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선 박사팀, 유방암·폐암·대장암 '암세포 노화 표지자' 발굴
치료효과 측정 및 진행 예측도 가능...'캔서리서치' 게재
암 세포의 노화를 효율적으로 판별하고, 이를 통해 암 치료효과의 즉각적인 측정과 함께 암 진행에 대한 예측이 가능한 물질이 국내 연구진에 의해 개발됐다.
3일 교육과학기술부에 따르면 한국원자력의학원 이재선 박사팀이 교과부의 '방사선기술개발사업'의 지원을 받아 이 연구를 수행했으며, 연구결과는 세계적인 암 전문학술지인 <Cancer Research>에 1일 게재됐다.
세포의 노화란 세포분열이 영구적으로 중단되는 것으로, 정상 세포와는 달리 암세포는 노화의 과정 없이 무한정 복제할 수 있는 능력을 가진 것으로 알려져 왔으며, 이러한 점이 암 치료를 어렵게 하는 가장 큰 요인이었다.
최근 암세포 노화 현상이 규명되면서 이를 암치료에 응용하기 위한 연구가 활발하게 수행되고 있으나, 임상에 손쉽게 이용할 수 있는 암세포 노화 표지자(노화 여부를 판별하는 물질)에 대한 연구가 없어 암세포의 노화판별에 어려움을 겪어왔다.
이재선 박사팀은 방사선 조사나 항암제 처리가 된 암세포의 세포 증식 및 세포사멸 분석과 표지자 발현 분석 실험을 통해 유방암·폐암·대장암 세포주에서 암세포의 노화를 효율적으로 판별할 수 있는 노화 표지자 '카텝신 D'와 'eEF1'을 발굴했으며, 이를 통해 암 세포의 최종운명을 예측할 수 있게 됐다.
연구결과로 얻은 두 물질은 '암세포 노화 표지자'로 미국에 특허를 출원했다(A method for detecting premature senescence in tumor cells and a kit for detecting premature cenescence in tumor cells).
이 연구결과에 따르면, 노화 표지자는 방사선에 의한 암세포의 노화와 항암치료에 의한 암세포 노화를 효과적으로 판별할 수 있으며 이들 표지자의 발현 정도에 따라 노화세포·사멸세포 및 일시적 세포주기 정지 세포의 상태로 구분이 가능하다.
기존의 방사선치료나 항암치료가 암세포의 파괴나 사멸을 치료의 목표로 하고 있는 반면 이 연구결과가 임상에 적용되면 암세포의 노화를 통한 증식 중단으로 치료 목표를 수정할 수 있으며, 훨씬 적은 양의 방사선이나 항암제를 통한 암 치료가 가능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재선 박사는 "암세포 노화 표지자는 암세포의 악성여부를 판별하는 진단의 기능과 함께 방사선치료나 항암치료를 받은 환자의 치료효과를 측정할 수 있는 예후예측 기능을 하며, 암종에 따라 환자에게 맞는 최적치료로 부작용을 최소화하고 치료의 효율을 높이는 데 기여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