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오비 회원들의 낙태 불감증 고발 조선일보 게재
국회 법사위 국감서도 다뤄지면서 사회적 이슈 부각
"허구헌날 인권, 인권 운운하면서 왜 복중 태아는 사람으로 생각조차 안하나."(ID kisstosuni)
'낙태근절 캠페인'을 준비하고 있는 산부인과 의사들 사이의 '난상토론' 내용이 유력 일간지에 게재되면서 낙태에 사회적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조선일보는 12일자 '한해 출생아 45만명… 인공 임신중절은 35만건' 제하의 기사에서 낙태근절 캠페인을 벌일 예정인 '진정으로 산부인과를 걱정하는 모임(진오비·GYNOB)'의 '대표급' 회원(진오비에는 공식적인 대표가 없다)인 심상덕·최안나 원장과 익명의 산부인과 전문의 등 3인의 난상토론을 통해 우리 사회의 '낙태 불감증'을 생생하게 고발했다.
680여명의 회원을 보유한 진오비 소속 산부인과 의사들이 본격적으로 낙태근절 캠페인을 하기로 함에 따라 의료계 내에도 큰 파장을 미칠 전망이다.
이 기사가 나가자 일반 네티즌들의 반응도 뜨겁게 달아올랐다. ID가 'bjpark1'인 네티즌은 "1년에 35만명을 죽이면서 과연 무슨 낯으로 신의 축복을 구하고, 생명을 필요에 따라 죽이는 자들이 무슨 낯으로 늙어서 비싼 치료비 써가며 생명을 연장해 달라고 할 수 있겠느냐"고 반문했다.
ID가 'yongdoore'인 네티즌은 "낙태는 저항할 힘이 없는 세상에서 가장 무죄한 자를 살해하는 것"이라며 심지어 "나영이에게 잔인한 성폭행으로 장애자로 만든 조두순을 천인공노할 만행을 저질렀다고 연일 규탄하는데 낙태하는 여자와 의사는 그 조두순보다 몇배 더 악한 자들"이라고 흥분했다.
반면 낙태의 필요성을 옹호하는 댓글도 상당수 발견돼 이에 대한 우리 사회의 합의점을 찾기 위한 노력이 절실함을 방증했다. ID '122333'는 "낙태를 엄금하면 환자를 두번 죽이는 것이 된다"며 "(임신 사유로)강간을 당한 것이라는 등 하나하나 개인 프라이버시를 다 공개하며 의사와 실랑이를 벌여야 한다면 그 참담함은 이루 말로 표현하기도 어려울 것이므로, 그냥 조용히 수술을 해주면 되고 너무 깊게 알려고도 하지 말아야 한다"고 말했다.
이밖에 "낙태는 좋지 않지만 강제로 막을 필요는 없다"(ID corea007), "법으로 모든 걸 통제하려는 것 때문에 불법이 됐다"(ID reddragon3)는 의견도 보였다.
한편 이날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소속 한나라당 장윤석 의원은 서울고등검찰청 등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불법낙태가 연간 50만건 이상 이뤄지는 것으로 추정되나, 형법상 낙태죄로 기소되는 인원은 10명도 안 된다고 지적했다.
장 의원은 "모든 불법 낙태를 당장 단속하고 처벌하는 것은 무리가 있을 것이나 관할지역의 산부인과 등에 낙태가 범죄라는 점을 충분히 계도하고, 터울조절이나 성별구별 등에 따른 낙태는 적극적으로 처벌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