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재희 장관 "거점병원에 감염관리료 지급"'(의협신문 8월 31일자 8면 톱기사 제목)
지난 8월 25일 전재희 보건복지가족부 장관이 밀레니엄힐튼서울호텔에서 전국의 신종플루 거점병원 대표 360명을 모아놓은 간담회 자리에서 일종의 인센티브로 '특례'를 적용해 감염관리료를 지급하겠다고 했다. 현장 취재를 갔던 기자는 이날 간담회의 가장 중요한 내용이 감염관리료라고 생각해 제목을 위와 같이 뽑았다.
그런데 같은 기사를 인터넷 의협신문(KMAtimes)에 올렸더니 가슴을 후벼파는 댓글이 달렸다. '감염관리료 한달에 1회에 한하여 4400원 지급한다고요? >.< 이 금액으로 입원 환자의 감염 관리가 충분할까요? 하루 150원 정도로? 인심 후하십니다! 감사합니다!' 직감적으로 뭔가 잘못됐다는 느낌이 확 들었다. 확인작업에 들어갔다.
지방의 거점병원 가운데 한 중소병원에 문의했더니 아직까지 한번도 감염관리료를 받은 적이 없다고 했다. 신종플루 환자를 진료하긴 하지만 아직 '입원'환자가 없어서 신청도 안 했다는 것이다.
복지부가 발표한 거점병원 감염전문관리료 특례에 따르면 감염관리료 수가(코드 AH400)는 4410원이다. 여기에 종별가산율(1차 의료기관 20%, 2차 25%, 3차 30%)을 더하면 1차 의료기관인 이 지방병원은 입원환자 한 명당 5000원 정도(정확히 5292원)를 받는다. 3차 의료기관도 5733원에 불과하다.
더 경악할 만한 사실은 신종플루 환자가 입원한 경우 입원기간 30일 중 한 번만 지급한다는 사실이다. 그러니까 거점병원 입장에서는 외래환자만 볼 경우 감염관리료를 받을 수 없고, 환자가 입원하더라도 딱 한 번 5000원 남짓한 추가수익이 생길 뿐이다. 한 대학병원 관계자는 "싸도 너무 싸다"며 혀를 내둘렀다.
다른 지방 국립대병원 교수는 "장관이 거점병원의 인력·시설 비용에 대해 나중에 실비보상하겠다고 했지만 이는 안 하겠다는 말과 다름 없다"며 "신종플루 환자 진료기준이 애매하게 돼 있어 진료비가 삭감될까봐 걱정인데, 제발 삭감이나 하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넋두리를 했다.
기자는 거점병원장 간담회에서 전재희 장관이 감염관리료 지급을 너무나 여러 번 강조하길래 실제 병원에 도움이 될 만한 액수라고 생각해 제목을 그렇게 뽑았다. 당시 기사를 보고 잠시나마 기대를 갖게 한 점 독자들께 죄송할 따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