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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의사회 서울 총회를 기다리며

세계의사회 서울 총회를 기다리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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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08.09.24 11: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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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봉옥(충남의대 교수 재활의학과)

10월 15일부터 18일까지 신라호텔에서 '2008 세계의사회 서울 총회'가 열린다. 의협 창립 100주년을 기념해 적극 유치한 특별한 의의가 있는 회의이다.

세계의사회는 90여개 나라 800만명 이상의 의사를 대표하는 민간국제기구로, 그동안 의사의 자주성과 권리보호, 의료윤리, 의학교육 및 의료인력 수급 등과 관련 최상의 국제기준을 마련하기 위해 노력해 왔다고 한다. 의협도 1949년에 가입해 활동하고 있다. 지난 의약분업 사태 때 세계의사회(WMA)는 한국 의사들의 입장을 지지해준 바 있다.

그러나 세계의사회 총회를 기다리며 기대보다는 걱정 때문에 마음이 무거워지니, 몇 가지 질문을 떨쳐낼 수 없다.

회의를 위해 세계 각국 의사회의 회장단과 대표단 300여명이 우리나라에 올 예정이다. 이들에게 우리나라의 10만 의사, 100년 의사협회, 그리고 침통하기까지 한 의료현실은 어떻게 비추어질까? 의사의 자주성과 권리가 보호되고 있다고 말할 수 있을까?

개원의는 물론 의학 발전을 선도하며 진단 및 치료법을 계속 연구 개발해야 할 대학 교수에 대해서도 약과 치료방법의 선택, 치료 시간까지 통제하며 진료권을 박탈하고 있는 현실을 그대로 둔 채, 서울에서 개최될 이 회의는 우리에게 어떤 의미가 있는 것일까? 이 기회에 우리는 세계를 향해 무엇을 말할 수 있을까? 의협이 지난 100년 동안 의사의 자주성과 권리보호 또는 국민의 건강을 지키기 위해 어떠한 희생을 치르며 노력해 왔는지를 얼마만큼 말할 수 있을까? 

30년 전에 만들어진 뒤 발전하지 못한 의료보험 틀에 갇혀 길들여져 오는 동안, 젊은 세대의 의사들이 다른 제도를 경험한 적이 없는 것 또한 큰 문제이다. 그동안 정당한 요구를 할 때마다 받아온 채찍을 너무 잘 알기에, 목소리를 모아야 할 때조차 현장실사나 건강보험의 진료비 급여삭감과 같은 후환이 두려워 순응해버리는 것을 탓할 수도 없어 안타까울 뿐이다.

의협 100주년이 되었다. 이제는 성숙한 전문가 단체답게 자주와 권리가 찾아오길 기다리고 있어서는 안 된다. 희생을 감수하고라도 의견과 지혜를 모으고 꾸준하게 계획적으로 자주성을 회복하려는 노력을 경주하여야 하며, 의사의 권리를 보호받기 위해 법적인 전략을 세울 때가 아닐까.

이번 서울 총회를 유치하느라 노력한 만큼 의사의 자주성과 권리에 대한 국제 기준을 온 나라에 공개하고, 잃어버린 자주성을 회복하고 권리를 보호하기 위해 새로운 전략을 수립하려는 계획이 제시되어야 한다. 의협 100주년을 맞아 하나의 이벤트성 국제행사로만 끝내기에는 우리의 현실이 너무나 무겁다. 또한 이렇게 중요한 회의가 서울에서 열리는 것을 계기로 의협의 활동 폭이 국제적으로도 더 확대되기를 염원하며, 그 위상 또한 국제적인 수준으로 도약할 수 있기를 희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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