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경제TV 인터뷰서 소신 밝혀..."전문가 자율성 침해하는 규제가 문제"
주수호 대한의사협회장은 4일 한국경제TV에 '수요초대석 만나고 싶었습니다'에 출연, 의료제도 개선 방향에 대한 의료계 수장으로서의 소신을 밝혔다.
주 회장은 의협의 역점사업에 대해 "현재 우리나라 의료제도는 의사를 지나치게 규제하는 획일적인 제도로 인해 국민이 요구하는 다양한 의료서비스를 제공하지 못하고 있다"며 "의사의 전문가적 자율성이 존중되고 국민에게 소신진료를 제공할 수 있는 의료제도를 만드는 것"이라고 밝혔다.
전문가의 자율성을 침해하는 규제로는 불합리한 수가체계를 꼽았다.
주 회장은 "국민의 가장 불만사항인 '3시간 대기, 3분 진료'는 의사들이 원해서 그런 것이 아니라 단시간 내에 많은 환자를 진료해야만 의료기관 운영이 유지되는 현행 제도 때문"이라고 강조했다.
주 회장은 "동네의원의 경우 하루 60~70명을 진료해야 한달 매출 2500만원 정도가 가능하다"며 "그러나 이는 '매출'이지 순수익이 아니라는 사실이 중요하다"고 밝혔다.
한의계와 갈등에 대한 질문에 주 회장은 "전 세계적으로 의학의 추구방향이 근거중심의학으로 나아가고 있다"며 "의학교육과정의 일원화를 통해 의사와 한의사의 면허를 통합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외과계열 전공의 기피현상에 대해 주 회장은 자신의 경험을 예로 들며 시스템의 문제를 지적했다.
주 회장은 "지금과 경제사정이 비슷했던 10년전 개원을 했는데, 병원이름을 '주수호외과'로 해야할지, 그냥 '주수호의원'으로 할지 고민했다"며 "외과 전문의니까 당연히 '주수호외과'로 하는게 맞지만 외과 환자를 진료해서는 의원 유지가 안되기 때문에 고민할 수밖에 없는게 우리나라 의료의 현실"이라고 말했다.
또 "결국은 수가의 문제"라며 "돈을 많이 벌겠다는것이 아니라 자기가 공부한 분야로 진료를 표방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줘야 한다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최근 다시 불거지고 있는 의료기관 카드수수료 인하 문제와 관련, 주 회장은 "보험진료는 기본적으로 외상진료"라면서 "보험진료하는 의사들의 소득은 100% 노출돼 있는 만큼, 이같은 특수한 상황을 감안해 의료기관의 카드수수료율을 낮춰야 한다"고 주장했다.
주 회장은 끝으로 "선진사회는 전문가의 가치가 존중받는 사회"인데, 그런 의미에서 우리 사회는 '병든사회'"라면서 "앞으로 우리 의사들은 전문가로서 존경받을 수 있는 사회가 되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