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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 심혈관계 임상연구 정리Ⅳ-관상동맥질환 진료패턴
2008 심혈관계 임상연구 정리Ⅳ-관상동맥질환 진료패턴
  • 김은아 기자 eak@kma.org
  • 승인 2008.12.24 11: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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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주  최 : 의협신문
  ▶ 일  시 : 2008년 12월 11일(목)
  ▶ 장  소 : 대한의사협회(사석홀)

올해는 그 어느때 보다 주목을 끈 심혈관계 임상연구들이 많이 쏟아졌다.
고혈압치료제 중 ARB제제가 최초로 ACE억제제와 비슷한 효과를 입증했고, 콜레스테롤이 높지 않아도 스타틴을 먹었을 때 심혈관 질환 발생이 줄어들기도 했다. 그런가하면 공격적으로 혈당을 낮췄더니 오히려 사망률이 올라가 의문을 남겼고, 비타민E·C는 심혈관 질환을 예방하지 못해 실망스럽게 했다. 

하지만 임상연구 결과는 어디까지나 데이터일 뿐, 이 데이터를 분석하고 현실에 적용하는 일은 전문가들의 몫이다. <의협신문>은 심혈관질환 전문가 5명과 내분비 전문가 1명을 초대, 올해 발표된 20개 심혈관계 임상연구 결과를 임상에 어떻게 적용할 것인지에 대해 학자의 양심을 건 심층토론을 진행했다.

토론회 전문은 KMAtimes.com에 22일(월)부터 26일(금)까지 매일 한 분야씩 차례대로 게재된다.

    1. 고혈압
   2. 고지혈증
   3. 당뇨
   4. 관상동맥질환
   5. 심부전


Ⅳ. 관상동맥질환

발표 : 이철환 교수(울산의대)

<PHYSICIANS' HEALTH STUDYⅡ>
PHSⅡ 연구는 비타민E·C가 과연 심장 발작 등을 줄여줄 수 있을까를 관찰한 연구다. 2X2X2X2로 설계됐는데, 1차 연구목표점은 심혈관질환으로 인한 사망·심근경색증·뇌졸중 발생률이었다. 멀티비타민과 베타카로틴에 대한 결과는 아직 공개되지 않았다.

이번 연구는 평균 64세의 미국 내과 의사 1만 4000명을 대상으로 평균 8년동안 장기간 진행됐으며, 중도탈락률도 매우 낮았다. 연구 대상의 77%가 아스피린을 복용했으며, 42%가 고혈압을, 36%가 고지혈증을 갖고 있었다.

1차 연구목표에 대한 결과를 보면 심혈관 이벤트 발생률이 비타민E군에서 8.5%로 위약군 8.5%와 같았다. 비타민C도 8.4%로 위약 8.6%와 통계적으로 의미있는 차이를 보이지 못해 심혈관 이벤트의 예방에 효과가 전혀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전체적인 사망률에도 차이가 없었으며, 세부분석에서 비타민E군의 뇌출혈 발생률이 통계적으로 유의하게 증가했다. 아울러 같은 연구의 후속으로 발표된 암 발생 예방에 대한 결과를 보면 비타민 E와C는 어떤 종류의 암도 예방하지 못했다.

현재까지 진행된 비타민 관련 주요 대규모 연구들, 결과는 모두 부정적이었다.

<COURAGE>
지난해 발표된 COURAGE 연구 결과 안정형 협심증에서 사망·심근경색 등을 줄이는 데 있어서는 약물 치료와 스텐트를 사용한 재관류술의 효과에 별 차이가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올해 발표된 후속 연구는 두 치료법이 환자의 삶의 질에서 어떠한 차이를 가져오는지를 관찰했다.

이번 연구는 2287명의 안정형 관상동맥질환 환자를 약물 치료군과 경피적 관상중재술(PCI)군으로 나눠 신체활동 제약·협심증 빈도·치료 만족도 등을 평가하는 시애틀 협심증 설문지(Seattle Angina Questionnaire scores)를 이용해 삶의 질을 평가했다.

연구 결과 연구 초기에는 PCI군에서 삶의 질이 좋았고 증상 호전 정도도 우수했으며, 약물 치료군도 꾸준히 증상이 개선돼 3년이 지난 시점에서는 두 군의 삶의 질이 비슷해졌다. 특히 협심증 증상이 심한 사람에 있어서는 PCI의 치료 효과가 약물치료보다 우수한 증상 개선 효과를 나타냈다.

결론적으로 PCI와 약물치료는 모든 안정형 협심증 환자의 치료에서 중요한 역할을 하며, 증상이 심한 사람에서는 PCI가 빠른 시간 안에 증상을 드라마틱하게 개선시키기 때문에 임상의의 판단 아래 적절하게 활용해야 할 필요가 있다.

COURAGE 후속 연구의 삶의 질에 관한 결과.

<SYNTAX>
관상동맥질환에 대한 가장 큰 연구 중 하나로, 세 가지 관상동맥에 모두 문제가 있는 3혈관질환 등 다혈관 질환이나 좌주간부질환이 있는 환자에서 수술치료를 받은 경우와 약물스텐트(TAXUS)를 이용한 재관류술을 받은 경우의 임상 경과를 비교했다.

연구에는 3000여명의 환자가 참여했는데, 연구결과 스텐트군에서 재협착률이 높아서 CABG와의 비열등성을 입증하지 못했으며, CABG가 사망·심근경색·뇌졸중 등을 합한 주요 심·뇌혈관 이벤트(MACCE) 발생률을 줄이는 데 더 우수한 것으로 나타났다(1년 추적관찰에서 TAXUS 17.8% vs CABG 12.1%). 각각의 사망·심근경색·뇌졸중 발생에서는 차이가 없었다.

이러한 차이의 원인은 약물스텐트가 재협착 발생 위험을 많이 줄인다고는 하지만, 여전히 문제가 됐기 때문으로 보인다. 하지만 스텐트 시술 후 혈전증과 CABG 후 이식 혈관 폐색 발생률은 각각 3.3%와 3.4%로 비슷하게 나타났다.

특히 과거에는 좌주간부질환은 수술(CABG)을 해야 했는데, 이번 연구 결과 스텐트 시술과 CABG의 임상경과에 큰 차이가 없었다. 특히 좌주간부에 병변이 국한돼있거나 추가로 1개의 관상동맥이 막혀 있는 경우에는 오히려 스텐트 시술의 임상 경과가 좋은 경향이 나타났기 때문에 앞으로 가이드라인이 바뀌지 않을까 생각한다.

SYNTAX 연구의 주요 심·뇌혈관 이벤트 발생률.

<토 론>

"비타민에 대한 환상을 버려!"

▲ 박정배 교수(사회)
사회자 : 비타민에 대한 연구 결과에 대해서는 이론의 여지가 없어 보인다.

이해영 : 메가비타민 요법을 주장하는 사람들은 하루 4~8g을 권장하는데, 이번 연구에서는 500mg을 대상으로 했다. 비타민의 양이 적어서 효과가 나오지 않았던 게 아닐까?

사회자 : 호프 연구에서부터 나온 주장이 연구에서 사용된 용량에 문제가 있을 것이란 얘기다. 그런데 비타민 용량을 높여서 진행한 연구는 나오지도 않는다.

이해영 : 비타민E는 지용성이니까 우리 몸에 누적이 될 수 있지만, 비타민C는 좀 다르다. 과용량을 복용했을 때 독성이 발생할 가능성이 없다.

▲ 유순집 교수(가톨릭의대)
유순집 : 이번 연구의 결과는 매우 분명하다. 이번 연구가 발표될 무렵 <JAMA>에 발표된 논문에서도 비타민E에 대한 메타분석 결과가 부정적으로 나왔다.

강석민 : 한국 의사들을 대상으로 'KOREAN PHS' 연구를 한번 해보는 게 좋겠다. 하하.

사회자 : 긍정적인 연구 결과가 없는데, 비타민을 쓰라고 하는 데는 무리가 있다.

이철환 : 본인이 좋아서 먹는 것은 어쩔 수 없다고 생각하지만, 근거가 없음에도 불구하고 일반 대중에게 복용하라고 권고하는 것은 자제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PCI의 재발견…삶의 질도 고려하자
사회자 :
미국과 캐나다의 심혈관질환 사망률이 비슷하더라도 캐나다 협심증 환자가 미국 환자보다 더 낮은 수준의 삶의 질을 호소한다고 한다.

아무래도 캐나다에서는 PCI 또는 경피적관상동맥성형술(PTCA)을 받을 기회가 적고, 받는 데까지 걸리는 시간도 많이 걸려 약물 치료를 많이 하기 때문이라는 게 그들의 분석이다. 환자 입장에서의 삶의 질 문제는 무시할 수 없기 때문에 커리지 후속연구가 매우 중요하다고 볼 수 있다.

▲ 이철환 교수(울산의대)
이철환 : 안정형 협심증 환자들은 예후가 양호하기 때문에 스텐트 시술을 통해 사망·심근경색을 줄인다는 게 사실 좀 어려운 얘기다. 보통 죽반 파열이 안정적인 병변에서 발생하지 않기 때문이다. 그래서 이 때의 스텐트 시술은 증상을 조절하는 치료라고 볼 수 있다. 환자들은 협심증 발작이 나타나면 죽을 것 같은 느낌을 받게 되고 우울증에 빠질 수 있기 때문에 이러한 증상을 조절하는데 스텐트 시술이 도움을 줄 수 있다.

사회자 : 지난해 커리지 연구가 발표됐을 때는 안정형 협심증 환자에서 PCI의 역할에 대하여 의견이 많았다. 이번 연구 결과가 나온 뒤로는 약물 치료를 하는데도 증상이 개선되지 않는 환자들에게 PCI를 권해야 한다고 생각하는데?

이철환 : 의사가 삶을 연장시켜 줄 수 있는 방법은 사실 얼마 되지 않는다. 증상을 조절해 삶의 질을 개선시켜주는 것도 매우 중요한 치료법이라고 생각하면 될 것 같다.

유순집 : 같은 생각이다.

사회자 : 이번에는 PCI와 CABG를 비교한 연구 결과를 보자. 올해 승기백 교수와 박승정 교수께서 좌주간부질환에 대해 비슷한 연구를 진행했다.

이철환 : 국내에서 시행된 대규모의 MAIN-COMPAIR 임상연구가 NEJM에 발표돼 많은 반향을 일으킨 바 있다. 이 연구에서는 두 치료법이 사망·심근경색·뇌졸중 등 주요임상 이벤트의 위험을 줄이는데 있어서는 차이가 없었지만, 아직까지 PCI후 다시 재관류술(repeat-revascularzation)을 해야 하는 경우가 좀 많았다.

하지만 그동안 사망 등의 위험성 때문에 좌주간부질환에서 스텐트 시술을 하지 못했는데, 이러한 연구는 병변이 좌주간부에 국한된 경우라면 PCI가 매우 안전한 시술이라는 사실을 말해주고 있다.

사회자 : 그럼 3혈관질환에서는 CABG가 더 낫다고 봐야 하나?

이철환 : 씬택스 연구에서는 3혈관질환을 여러 경우로 분류했다. 예를 들어 같은 3혈관질환이라도 병변이 잘록잘록 하게 있으면 스텐트 시술에 전혀 문제가 없으며, 재협착도 거의 생기지 않는다. 하지만 병변이 길거나 모양이 이상한 경우에는 스텐트 시술로 좋은 결과를 얻기 어렵다. CABG는 우선 환자들이 꺼려하고, 1~2%에서 허혈성 뇌졸중 등의 합병증이 발생할 수 있기 때문에 두 치료법의 이익과 위험을 잘 판단해서 선택해야 한다.

▲ 강석민 교수(연세의대)
강석민 : 당뇨 환자에서 여러 혈관에 병변이 생길 경우 PCI 보다는 CABG를 하는 게 더 낫다는 과거의 의견에 대해서는?

이철환 : 씬택스 연구에서는 당뇨 환자의 경우 PCI 이후 재협착 발생률이 높았기 때문에 CABG가 우수했다. 하지만 사망·심근경색·뇌졸중 발생에서는 차이가 없었기 때문에 과거처럼 풍선확장술을 할 때 사망률이 증가하는 현상은 염려하지 않아도 되지 않을까 싶다.



▲ 이해영 교수(서울의대)
이해영 : CABG와 PCI 중 고민하다가 PCI를 선택할 때는 환자의 입원기간이 짧다는 부분이 가장 큰 영향을 주지 않았을까 생각해본다. 1년동안 환자의 재원기간이 얼마였는지는 중요한 고려대상이 돼야 한다. 이에 대한 비교 없이 어느 치료법이 낫다고 단정하는 것은 무리가 있다.

이철환 : 씬택스 연구의 추가 분석에서 그 부분이 다뤄질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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