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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 의료허브 싱가포르에 첨단 '로봇수술' 기법 전수

아시아 의료허브 싱가포르에 첨단 '로봇수술' 기법 전수

  • 조명덕 기자 mdcho@kma.org
  • 승인 2008.09.22 17: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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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선한 (싱가포르 국립의대 교수 임용.고려의대 교수)

"외국인들이 한국을 찾아 의료서비스를 받는 것도 한국의료 세계화의 한 방편이겠지만, 우리의 발전된 의료기술을 의료선진국에 전한다는 점에서 한국이 또 다른 의료허브로 발전할 수 있는 계기가 되길 바랍니다."

▲ 로봇수술을 하고 있는 김 교수(사진 좌측).
최근 첨단 의료분야로 각광받고 있는 로봇수술을 아시아 지역 최고의 의료수준을 자랑하는 싱가포르에 심고 있는 한국의사가 있다. 그것도 싱가포르 국립대학교 의과대학 정식교수로 임용돼 한국의 첨단의술을 전수하고 있는 것이다.

김선한 고려의대 교수(고려대 안암병원 대장항문외과). 대장항문외과 분야에서 아시아 최고수준인 싱가포르 국립대학교 의과대학에 1년간 초빙교수로 임용돼 대장-직장암 로봇수술 기법을 전한다. 싱가포르 국립대학교는 지난해 <더타임즈>가 선정한 세계대학 순위에서 33위를 차지한 명문이다.

"알려진 대로 싱가포르는 아시아 의료허브로서, 인도네시아 등 인근 동남아 국가는 물론 UAE 등 아랍지역 국가에서도 경제력을 자랑하는 부유층 인사들이 첨단 의료서비스를 찾아 방문하는 나라입니다. 우리나라도 해외의 환자를 유치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의료강국으로 알려진 나라에 진출해 그 나라 뿐만 아니라 그 나라를 찾는 다른 나라 사람들에게도 한국의료를 알린다는 점에 의미를 두고 싶습니다."

초빙교수 제의를 수락하게 된 배경을 이같이 설명한 김 교수의 정식교수 임용 자체가 파격적이듯 파격적인 대우를 받았다. 싱가포르 국립대 교수에게 제공되는 아파트를 비롯 한국과 싱가포르를 오가는 비즈니스클래스 왕복항공권 및 의료행위에 대한 보험료를 모두 대학측에서 부담한다.

싱가포르 국립대는 이와 함께 극히 이례적으로 별도의 절차없이 의사면허는 물론 전문의자격을 부여하고, 수술용로봇도 김 교수가 고려대 안암병원에서 사용하고 있는 기종으로 업그레이드해 도입하는 등 만반의 준비를 하고 김 교수를 맞았다.

"지난 달 초 계약을 마치고 약 일주일간 첫 방문을 통해 5건의 수술을 마치고 돌아왔습니다. 앞으로 1년간 4차례 이상 방문해 대장-직장암 환자에 대한 로봇수술을 직접 집도하고, 외과 조교수(Junior Staff)와 전공의의 교육·수련을 담당하게 됩니다."

첫 방문에서 5건의 수술을 성공적으로 시행하자 수술과정을 직접 지켜본 현지 의료진은 물론 환자들의 반응은 폭발적이었다. 싱가포르 국립대는 처음부터 아예 1년간 상주해 주길 바랐지만, 수술노하우를 직접 목격한 후 그 바람이 더 커져버렸다.

"세계적으로 주목받을 만큼 한국은 로봇수술 강국입니다. 고려대 안암병원을 비롯 연세대 세브란스병원·서울대병원·성균관대 삼성서울병원 등 국내 14개 대형병원에서 외과 다양한 영역에 로봇수술을 접목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사실 로봇수술에 대해 약간은 시기섞인 비판도 있습니다. 비용이 너무 비싸고, 너무 많이 들어와 있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죠."

본격적으로 로봇수술에 관심을 갖기 전에는 같은 생각이었다는 김 교수는 그러나 2006년도 미국의 전립선암 수술에 대한 통계를 접한 후 생각이 바뀌었다.

"로봇수술이 차지하는 비중을 10%쯤으로 짐작했는데, 개복수술이 56%로 절반이상이었지만 로봇수술도 무려 41%나 되는 것으로 집계돼 있어, '로봇수술에 뭔가 있구나'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리고 전립선과 직장이 위치가 비슷한 만큼 직장암에도 적용할 수 있을 것 같아서 시도하게 됐습니다."

개복을 해도 잘 보이지 않는 부위도 로봇을 사용하면 접근하기 힘든 부분까지, 3차원 영상으로 확인할 수 있어 정교한 수술이 가능하고 치료성공률도 월등히 높다는 것이 김 교수가 설명하는 로봇수술의 장점이다.

"직장암 로봇수술의 경우 시술의사에 따라 적용방법이 조금씩 달랐는데 나름대로 최적의 새로운 수술방법을 개발하고, 이를 세계로봇수술학회에 발표해 주목받게 된 것 같습니다."

주목에 그치지 않고 수술용 로봇 다빈치를 개발·판매하고 교육을 담당하는 미국 인튜이티브 서지컬이라는 회사는 김 교수의 로봇수술법을 직장암 로봇수술 매뉴얼로 제작해, 지난 6월 미국대장항문학회 때 부터 직장암 로봇수술을 배우려는 전세계 의료진에게 배포하고 있다.

"싱가포르 국립대 초빙교수 임용을 계기로 앞으로 고려대의료원과 전공의 교환프로그램을 추진해 볼 생각입니다. 또 싱가포르 정부가 한국의 의사면허를 그대로 인정해 줄 있도록 정책을 바꾸는데도 힘을 보태고 싶습니다."

로봇수술을 통해 의료외교까지 수행하겠다는 포부를 밝힌 김 교수는 아울러 로봇수술에 대한 역량을 한 곳으로 결집해 이 분야에서 한국이 세계를 선도할 수 있도록 공동연구 등 국내 의료기관간의 교류를 강화하겠다는 포부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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