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을 위한 바른 소리, 의료를 위한 곧은 소리
updated. 2024-04-23 17:54 (화)
시론 공과 사의 무질서한 거래

시론 공과 사의 무질서한 거래

  • Doctorsnews kmatimes@kma.org
  • 승인 2008.09.22 10:10
  • 댓글 0
  • 페이스북
  • 트위터
  • 네이버밴드
  • 카카오톡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 최장락(김해시의사회장)

인근 시에서 모 협회의 사업을 도와주려다 동민들에게 엽서를 보내준 일이 있었다. 작년에 인근지역에서 일어난 일인데 엽서가 전임의사회장의 손에 들어감으로써 개인정보유출문제가 야기되어 공단지사장이 도의사회장에게 사과한 일이 있었다.

또 다른 시에서는 도비와 시비로 이루어지는 저소득층 특수암검진엽서를 협회가 동민들에게 보낸 사실이 시의사회장에게 보고가 되어 정보유출문제 등이 제기되어 그 협회장이 사과한 일이 있다. 또 한 지역에서는 저소득층 특수암검진사업을 한다는 엽서를 보냈는데 "일차검진 기 수검자는 오시지 마십시오."라는 한심한 내용을 광고하고 있었고 출처를 조사하니 행정기관에서 나온 것이라는 판단을 하고 있고 지금도 그들이 당당하지 못한 것이 사실이다. 전화하여 항의하면 강하게 어필하지 못함을 느끼게 된다. 관이 수세에 몰려 사과하는 판국이 된 것이다. 시예산과 도예산으로 특수암검진을 해주면 되는 것이지 일차검진 수검자는 오지 말라는 태도는 한숨과 조소를 스스로 지어내는 것이다. 아마 이것을 행정기관은 모르고 있으리라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현재 공직자들이 과거와 달리 그리 낮은 수준은 아니라고 판단하고 있다. 이 엽서는 "일차검진 기 수검자는 시예산과 도예산의 도움을 받으면 안 됩니다."라고 알리고 있는 것이다. 사고수준을 의심하게 하는 내용들이다. 시도에서 저소득층에게 하는 사업이 일차검진과 무슨 관계가 있다는 말인가.

한 여성이 산전진찰을 받으러 가다 교통사고를 당했다. 물론 불의의 사고이며 불행한 일임에 틀림없다. 그런데 결국은 이 사건이 찾아가는 산부인과버스를 만들게 된 것이다. 산부인과가 없는 지역을 방문하여 산전진찰을 하고 도청과 미리 협약된 산부인과에 환자를 의뢰하여 산모의 마음을 위로하는 내용이다. 이 사업이 전국적으로 센세이션을 일으켜 각 도의 공직자들이 벤치마킹을 할 정도로 히트상품이 되었다. 일견 아무 문제도 없어 보인다.

그러나 자세히 보자. 도청에서 의뢰받은 협회에서 버스로 산부인과가 없는 지역으로 주기적으로 진료버스를 파견하는 것은 적법하다고 한다. 그렇다면 민간의료기관도 봉사목적으로 버스를 주기적으로 파견하여 자기병원에 환자를 유치하도록 하는 것도 타당한 여건이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이것은 현행법상 불가능한 부분이다. 그런데 이 부분을 관청이 하고 있는 것이다. 또 하나 관청이 특정의료기관에 환자를 의뢰하는 내용이다. 이는 세금으로 운영되는 관청이 민간의료기관의 민원을 스스로 만들어 내는 내용이 숨어 있음을 간과한 것이다. 누군 세금을 내고 누군 세금을 면제받고 있는가. 부모가 자식에게 빵을 편중되게 나누어 주는 것과 무엇이 다른가. 산부인과가 없는 주민들의 불편을 해소하고 선정을 베푸는 것은 좋으나 엄청난 규제와 경영압박속에서 운영하고 있는 인근지역의 산부인과나 병원을 고려했다면 그런 경솔한 판단은 없었으리라. 아직도 산부인과 의사들이 전공을 버리는 이유도 모르는 분들이 보건을 담당하고 있다면 큰 문제가 아닌가 우려된다. 이 사업이 전국적으로 주목받은바 이제는 더하여 찾아가는 암진단 버스를 기획하고 운영한다. 물론 여기에도 그 협회가 관여되어 있다. 이상하게 모든 사업에 그 협회들이 관여되어 있다. 군지역이라 해도 인근병원이 이상소견 환자는 얼마든지 추가검진을 할 수 있는 투자를 해놓았는데 굳이 협회 본사까지 장시간 모시고 가서 검진을 하게하는 이유는 전혀 이해가 가지 않는다.

지역보건기관은 무엇을 하는지 의문이다. 이런 행태는 결국 민간의 불만과 불신을 낳게 하는 것임을 인식하여야 한다고 생각한다. 기생충사업이나 인구조절사업이 빛을 잃은 마당에 다른 형태의 사업으로 자구책을 하는 것은 아닌지 의심해 본다. 다만 이런 부분들이 민간의 아픔을 준다면 관청의 선정이 아니다. 이미 한국의 모든 의료기관은 사실상 모든 부분 국가의 규제와 감독이 있음을 알고 있을 것이다. 매우 심하게 낮은 공단검진수가에도 불구하고 의료기관은 이익이 아닌 생존을 위해 검진사업에 뛰어들고 있음이 이미 넘치는 일임을 알진데 관청이 나서서 이 시장을 특정협회들에게 몰아주는 비상식적인 일을 한다는 것을 필자는 이해하지 못하겠다. 관이 잘 하지는 못하더라도 원성을 듣는 일이 없어야 한다는 사실을 여러 문헌에서 발견할 수 있음을 강조하고자 한다.

모든 사업을 추진함에 있어 의사회의 철저한 자문을 받아야 제대로 된 사업이 나올 수 있다고 믿는다. 최근 경상남도의사회에서는 이런 문제를 공식으로 도청에 고발하는 사태가 발생했는데, 도청에다 도청의 사업이 문제가 많음을 고발한 웃지 못 할 상황이 된 것이다. 서로가 고민이 많을 것이다. 자주 만나서 문제를 해결하고 일을 되게 하는 방향으로 의논하지 않았다고 본다. 아직도 매우 권위적이다. 특수암검진 문제에 대해 시정을 요구하였지만 돌아온 말은 그리 좋지 못했다. 더욱이 담당자의 직접적 연락도 없었다. 그들끼리만 대화한다. 이는 좋은 습관이 아니라고 본다. 관과 민의 부족한 소통은 서로의 책임이 매우 크다고 생각한다. 적어도 성인이 된 후 국민의 의무 하나도 저버린 적 없는 의사들이 이런 마음을 가지는 것이 부당하다 생각하지 않는다. 그러나 아쉽게도, 이런 대접을 받는 원인이 자신에게 있음을 통감한다. 상대에게 무시당하는 원인이 상대에게 있을 리 만무하다.

협회를 사랑하는 사람들에 의한, 실사구시 하는 사람들의, 정신적으로 통일된 의사회가 될 때 이런 문제들도 저절로 예방될 것으로 믿는다. 부당한 일을 하는 사람을 본인은 매우 미워하며 매우 오래 기억하고자 한다.


개의 댓글
0 / 400
댓글 정렬
BEST댓글
BEST 댓글 답글과 추천수를 합산하여 자동으로 노출됩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수정
댓글 수정은 작성 후 1분내에만 가능합니다.
/ 400
내 댓글 모음
* 기사속 광고는 빅데이터 분석 결과로 본지 편집방침과는 무관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