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제처 26일 '과태료·과징금 합리화 방안' 발표
부산시의사회 지난해부터 법률개정 운동 벌여
법제처가 과태료는 물론 영업정지까지 중복해서 처벌하는 과도한 법적제재를 완화키로 발표함에 따라 10만 의사들의 오랜 숙원인 '의료인 3중 처벌' 문제 해소 여부에 관심이 몰리고 있다.
법제처는 26일 국가경쟁력강화위원회 제16차 회의에서 의료기관의 휴·폐업 신고의무 위반에 따른 과태료 부과제도를 폐지하는 등 단순한 의무 위반에는 벌금형을 없애 불필요한 전과자 양산을 줄이기로 하는 '과태료·과징금 합리화 방안'을 발표했다<의협신문 8월 31일자 15면·인터넷 의협신문(kmatimes．com) 8월 26일자 '병의원 휴·폐업 신고 위반 과태료 사라진다'>.
법제처가 발표한 '합리화 방안'에 따르면 경미한 의무 위반에 벌금과 과태료로 이중처벌하도록 돼 있는 현행 규정을 고쳐 과태료만 부과하도록 완화했으며, 경미한 의무위반에 대해서는 과태료를 부과하기 전에 먼저 시정명령을 내리도록 했다. 이 밖에 ▲휴·폐업 신고 의무위반에 대한 과태료 규정 폐지 ▲과태료와 영업정지 중복제제를 둘 중 하나만 처분 ▲잘못 부과되거나 취소된 과태료·과징금의 환급시 이자지급 근거 마련 ▲위반기간과 횟수에 따라 과태료·과징금 부과금액 차등화 방안 마련 등 과도한 규제를 완화키로 했다. 법제처는 이들 개선방안이 법률이나 대통령령의 개정을 수반하는 점을 고려해 시급한 개선이 요구되는 과태료와 영업정지 중복 개선 등은 올 연말까지, 과태료·과징금 부과금액의 적정화 등은 내년 상반기까지 개선방안을 각각 마련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부산광역시의사회는 진료활동을 하면서 착오청구한 건에 대해서도 국민건강보험공단 등이 과다 청구했다고 판단할 경우 고의든 과실이든 따지지 않고 허위·부당행위로 간주, 보험청구액의 5배에 달하는 과징금 및 업무정지처분(국민건강보험법)을 하고, 관할 보건소로부터 영업정지 및 해당 의사의 면허정지(의료법)를 당해야 하며, 사법당국에 형사 고발(형법) 당함으로써 3중의 처벌을 받게 된다고 지적했다.
법제처 발표와 관련, 부산시의사회는 28일 정 근 회장 명의로 240여명의 대의원에게 서신을 보내 법제처의'과태료 합리화 방안'을 홍보하고, 중복처벌과 관련한 법률을 재정비하는 작업이 마무리될 때까지 각계각층에 의사 가중처벌의 부당성을 알리기로 했다. 정 회장은 서신을 통해 "결과를 전혀 예측하지 않고 절박한 마음으로 시작했지만, 부산의사들 모두가 애쓰고 노력한 결과로서 일단 관련 법 개정의 문이 열렸다"면서 "지금부터는 우리 의료계가 일치단결하여 그동안 부조리한 법률 조항을 찾아내 관련법을 정비할 때 철저히 반영되도록 다함께 감시하고 노력하자"고 회원들을 독려했다.
박희두 회장의 바통을 이어 받아 올해 초 새로 출범한 정 근 회장은 4월 12일 박희두 전 회장·소동진 고문·이준배 대의원회 의장·이만재 부회장 등 부산시의사회 회장단이 참석한 가운데 김형오 국회의장을 초청, 의료계 현안에 대한 간담회를 연 자리에서 의사 3중 처벌의 문제점을 개선해 줄 것을 요청했다. 이준배 의장은 이날 간담회에서 "의사들이 3중 처벌조항 때문에 소신진료를 하지 못하고, 진료활동에 큰 제약을 받고 있다"며 "국회 차원에서 이 같은 악법 조항을 올바르게 시정해 의사들에게는 진료권을 보장하고, 국민에겐 보다 질 높은 의료 서비스를 받을 수 있도록 해 달라"고 건의했다.
부산시의사회는 9월 19일 부산롯데호텔에서 열리는 제2회 '부산시 의사의 날' 기념 학술대회에 전현희 국회의원을 초청, '의사 양벌처벌 및 가중처벌 조항'의 부당성을 알리고, 관련 법률을 폐지하기 위한 여론조성에 나서기로 했다.
부산시의사회는 이영택 부회장을 위원장으로 하는 '양벌처벌 및 가중처벌 법안개정 TF 팀'을 구성, 양벌처벌 개정을 위한 실무작업을 지원하고 있다. TF에는 김상우 의무이사가 간사로, 현직 변호사이자 부산시의사회 법제이사를 맡고 있는 김호남 법제이사가 위원으로 참여하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