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원구의회 자동제세동기 설치 조례안 통과
이순원 구의회의원 대표발의 전국 지자체 첫 조례 제정
노원구의회가 전국 지방자치단체로는 처음으로 인구 밀집장소와 시설에 자동제세동기(자동심장충격기)를 설치하도록 권장한 '서울특별시 노원구 응급의료 지원에 관한 조례안'을 통과, 눈길을 끌고 있다.
자동제세동기(Automatic External Defibrillator, AED)는 급성심정지(Sudden Cardiac Arrest)나 심장 박동 기능을 잃어버린 환자의 심장에 전기충격을 가해 심장을 소생시키는 의료기기. 심실빈맥(VT)·심실세동(VF) 같은 치명적인 부정맥 환자에게 전기적 충격을 가함으로써 심장활동을 정상화하고, 심정지로 인한 뇌 손상 정도를 줄여 환자의 장애 극복에 도움을 줄 수 있다. AED는 급성심정지 환자의 심장상태를 판단할 수 있는 프로그램이 내장돼 있어, 전기충격이 필요한 경우 사용자에게 음성 및 문자 메세지로 안내하기 때문에 누구나 손쉽게 사용할 수 있다.
노원구 조례안은 이순원 노원구의회 의원을 비롯해 14인의 구의회의원이 발의한 것으로 응급장비의 구비 의무등을 담은 '응급의료에 관한 법률 개정안'(안명옥 의원 대표발의)에 근거를 두고 있다.
17대 국회 당시 한나라당 안명옥 의원이 대표발의한 '응급의료에 관한 법률 개정안'은 공공보건의료기관·구급차·항공기·철도·선박·대통령령이 정하는 다중이용시설 등에 자동제세동기(Automatic External Defibrillator, AED) 설치를 의무화하고, 선의의 응급처치로 인해 발생한 민형사상 손해에 대한 면책을 담은 것으로 2007년 12월 14일 개정돼 2008년 6월 15일부터 시행되고 있다. 이 법안 시행으로 항공기·구급차·철도 등에 AED 설치가 확산되는 계기를 마련했다.
그러나 미설치에 따른 제재조항과 다중이용시설에 대한 세부 규정이 미비해 대형백화점·마트·교육시설 등 인구 밀집지역이나 장소에까지 AED를 설치하는데 한계를 노출해 왔다.
노원구의회는 조례 개정을 통해 자동심장충격기 설치 및 설치 권장 대상을 노원구에서 직접 또는 위탁운영하고 있는 다중 집합장소 중 설치가 필요하다고 구청장이 인정하는 시설과 다중이 이용하는 공중위생관리법상 건축물 또는 시설로 확대했다.
조례 제정을 논의하기 위해 열린 노원구의회 임시회의에서 박강원 노원구보건소장은 "생명을 소중하게 지키는 안전도시로서 효율적인 법령체계를 만든 하나의 사례가 될 것"이라며 조례 제정에 무게를 실었다. 박 보건소장은 "올해 1대의 자동제세동기 설치 예산을 반영했고, 서울시에서도 일부 지원이 있으므로 점진적으로 확대해 나갈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노원구가 이번 조례 제정에 따라 AED 설치를 권고하게 될 시설은 대규모 유통시설 16곳, 대학교 등 구청장이 정하는 시설 7곳 등 23곳이며, 중소규모 시설까지 모두 포함할 경우 약 100여곳에 달한다.
2007년 12월 '응급의료에 관한 법률 개정안' 통과의 산파역을 맡은 안명옥 전 국회의원(CHA 의과학대학교 보건복지대학원 교수)은 최근 자신의 네이버 블로그(닥터아모)를 통해 "'선한 사마리아인 법'이 통과된 지금은 많은 열정의 심폐소생협회·응급의학회의 많은 선생님들을 비롯한 응급구조 전문가들의 노력으로 곧 전 국민이 심폐소생술을 익숙하게 하게 되고, 필요한 때는 언제 어디서나 자동제세동기를 공공장소에서도 사용할 수 있게 되어 많은 생명을 소생시킬 수 있으리라는 저의 꿈이 실현될 것이라 굳게 믿는다"고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