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업력 의존 한계…막강한 연구개발비로 신약개발 능력 키워
올 하반기 녹십자·한미약품·동아제약·LG생명과학 성장 기대
올해 하반기 제악산업은 막강한 연구개발비를 배경으로 신제품 개발을 준비해왔던 제약회사들의 약진이 두드러질 것으로 보인다.
하나대투증권과 제약업계에 따르면 신약개발이 우수한 업체들은 시장상황에 적합한 유망 신제품의 발빠른 발매와 높은 가격 등의 유리한 조건을 발판으로 국내시장에서 시장점유율을 지속적으로 확대해 나갈 것으로 보이며, 이러한 중장기 성장동력을 충분히 확보하고 있는 녹십자·한미약품·동아제약·LG생명과학 등이 하반기에 상당한 매출을 기록할 전망이다.
국내 제약업계의 신약개발 현황은 2009년 현재 과거에 비해 임상단계 개발건수의 큰 폭 증가로 전체 개발건수 중 임상단계가 25%, 전임상단계가 26%로 전임상과 임상단계가 비슷한 비중으로까지 확대됐고, 특히 제품출시 및 허가완료 건수비중이 15%로 확대되는 등 연구개발 단계측면에서도 비약적인 발전을 이뤘다.
신약개발 적응증별 개발과제로는 항암제분야가 1위를 차지했으며, 다음으로 당뇨병치료제·관절염치료제 등으로 난치성 질환과 노인성질환분야에 연구과제가 집중되고 있다.
한국 제약업체들의 현재 신약개발 적응증별 현황을 분석한 결과 총 34개 제약사들의 신약개발 과제중 가장 많은 연구를 수행하고 있는 과제로는 항암제 분야가 29건으로 1위를 차지했다. 다음으로 당뇨병 치료제로 총 16건을 차지하고 있으며, 관절염치료제가 8건, 간염치료제를 비롯한 간질환치료제가 7건으로 뒤를 잇고 있다.
다음으로 소화기 치료제, 항생제가 각각 6건을 차지하고 있으며, 뇌질환치료제·비만치료제·신경병성 통증치료제·우울증치료제·치매치료제 등이 각각 5건의 연구개발을 진행중이다.
이는 정부의 제약산업에 대한 예산 확대도 한 몫을 하고 있다. 정부는 2009년 제약산업 신약개발 R&D분야에 총 665억원을 지원키로 했으며, 앞으로 더욱 확대할 예정이다.
조윤정 하나대투증권 애널리스트는 "한국 제약산업의 신약개발 연구가 시작된 지 20년이 지나면서 그동안 지속적인 R&D 투자와 신약개발 노력을 기울여왔던 상위업체들을 중심으로 연구개발의 성과들이 속속들이 가시화되고 있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또 "업체간 차별화가 이미 나타나고 있으며 그 차이는 갈수록 더 커질 것"이라고 예측했다.
▶신약개발 과정중 임상건수 큰 폭 증가
한국제약협회가 국내 제약사 34곳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에 의하면 과거에는 전체 연구과제중 전임상(동물시험) 단계 연구과제가 70%를 차지했는데, 2007년에는 전임상단계 연구가 전체 연구의 40% 비중으로 낮아진 반면, 신약개발 성공확률이 높은 임상단계 연구가 전체 연구과제의 22%에 이르렀다. 또 올해에는 임상단계가 25%, 전임상단계가 26%를 보이고 있다.
현재 개발중인 개량신약 개발건수에서는 중외제약이 10개의 개량신약 개발로 최다건수를 기록했는데 당뇨병·항암제·천식등의 치료제에 대해 제제개선 8건, 신규복합과 제형변경이 각각 1건이다. 다음으로 안국약품과 대웅제약이 각각 9건의 개량신약을 개발중이다.
한편 현재 개발중인 총 82품목의 개량신약 개발 유형을 살펴보면 제제개선이 30개로 가장 많았으며, 구조변형이 29개, 신규용도와 제형변경이 각각 8개, 신규복합이 7개로 조사됐다.
▶신약개발 단계별 건수 양적·질적 성장 동시 진행중
하나대투증권 자료에 따르면 신약개발건수는 동아제약이 총 32건으로 가장많고, 녹십자·SK케미칼이 각각 25건, 대웅제약이 21건, LG생명과학이 19건, 유한양행 10건 등으로 나타났다.
한편, 신약개발 단계별로 분석해보면 상품화로의 성공확률이 50%이상으로 높아지는 임상중인 개발건수가 가장 많은 업체는 동아제약이 19건으로 최다를 차지했으며, 다음으로 녹십자 10건·LG생명과학 7건·SK케미칼 7건·종근당 5건 등으로 집계됐다.
연구과제 총건수가 많은 업체와 임상중인 개발건수가 많은 업체 리스트가 서로 중복되고 있어 결국 연구개발 건수가 많은 업체들이 실질적으로 질적인 측면에서도 성공확률이 높은 연구과제를 다수 수행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특히, 이들 업체 대부분이 대형 상위 제약사들로 개발중인 신약개발 과제의 양적·질적 성장이 동시에 진행되고 있어 R&D의 핵심세력은 상위 대형사에 집중돼 있는 것으로 판단된다.
▶녹십자·한미약품·SK케미칼 등 항암제 집중 개발
녹십자는 유전자재조합 기술 및 항체기술을 이용한 바이오 항암제 개발에 주력하고 있다. 국내 항암제 시장이 연평균 20%의 고성장을 보이고 있어 2015년에는 1조원규모에 이를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특히 항암제 개발의 트렌드가 세포독성항암제에서 표적항암제로 변화하고 있어 시너지가 높을 것으로 전망된다.
녹십자는 향후 5년~10년간 성장동력으로 항암제를 집중 개발해 2018년에는 1500억원의 매출을 달성할 계획이다. 대표적인 항암제 연구과제는 유방암치료제 '아브락산 항암제'(2009년 하반기 발매예정), 간암치료제 'jx-594 항암제'(임상2상중, 2010년 하반기 출시예정), 대장암치료제 '그린스타틴'(국내 임상1상 진행중, 2014년 출시 예정)이 있다.
한미약품은 경구용 항암제 기반기술을 활용한 다수의 항암제 개발에 주력하고 있다. 한미약품은 항암주사제의 경구전환 기반 기술을 적용한 경구용 항암제 '오락솔'(HM30181A+파클리탁셀)은 임상2상을 진행중이며 내년 허가신청을 예상하고 있다. 후속 제품인 '오라테칸'(HM30181A+이리노테칸)의 경우 현재 임상 1상에 진입했으며, 2010년에 임상 2상을 진행할 계획이다. 동시에 표적항암제 분야에서도 다중신호전달 억제제 후보물질인 'HM610368'에 대한 해외 전임상을 추진하는 등 항암신약 개발에 집중투자를 진행중에 있다.
SK케미칼은 항암제 개량신약으로 미국시장 진출을 추진하고 있다. SK케미칼은 자체 개발한 국산 항암 개량신약 'SID530'이 미국 FDA 임상승인을 받게 됨에 따라 미국 시장 진출에 대한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다. 'SID530'은 도세탁셀의 개량신약으로 유방암·난소암·폐암에 가장 많이 사용되는 항암제로서 지난해 전 세계 매출은 약30억 달러이며 이중 미국이 세계 최대의 시장을 갖고 있다.
일양약품은 차세대 백혈병 치료제를 개발중에 있는데, 자체 개발한 차세대 백혈병 표적항암제가 글로벌 2상임상에 돌입함에 따라 1~2년내 시판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이 제품은 기존의 '글리벡'에 비해 약 20~60배 이상의 약효를 나타내며 글리벡에 내성이 생긴 백혈병까지 치료가 가능한 슈퍼급 차세대 백혈병 치료제로 평가되고 있다.
중외제약은 혁신적인 표적항암제를 연구하고 있는데, 2009년 7월부터 'Wnt 표적항암제 CWP231A'에 대한 전임상 시험을 시작하면서 항암신약 개발에 집중하고 있다.
▶대형제약사, 연구개발과제 특별한 것이 있다
동아제약은 위염치료제 '스틸렌', 발기부전치료제 '자이데나', 불임치료제 '고나도핀' 등 이미 3건의 신약개발 상품화에 성공한 전력을 갖고 있어 장기성장성에 대한 기대가 높다.
위장운동 촉진제 'DA-9701'이 현재 국내 임상3상을 진행중이며 2010년말 발매 예정이다. 또 '스틸렌' 매출이 2010년에 1000억원 규모를 기록할 것으로 전망돼 위장관련치료제 군에서의 성공적 매출이 기대된다. 위염·대장염 치료제 'DA-6034'도 2009년 국내 임상3상 진입해 2011~2012년 발매 예정이다.
녹십자는 백신·항암제·항체치료제 등 특화된 연구과제가 주목받고 있다. 녹십자는 자체개발 신약 유전자재조합 혈우병치료제 '그린진'의 상품화에 성공한 바 있으며 바이오·혈액·백신분야 연구에 특화된 개발경쟁력을 확보하고 있다. 현재 총 25건의 연구개발을 진행 중이며 이 중 임상과정에 있는 건수가 총 10건으로 조사대상 업체중 2위를 기록하고 있어 역시 장기 성장성을 견인할 신약 후보물질들이 대거 확보돼 있는 것으로 판단된다.
LG생명과학은 국내 최초의 세계적인 신약인 항생제 '팩티브'를 비롯해 퇴행성관절염치료제 '히루안', 빈혈치료제 '에스포젠', 성장호르몬 '유트로핀', 불임치료제, B형간염백신 '유박스'등 자체개발 상품화가 7건이나 되는 등 최대의 신약개발 상업화 성공사례를 보유하고 있다.
합성신약 부문과 바이오 의약품 부문에 역점을 두고 있는데, 합성신약의 경우, 'B형 간염치료제'(HBV), '간질환 치료제'(Caspase), '당뇨병 치료제'(DPP IV), '비만 치료제'(2010년경 임상실험 진입예정), '심순환계 치료제'(초기 개발단계) 등으로 연구과제를 집중하고 있다. 바이오의약품의 경우, 합성신약에 비해 상대적으로 적은 비용으로 성공확률도 높아 빠른 성과를 기대하고 있다.
종근당은 난소암·폐암 치료제인 '캄토벨' 신약 상품화 사례를 보유하고 있으며, 항암제에 특화돼 있는 신약파이프라인이 특징이다. 또 대웅제약은 외부 업체와의 공동개발을 활발히 하고 있는데, 당뇨병성 족부궤양·빈혈치료제·성장호르몬 등 3건의 신약 상품화 사례를 보유하고 있다.
한미약품 국내 최고의 개량신약 개발 업체로 제네릭에 특화된 연구개발력을 확보하고 있으며, 미래성장동력 확보를 위해 최근에 신약개발 파이프라인을 크게 강화하고 있다.
중외제약 퀴놀론계 항생제 '퀴놀론' 1건의 신약 상품화 사례를 보유하고 있으며, 유한양행은 위궤양치료제 '레바넥스' 신약 상품화 사례를 보유하고 있지만 임상파이프라인 확보가 시급하다. 이밖에 환인제약은 알츠하이머 치료제를 개발중에 있고, 동화약품은 피부암 등 우수한 임상파이프라인을 다수 확보하고 있다.
▶녹십자·한미약품·동아제약·LG생명과학 - 신약으로 승부
조윤정 애널리스트는 중장기 성장동력을 충분히 확보하고 있다고 판단되는 업체로 녹십자, 한미약품, 동아제약, LG생명과학 등을 추천했다.
조윤정 애널리스트 "녹십자는 2009년부터 오창공장(혈액제제), 화순공장(백신제제)의 본격가동으로 핵심원료의 자급화가 본격화되면서 원가절감 및 수입대체 효과에 따른 수익개선 효과가 장기적으로 지속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또 "한미약품은 국내 최고의 개량신약 개발능력을 확보하고 있어 2009년 개량신약 우대법안 적용에 따른 최대 수혜가 예상되며, 최근에 개발한 위궤양치료제 개량신약 '에소메졸'이 미국시장 진출을 위한 허가과정을 진행중에 있어 장기성장 잠재력이 크게 확대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아울러 "동아제약은 최고의 신약개발 능력 보유, 신약발매를 통한 상업적 성공으로 전문의약품 성장세가 급격히 상승세, 독자개발 신약을 중심으로 한 수출물량 증가 가속화, '자이데나'의 해외임상 3상 진입 예정 등 국내외적으로 기업가치가 상승을 통해 국내 제약업체 1위로서 경쟁력이 강화되고 있다"고 밝혔다.
조 애널리스트는 "LG생명과학은 2009년에도 실적모맨텀이 지속될 전망인데, 핵심 성장동력은 중동 및 중남미 지역으로 지속적인 증가세를 보이고 있는 수출부문이 될 것"이며 "내수부문도 당뇨병치료제 및 통증치료제 등 신제품출시와 영업력 강화전략에 힘입어 점진적인 회복세가 예상된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