책인 Harrison, Cecil을 보면 'may' 'unknown' 'uncertain'이라는 단어를 흔히 접한다. 판이 바뀔때면 전에 발표됐던 논문이 거짓으로 판명되기도 한다. BSE(Bovine Spongiform Encephalopathy)의 원인균이 prion(protein+virion 혹은protein infection only) 즉 '단지 감염을 일으키는 단백질'이라는 사실 이외엔 더 밝혀진게 없다는 뜻이니, 원인물질은 Duno(don't know)이다. 감염학은 현대의학이 꽤 자신만만해왔던 분야이지만 Influenza·SARS·BSE…. 아직도 멀고 험난한 진행형이다.

어떤 사회학자가 설문조사를 했는데 일주일중 가장 우울한 날은 월요일이 아니라 수요일이란다. 거짓말엔 3종류가 있다고 한다. 그냥 거짓말, 새빨간 거짓말 그리고 통계. 각종 통계자료가 수록된 논문이 모아져 교과서가 되는 것인 만큼 논문을 쓸때는 본인 입맛대로 써서는 안된다. 예를들어, 고혈압약에 대한 외국논문을 보면 정반대인 결론이 꽤 많다. 통계적 유의성이 그냥 숫자놀음이나 제약사 입맛같아서 뒷맛이 영 개운치 않다. 열심히 연구하다보면 유레카는 저절로 따라오는 것이지 억지로 쥐어짠다고 되는것이 아니다. 학자적 양심은 우리의 자존심이다.

개의 몸에는 늑대의 피가 흐른다. 만일 인간에게 사랑과 자비가 없다면 인간의 피라고 뭐 특별한 것은 없다. 인간은 직립보행을 함으로써 뱃근육에 '王'자를 새길 수 있지만 치핵과 추간판탈출증으로 고생하게 된다. 만일 영양실조로 단백질 결핍이 심해지면 복직근이 소실되어 뱃속의 장기들이 밖으로 팽창하는 것을 막아주지못해 몸은 말랐는데 배만 볼록하게 된다. 굶주린 아프리카 사람들의 현주소이다. 아프리카의 한 마을에 돌림병이 돌아 마을사람들이 다 죽고 오직 살아남은 사람은 7살과 5살짜리 형제 둘뿐이었다. 취재기자가 들어가 사과 한 개를 형에게 건네주었지만, 사과를 떨어뜨린다. 사과를 받아들 힘이 없어서였다. 기자가 반을 쪼개서 다시 건네자 형은 사과를 한입 가까스로 베어문 후 잘게 씹어서, 옆에누워 죽어가고 있는 동생의 입속에 집어 넣고는 손으로 동생의 턱뼈를 위 아래로 움직여주며 일주일째 그러고 있더라는 것이다. 가난해서 나눌수 없다는 말은 거짓이다. 남을 사랑한다는 점이 동물과 차별되는 가장 인간다운 모습이다.

연말정산자료 집중규제의 완화·임의비급여 활성화·태아성감별 금지의 헌법불합치 판결·1차의료기관의 공단 건강검진 참여폭 확대 등 정부의 규제완화 정책은 미흡하지만 환영할 만하다. 하지만 더 중요한 것은 대한의사협회의 사법부인 의사윤리위원회가 강력한 힘을 발휘해 의사의 도덕성을 회복시키고 이를 발판으로 대한변호사협회처럼 정부로부터 자율징계권을 확보해야 한다. 안으로부터는 끊임없는 자정노력과 함께 밖으로는 요셉의원 처럼 환자에게 사랑과 자비의 인술을 펼친다면 의사들은 국민으로부터 존경을 받을 수밖에 없는 것이다.

개의 댓글
0 / 400
댓글 정렬
BEST댓글
BEST 댓글 답글과 추천수를 합산하여 자동으로 노출됩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수정
댓글 수정은 작성 후 1분내에만 가능합니다.
/ 400
내 댓글 모음
* 기사속 광고는 빅데이터 분석 결과로 본지 편집방침과는 무관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