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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eyond BP lowering effec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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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09.12.11 12: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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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병원 Round Table Discussion

심혈관 사건 및 조직 손상을 예방하기 위한 항고혈압요법 : ARB의 역할

2003년 유럽심장학회/고혈압학회의 고혈압관리 가이드라인에 따르면 고혈압 치료로 인해 얻을 수 있는 주요 이익은 주로 약물을 통해 혈압을 떨어뜨림으로써 발생한다.

이뇨제·베타차단제·칼슘채널길항제(CCB)·ACE억제제(ACEI)·ARB 등의 고혈압치료제들은 모두 초기 및 유지치료에 단독 또는 병용요법으로 사용될 수 있으며, 적절하게 혈압을 떨어뜨리고 심혈관 질환을 예방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2003년BP-Lowering Treatment(BPLT) trialist´ collaboration이 실시한 메타분석은 ACEI와 이뇨제/베타차단제, 칼슘길항제(CA)와 이뇨제/베타차단제, ACEI와 칼슘길항제 등을 서로 비교했는데, 각각의 고혈압 치료 전략(resimen)에서 비슷한 수준으로 심혈관 질환을 예방했다.

그러나 연구가 진행될 당시 ARB는 비교 대상에서 제외됐던 관계로 2002년 베타차단제(아테놀롤)와ARB(로살탄)의 심혈관 사건 예방 효과를 본 LIFE연구 결과를 살펴보면 ARB가 베타차단제보다 분명하게 뇌졸중 발생률을 낮춘 것을 알 수 있다.

ARB와 다른 약제들 간 심뇌혈관 질환 예방 효과를 비교하기 위해 4개 이상의 연구 결과를 포함시킨 두 번째 BPLT TC 메타분석에서도 ARB는 뇌졸중 발생률을 확실히 낮췄지만, 관상동맥 사건에서는 다른 약제들과 비슷한 수준의 효과를 보였다.

지난해 발표된 ONTARGET연구는 대규모 연구로서 ARB와 ACEI의 심혈관 사건 예방 효과를 비교했는데, ARB가 ACEI보다 못할 것이라는 가설을 뒤짚고 ARB가 ACE억제제와 비교했을 때 심혈관 사건 예방 효과에서 비열등성을 입증했다.

이밖에 다양한 고혈압 치료 전략을 비교하기 위해 47개의 심혈관계 임상 연구를 포함시킨 대규모 메타분석 결과가 지난해 <BMJ>에 게재됐다. 여기서는 모든 치료제들이 관상동맥 사건 예방에 대해서 비슷한 효과를 보였고, CCB와 ARB가 뇌졸중 예방에 있어서는 좀더 효과적일 수도 있다는 결론을 얻었다. 우

리는 보통 임상 연구에서 심혈관 사건을 얼마나 예방하는 지를 평가하게 된다. 그런데 심혈관 사건을 줄이는 것만이 심혈관계 약물의 이익을 평가할 때 고려해야 하는 유일한 타깃일까?

고혈압에서 심혈관 질환으로 발전하는 과정의 연속체를 보면, 이상지질혈증이나 대사증후군과 같은 개별적인 위험요인에서 시작해서 무증상적 조직 손상, 증상이 있는 임상적 질환, 임상적 사건, 결국 사망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단계를 거치게 된다<그림1>.

▲ 그림1

유럽가이드라인은 다양한 약제들이 심혈관 사건을 예방하는 데 비슷한 효과를 보이고 있음에도 연속체의 각 단계별로 더 선호되는 약들을 권고하고 있다. 예를 들면 무증상적인 조직 손상 단계에 속하는 좌심실비대의 경우라면 ACEI·칼슘길항제·ARB 등이 더 효과적이다.

즉, 모든 고혈압치료제들이 무증상적인 조직 손상 단계에서 같은 효과를 내는 것은 아니라는 것이다. 이에 대한 많은 근거들이 있는데, 심초음파 상 좌심실비대가 있는 200여명의 고혈압 환자를 대상으로 진행된 REGAAL연구에 따르면 9개월동안 로살탄과 아테놀롤을 무작위 배정해 환자에게 투여했을 때 로살탄군에서 아테놀롤군 보다 좌심실 비대 지수(left ventricular mass index)가 유의하게 감소했다.

섬유증 지수 역시 로살탄군에서 더 큰 폭으로 줄어들었다. 1만여명의 고혈압 환자를 대상으로 한 대규모 연구인 LIFE연구에서는 심전도 상 좌심실비대가 나타난 환자에게 로살탄과 아테놀롤을 투여하고 다양한 결과를 분석했다.

LVMI를 측정하기 위해 심초음파 검사에 따른 분석도 추가로 시행됐는데, 4~5년동안 LVMI는 두 군 모두에서 감소했지만, 로살탄군에서 더욱 유의하게 감소했다<그림2>.

▲ 그림 2

특히 임상적으로 도움이 될 만한 흥미로운 연구 결과는 연구 종료 당시 좌심실비대가 남아있었던 그룹에서 좌심실비대가 사라진 그룹에서보다 더 높은 심혈관 질환 발생률 및 사망률을 기록했다는 점이다.

또한 로살탄과 베타차단제가 좌심실 직경의 변화에 미치는 영향을 평가했을 때는 로살탄군에서 직경이 더 많이 감소한 것을 확인할 수 있었는데, 이는 로살탄군에서 섬유증이 줄어들었다는 점을 의미한다. 좌심실비대의 경우에서처럼 좌심실 직경이 늘어난 그룹은 줄어든 그룹에 비해서 심혈관 사건을 더 많이 경험했다.

로살탄은 새로운 심방세동의 발생을 아테놀롤에 비해 줄여줬다. Schiffrin 등이small gluteal artery에서 조직생검을 시행한 결과 media/lumen의 비율은 아테놀롤에서는 차이가 없는 데 비해 로살탄에서는 감소했다.

한편 신기능 부전이 있는 환자에서 ARB와 위약을 투여한 뒤 크레아티닌 수치가 2배 이상 증가한 경우를 평가했더니, 이러한 경우는 ARB를 복용한 그룹에서 위약 그룹 보다 20% 더 적게 나타났다.

미세알부민뇨에서 거대알부민뇨로 진행되는 과정에서도 ARB는 위약 보다 더 효과적이었는데, 알부민뇨 수치가 더 높은 환자에서는 심혈관 사건 발생 위험이 덜 감소한 것으로 나타나 심혈관 사건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거대알부민뇨를 줄이는 것이 중요하다는 강력한 근거를 제시했다.

당뇨에 있어서도 2007년 22개 연구를 대상으로 메타분석을 진행한 결과에 따르면 ARB, ACEI,CCB 순으로 새로운 당뇨병 발생을 줄이는데 유의한 효과를 보이는 것으로 나타났다.

마지막으로 항고혈압요법을 선택할 때 중요하게 고려해야 할 점은 환자의 순응도를 떨어뜨리는 중요한 원인 중 하나인 부작용이다. 환자의 순응도가 높지 않으면 고혈압 치료에 성공할 수 없기 때문에 부작용은 매우 중요한 부분이라고 할 수 있다.

아울러 순응도 측면에서 약물을 지속적으로 복용하는 정도가 약제마다 다르다는 연구 결과들이 많은데, ARB의 경우 2004년 연구 결과에서 약물 복용 지속성이 가장 좋은 것으로 나타난 바 있다<그림3>.

▲ 그림 3

ARB 병용요법의 실제

2007년 국민건강영양조사 결과에 따르면 우리나라 30세 이상 인구에서 고혈압 유병률은 약 25%정도이다. 남자보다는 여자가, 나이가 증가할수록 유병률이 증가하는 추세이다.

고혈압에 대한 인지도는 1998년 30% 수준에서 2007년에는 63.5%로 상당히 높아졌고, 그에 따라 치료율과 조절율도 향상되었지만 여전이 조절율은 38% 정도밖에 되지 않는다.

이에 비해 의사를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에서는 자신의 환자 가운데 62% 정도가 혈압이 잘 조절되는 것으로 느낀다고 응답해 실제 혈압 조절율과 의사들이 인식하는 조절율 사이에 차이가 있는것을 보여주고 있다.

환자들의 목표혈압 도달율이 낮은 이유에 대해서 의사들은 환자들의 낮은 순응도, 의사 자신의 치료약제변경에 대한 저항성, 단일약제 사용을 가장 큰 이유로 인식하고 있다. 그렇다면 어떻게 혈압 조절율을 높일 수 있을까?

하나의 대안으로 제시된 것이 병용요법이다. 고혈압과 관련한 대규모 임상연구들을 보면 대부분의 환자들이 두 가지 이상의 약을 먹고 있었고, 병용요법을 했을 때 각각 약제의 효과를 더한 만큼의 혈압강하 효과가 나타나면서도 부작용은 고용량의 단일요법에 비해 유의하게 적은것으로 나타났다.

JNC7가이드라인에 따르면 고혈압의 초기치료에서 필수적응증이 없는 경우라면 2단계 고혈압에서 2가지 이상의 약제를 병용할 것을 권고하고 있다. 2007년 유럽가이드라인도 고위험군에서 저용량의 병용요법을 권고하고 있는데, 여기서 고위험군이란 수축기혈압이 180mmHg 이상, 이완기 혈압이 110mmHg 이상인 2단계 이상 고혈압 환자, 수축기혈압이 160mmHg 이상이면서 맥압이 높은 환자(특히 노인), 당뇨를 포함해서 대사증후군 등의 문제가 있는 환자, 나이·흡연·이상지질혈증·인슐린저항성·복부비만·가족력 등 심혈관질환 위험요인 중 3개 이상을 갖고 있는 환자들을 말한다.

이밖에 좌심실비대 등 무증상적인 조직 손상이 동반된 경우, 신장질환이 있는 경우 등도 고위험군에 포함될 수 있다. 병용요법이 좀더 좋은 결과를 얻기 위해서는 각각의 약제가 상호보완적인 기전을 갖고 있어야 한다. 2003년 가이드라인은 병용요법이 가능한 약제를 폭넓게 제시했지만, 2007년 이후 알파차단제와 베타차단제는 병용요법이 제한되고 있는 실정이다.

각각의 병용요법을 비교해보면 가장 오래된 병용요법의 하나인 베타차단제+이뇨제의 조합은 심혈관 질환으로 인한 사망률을 낮추는 데 약간 효과적인 것으로 나타났지만, 당뇨병 발생을 증가시킨다는 보고가 있어 불리한 측면이 있다. ACEI+베타차단제의 조합은 두 약 모두 레닌-안지오텐신-알도스테론시스템(RAAS)에 길항적인 작용을 하기 때문에 시너지 효과를 기대하기 어렵다.

CCB+이뇨제의 조합 역시 두 약제 모두 natriuretic effect를 보이며, RAAS를 활성화시키는 측면이 있어서 상승 효과를 보여주기 힘들다.

ACEI+ARB의 조합은 ONTARGET연구 결과에 의해 이점은 크지 않고 오히려 부작용이 약간 증가할 수 있다고 보고됐다. 반면 ACEI 또는 ARB+이뇨제의 조합은 전자는 RAAS의 활성화를 차단시키고, 후자는 볼륨을 감소시키기 때문에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다.

아시아 환자를 대상으로 한 HEAALTH연구 결과에 따르면 ACEI 또는 ARB 단독으로 혈압이 조절되지 않는 환자에서 고정용량의 이뇨제와 로살탄을 병용했더니, 12주만에 목표 혈압 도달률이 78.1%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수축기압은 약 18mmHg 정도 감소하였다. ACEI 또는 ARB+CCB의 조합 역시 CCB의 선택적으로 세동맥 확장에 다른 부종발생과 CCB가 RAAS를 활성화 시킬 수 있다는 측면을 고려하면 RAAS의 활성화를 억제하고 세정맥을 확장시키는 작용을 하는 ACEI 또는 ARB와 병용하는 것은 적절한 조합이라고 볼 수 있다<그림4>.

▲ 그림 4

ACEI+CCB의 조합과 ACEI+이뇨제의 조합을 비교한 ACCOM PLISH연구에 따르면 전자가 후자보다 심혈관 사건 발생 위험을 20% 정도 감소시키는 것으로 나타났다<그림5>.

▲ 그림 5

그런데 이 조합에서 ARB가 ACEI를 대체할 수 있을까 궁금증이 남는다. 여러가지 자료들이 나와있는데, ARB가 ACEI에 대해 비열등하다는 임상 자료들이 충분히 있기 때문에 ARB+CCB의 조합이 ARB+이뇨제의 조합보다 최소한 동등하거나 더 나을 것이라고 유추해볼 수 있다.

마지막으로 이 조합을 환자가 어떤 방식으로 복용하도록 할 것인지를 고려해야 하는데, 두 약을 각각 한 알 씩 먹든 복합제로 먹든 약효는 큰 차이가 없다. 하지만 약물 복용의 지속성 측면에서 1년동안 약을 꾸준히 복용하는 환자의 비율은 약이 1알일 때가 2알일 때보다 18.8%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실제로 순응도가 올라가면 목표 혈압 도달률이 증가한다. 또한 복합제는 낮은 용량의 병용요법을 쉽게 가능하도록 해줘 내약성을 향상시키고, 약값도 좀더 경제적인 경우가 많다<그림6>.

▲ 그림 6

결론적으로 복용해야 할 약의 종류가 많거나 혈압 변화 정도가 심해서 약제의 용량을 자주 조절해야 하는 경우를 제외한 대부분의 환자에서는 고정용량의 병용요법이 약의 효과·순응도·혈압을 떨어뜨리는 속도 등 여러 측면에서 유리하다고 할 수 있다.

 

Discussion

좌장 : 두 분의 주제 발표에 대해 감사드린다. 지금부터는 자유 토론에 들어가겠다.

  

이성윤(일산백병원) : ARB의 심방세동을 예방하는 효과는 약제에 따라 다르게 나타난 것 같다. 노인 환자나 승모판 질환, 좌심실비대 등이 있는 고위험군 환자에서 심방세동을 예방하는 데 있어 ARB가 효과적이라고 생각하나?

  

잔체티 : 몇몇 대조적인 연구결과들이 있다. 가장 두드러지는 것은 심방세동의 고위험군에서 새로운 심방세동이 발생하는 것을 예방하는 측면과 좌심실비대·노인 고혈압 환자 등에서 심방세동의 재발을 예방하는 측면이다.

첫 번째는 고혈압이나 심부전에 대한 임상연구에서 많이 볼 수 있는 데, ARB와 ACEI가 새로운 심방세동의 발생을 줄이는 데 유의한 효과를 보였다는 근거들이 있다. 아마도 심방세동의 원인이 되는 레닌시스템을 차단함으로써 좌심실 비대와 섬유증을 줄여서 이러한 효과를 보여줄 수 있었다고 생각한다.

두 번째 측면의 경우 이미 심방세동을 갖고 있는 환자에서 재발을 예방하는 데 대한 ARB나 ACEI의 효과는 덜 분명하다.

로살탄과 발살탄 등이 심방세동의 재발을 막는 데 효과적이라는 예비연구 결과들이 있다. 그런데 최근 발표된 GISSI-AF연구에서는 발살탄이 심방세동의 재발을 줄여주는 경향은 나타났지만, 위약 대비 통계적인 유의성을 확보하지는 못했다.

이성윤 : 최근에 나온 ACTIVE-I연구 결과에 따르면 이베살탄은 이미 심방세동을 갖고 있는 환자에서 뇌졸중·심근경색·사망 등의 복합지표를 위약 대비 유의하게 줄이지 못했는데?

잔체티 : 이미 환자들이 베타차단제를 복용하고 있었던 것으로 알고 있다. 베타차단제의 긍정적인 효과가 결과에 영향을 줬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김병옥(상계백병원) : 몇몇 고혈압치료제가 혈압 강하 외에도 central blood hemodynamics를 증강시키는 부수적인 작용을 한다고 생각하나?

잔체티 : 중심혈압의 상승이 관상동맥 사건의 결정요인 중 하나라고 생각한다. CAFE연구에서 얻은 결과들에 의하면 모든 고혈압치료제가 중심혈압에 같은 효과를 보이지 않는 것으로 보인다.

매우 흥미로운 부분이기는 하지만, 임상 적용에는 주의가 필요하다. 우선 CAFE연구에서는 연구 시작 전에 중심혈압을 측정하지 않았기 때문에 결과를 해석하는 것이 복잡하고 어렵다.

그리고 추가적으로 베타차단제를 사용한 것이 중심혈압에 영향을 줬을 수도 있다. 중심혈압과 상완혈압의 차이가 주로 젊은 환자에서 크게 벌어지는 반면에 고혈압 환자의 대부분은 노인 환자이기 때문에 중심혈압과 상완혈압의 차이가 얼마나 나는 지에 따른 임상적 판단이 필요할 것 같다.

좌장 : 요즘에 얼마나 베타차단제를 얼마나 사용하나? 잘 사용하지 않나?

잔체티 : 모든 약에는 적응증과 금기증이 있다는 사실을 의사들이 잘 알아야 한다. 베타차단제 역시 적응증이 있고, 이뇨제와 함께 자주 사용되는 약물이다.

그러나 당뇨병 발생이 늘어나는 경향을 보였기 때문에 대사증후군이 있는 경우는 금기시된다. 모든 약은 부작용에서 자유로울 수 없기 때문에 약제 선택 시 환자의 내약성도 중요하게 고려해야 한다.

좌장 : ACEI와 ARB의 병용요법에 대해서 어떻게 생각하나?

잔체티 : ONTARGET연구 결과에 따라 대부분의 고혈압 환자에서는 두 약제의 병용요법이 권고되지 않는다고 말할 수 있다.

다만 하위분석 결과에 따르면 단백뇨에 있어서는 ACEI와 ARB의 병용요법이 효과적인 것으로 나타났는데, 전체 환자군 중 약 2%에 해당하는 매우 소수에서 나타난 결과여서 단백뇨에 대한 효과를 입증했다고 보기는 힘들지 않을까 생각한다.

최석구(서울백병원) : 영국고혈압학회는 나이에 따라 사용할 수 있는 1차치료제를 분류하고 있는데, 어떻게 생각하나?

잔체티 : 임상근거가 부족하다. 영국에서는 ACEI·ARB 등이 65세 이하의 젊은 환자에서는 제한되고, CCB·이뇨제 등도 2차치료제로만 사용돼야 한다. 하지만 이러한 제한에는 임상 근거가 부족하다.

조욱현(서울백병원) : 2007년 유럽심장학회/유럽고혈압학회 가이드라인에 따르면 고위험군의 경우 동맥 경화도를 체크하도록 되어 있는데, 유럽에서는 모든 환자에서 동맥 경화도를 측정하나?

잔체티 : 조직 손상 정도를 보기 위해 일상적으로 권고되지는 않는다. 요즘들어 심초음파가 확산되면서 널리 사용되고 있고, 조직 손상을 보기위해서라면 혈청크레아티닌 수치나 미세알부민뇨 수치를 체크한다.

최원호(일산백병원) : 고혈압치료제를 병용할 때 3가지 이상의 약제를 사용한다면 어떤 조합이 선호되나?

  

변영섭 : 일단 효과가 겹치지 않도록 병용하는 것이 원칙이다. 개인적으로는 ARB 또는 ACEI, CCB, 이뇨제를 우선적으로 사용하고, 최종적으로 베타차단제를 추가하는 경우가 많다. 예를 들어 ACEI+CCB를 쓰던 환자면 이뇨제를 추가하고, ARB와 이뇨제를 쓰던 환자라면 CCB를 추가하는 식이다.

잔체티 : 2007년에 유럽가이드라인에서 병용요법이 가능한 조합들을 발표했는데, 최근 가이드라인위원회에서는 회의 끝에 2007년에 발표한 가이드라인을 바꾸지 않기로 결정했다. ACEI와 ARB의 조합은 좀더 권고할만한 적응증이었지만, 최근의 연구로 의문이 생겼다.

이밖에 다른 약제들의 연관성에 대해서도 좀더 근거가 제시돼야 할 것 같다고 판단하고 있다.

서정주(서울백병원) : ARB는 ONTARGET연구에서 ACEI에 대한 비열등성을 입증했다. 실제로 임상에서 둘 중 어떤 약이 먼저 선호될까?

잔체티 : ACEI와 ARB는 전반적으로 혈압 강하와 심혈관 사건을 줄이는 데 비슷한 효과를 보인다. ARB가 뇌졸중 위험 감소에서 약간 더 효과적인 것으로 보고되고 있지만, 작은 차이일 것이라고 생각한다.

어쨌든 두 약제가 조직 손상, 좌심실 비대, 섬유증, 단백뇨 등에서 비슷한 효과를 보여줬기 때문에 내약성과 순응도가 더 좋은 약이 더 선호될 것 같다.

좌장 : 가장 이상적인 혈압은 어느 정도라고 보는가?

잔체티 : 가이드라인에서와 같이 수축기혈압을 140mmHg 이하로 유지해야 한다는 데는 의심할 여지가 없을 것이다. 다만 당뇨병 환자의 경우 수축기혈압을 130mmHg 이하로 조절하도록 모든 가이드라인이 권고하고 있는데, 아직 이에대해 증명된 바는 없다. 

당뇨병 환자의 혈압을 130mmHg 이하로 조절한다는 것은 매우 어려운 일이다. 그렇기 때문에 가능하면 혈압을 130이나 140mmHg 이하로 유지하도록 노력하되 꼭 130mmHg 이하로 떨어뜨려야 한다는 의무감을 갖지는 않아도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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