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약협회장의 선택은?

제약협회장의 선택은?

  • 이정환 기자 leejh91@kma.org
  • 승인 2009.06.12 17: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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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준선 한국제약협회장의 회사인 안국약품이 리베이트 사건에 휘말려 곤욕을 치르고 있다.

얼마전 제주도에서 열린 한 학술대회에서 의사들을 대상으로 골프접대를 한 사실이 내부직원의 고발로 제약협회 '의약품 유통부조리 신고센터'에 신고됐고 공정경쟁준수위원회에 회부될 상황에 놓였기 때문이다.

공정경쟁준수위원회는 현 어준선 회장이 취임한 이후 만들어진 것으로 제약업계의 신뢰회복과 권익향상을 위해 불법 리베이트를 없애겠다는 의지의 산물이다. 공정경쟁준수위원회는 해당 제약사의 리베이트건을 심의한 후 무혐의·경징계·중징계 등을 내릴 수 있으며, 최악의 경우 제명조치까지 할 수 있다.

이런 취지로 만들어진 공정경쟁준수위원회에 현 어준선 회장이 몸담고 있는 안국약품이 처음으로 리베이트 사건 혐의로 회부될 상황에 놓였으니 세간의 이목이 집중되지 않을 수 없다.

리베이트 사건이 제약협회에 접수되자 어 회장은 "최근까지 회사에 근무했던 직원이 불만을 품고 협회에 골프접대 사실을 제보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해명했다. 또 "회사에서는 점심식사를 대접한 것밖에 없으며, 골프접대는 학술대회를 준비한 기획사에 의해 이뤄진 것으로 알고 있다"고 덧붙였다.

그러나 제약업계 일각에서는 "기획사가 골프접대를 했다고 하더라도 그 뒤에는 제약회사들이 관여했을 것"이라며 안국약품의 골프접대 부인에 대해 강한 의혹을 제기했다.

또 이들은 "어준선 회장이 취임하면서 가장 먼저 약속한 것이 불법 리베이트를 없애겠다는 것이었는데, 겉으로는 리베이트를 없애겠다면서 뒤로는 리베이트를 제공한 것인 만큼 신뢰성에 먹칠을 한 것이나 마찬가지다"고 비판했다.

실제로 어 회장은 취임 기자회견에서 "제약업계의 불신을 회복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도를 지나친 리베이트는 없애는데 앞장서겠다고 다짐한 것은 물론 올해 3월 31일에는 보건복지가족부장관까지 초청한 가운데 제약회사 대표들과 함께 비윤리적 리베이트를 줄이겠다는 결의를 다지기도 했다.

그런데 학술대회 행사에서 골프접대를 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으니 안국약품 대표는 물론 협회장으로서 할 말이 없게 됐다. 어 회장은 12일 의약품 유통질서 확립을 위한 국내외 제약사 영업총괄사장 간담회를 여는 등 두번째 자정 결의대회를 통해 돌파구를 찾고 있지만 한 번 실추된 명예는 찾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안국약품이 리베이트를 했는지 여부는 제약협회 공정경쟁준수위원회에서 제대로 심의를 하겠지만 제약협회 회장으로서 협회의 위상과 신뢰를 떨어뜨린 것에 대해서는 분명히 책임을 지는 모습을 보여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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