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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장님, 회장님, 우리회장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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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08.09.24 11: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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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인태(성바오로외과 전남 여수)

부모 피를 이어 받아서일까, 애지중지 키워온 두딸의 혼사를 열달 사이로 치른지 벌써 5년이 넘었다. 아내도 대학시절 아무것도 모르던 나를 만나 외과 1년차 두달째에 연애결혼하고 벌써 35년을 같이 살고있다. 어렵던 시절 단칸방에서 낳아 시골 부모님 도움으로 키운 두딸은 약속이나 한듯 아들만 둘씩 낳았다. 손이 없는 양측 사돈댁에서 똑같이 두아들을 낳았으니 정말 다행스럽게 여기지만, 이는 칠녀이남의 넷째딸인 엄마 닮지는 않고 오형제의 장남인 아버지를 닮았다고 해야되지 않을까 집사람에게 우기기도 한다.

병원수련중이던 큰딸과 사위가 첫손자를 낳은지 2주만에 아이를 데리고 시골에 내려온지 벌써 5년 가까이 되었다. 이 아이는 커갈수록 노년의 우리 부부에게 헤아릴수없이 많은 행복과 추억을 안겨주며 잘 자라고있다. 집안에서는 다섯 쌍의 할아버지 할머니와 모친이신 왕할머니까지 계시니 그야말로 할아버지 할머니 사이에서 모든 사랑을 독차지하며 커가고 있다. 그러나 부모슬하에서 사랑받고 지내지 못한다는 아쉽고 측은한 생각에 요즈음 팔불출이라는 말을 들을정도로 손자에게 메달리며 하루하루를 보내고있다.

이놈은 어려서부터 아내와 나를 부를때 꼭 '우리 할아버지''우리 할머니'라고 한다. '우리'라는 단어는 좋은 뜻을 많이 내포하고있는 말이다. 애국가에도 우리나라 만세라고 하였다. 중고등학교와 대학을 다니면서 우리학교라고 자랑하며 자존심을 내보이기도 하지 않았던가. 우리집·우리아버지·우리어머니·우리동네 등 '우리'는 제일 좋고 제일 사랑하고 제일 아낀다는 감정을 표시하는 접두사가 된다.

큰 딸의 둘째아이 돌잔치때 사돈댁 어르신들과 식사를 나누던 자리에서 사돈댁은 자신들이 키우고있는 둘째 손자를 자랑했고, 나도 큰손자를 입이 닳도록 자랑했다. 그런데 큰손자는 꼬박 꼬박 우리 할아버지, 우리 할머니라고 부르면서 사돈댁 두분은 친할아버지, 친할머니라고 호칭하였다. 세살박이 어린아이의 기특함에 모두 박장대소하면서 즐겁게 보내던 일이 가끔씩 떠올려진다.

앞으로 몇개월 후에는 대한의사협회장 선거를 다시 하게된다. 지금까지 의협 회장님들 중에서 회원들이 우리 회장님, 우리 회장님하고 존경하고 환호를 보낼 수 있었던 회장님이 몇분이나 계셨을까? 지난해 의협회장 보궐선거 전후로부터 지금까지 인터넷 공간에서 수시로 거론되고 있는 현집행부에 대한 호칭을 접할때마다, 가슴아프고 안타까운 생각이 가시지를 않았다. KBS에서 주말에 방영되는 대왕세종 드라마를 즐겨 시청하면서, 애민하는 정신으로 백성들 앞에 무릎을 꿇고 용서를 청하는 주군의 모습이 역사적으로 사실에 얼마나 부합되는지 어쩐지는 모르지만, 대통령이나 군주나 회장님 등 모든 수장들이 대왕세종 같이만 할수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상상해보았다.

갈수록 개선될 기미를 보이지않고 각박해져가는 의료계의 현실을 지혜롭게 타파하고 용기있게 앞장서서 해결해 나갈 수있는 대한의사협회장님이 2009년 3월에는 반드시 탄생하여, 우리 10만 회원 의사들이 100년 의협 역사를 통해 두고두고 기억하고 환호를 보낼수 있게 되기를 빌면서 다시한번 목놓아 외쳐본다.

회장님, 회장님, 우리회장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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