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몽스트르(monstre), 이 부부가 사는 법

몽스트르(monstre), 이 부부가 사는 법

  • 윤세호 기자 seho3@kma.org
  • 승인 2010.01.15 10: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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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태원 도깨비 골목서 여는 첫 번째 전시 '땅따먹기'

 

김유정 작, 위대한 성, 프레스코, 60X110cm, 2009.

 

"돈이요? 없어도 좋아요^^ 작품 활동을 할 수 있는 작은 공간만 있다면 세상 그 무엇도 부럽지 않아요"
몽스트르(monstre)그룹의 젊은 화가 명재범과 미술평론가 마리(Marie Guerard) 부부.

그들의 인연은 지금부터 12년 전 명 작가가 프랑스 그루노블 예술학교에 입학하면서 시작됐다. 그림을 그리는 작가와 예술비평을 하는 평론가로 여러 전시에서 만남이 잦았던 그들은 사랑에 빠져 급기야 결혼까지 했다.

마리는 한국말을 제법 잘한다. 한국에 대해 알려고 많이 노력했단다. 한글도 익히고 역사책도 보고 TV·영화 등등…지금은 김치도 담글 줄 알고 부부싸움은 한국말로 한단다.

지난해 가을, 남편의 나라에 온 마리. 그녀는 몽스트르(monstre)그룹의 일원이다. 명 작가와 마리를 포함해 모두 4명. 델핀(Delphine Robin), 제레미(Jeremy Teruel)는 프랑스에서 활동하며 현지 입주 작가 지원 및 갤러리 운영에 대한 역할을 맡고 있다. 반면 명 작가와 마리는 한국에서 그 역할을 수행한다.

이들은 모두 경험적 예술을 토대로 작품 활동을 하고 있는 작가이자 한국의 젊은 작가들과 문화교류를 위한 운영자인 셈이다. 프랑스와 한국을 잇는 문화 전도사가 그들의 목표다.

갤러리를 가르는 작은 통로 앞에 선 명재범 작가.
이태원 도깨비거리서 그 첫 발걸음

이태원에 작은 갤러리가 열렸다. 그 작고 아담한 공간은 사람 하나 겨우 지나다닐만한 통로를 가운데 두고 두개의 공간으로 나뉜 아주 재미나고 작은 곳이다.

23일까지 열리는 초대전 '땅따먹기'. 전시명이 암시를 하듯 몽스트르가 한국서 처음 발을 내딛고 정착하는 그 첫 번째 시도인 셈이다. 그들은 협회의 공간을 개방하기위해 혹은 공간의 소유(?)를 목적으로한 이번 전시의 주제를 '땅따먹기'로 삼았다.

참여 작가로는 이민정·방은겸·김진 등과 프레스코화 기법으로 화단의 주목을 받고 있는 김유정 작가 등이 있으며 김태형(사진)·홍학순(일러스트레이션) 등 다양한 장르의 작가들이 함께 했다.

큐레이터겸 미술비평을 맡고 있는 마리는 "예술가가 사유하는 공간의 필요성은 각자의 작품 안에 찾게 되는 구체적인 하나의 현실이죠. 가상의 공간, 즉 작가 자신만의 작품 활동을 계속 하면서 자신의 자유로운 공간을 점령하게 됩니다"라며 공간에 대한 '땅따먹기'전의 의미를 되새긴다.

직접 만든 파이, 커피를 즐기는 곳

갤러리에는 커피와 다과를 즐길 수 있도록 작은 탁자도 마련돼 있다. 특히 마리가 직접 구운 파이는 그 맛이 소문나 인근 제과점에서 주문이 들어올 정도다. 너무 무겁지 않고 편안하게 쉬고 갈수 있는 공간이 되길 바라는 마리의 생각이다. 그렇다고 갤러리카페는 아니다.

명 작가는 "그림 보다가 출출할 수도 있고…뭐 편안하면 되는 것 아닌가요? 돈 벌 생각에 하는 건 아니니 오해 마세요^^. 전 이곳이 좋습니다. 세련되지는 않았지만 우리 그룹은 정말 궁합이 잘 맞는 것 같아요.
'몽스트르' 영어로는 '몬스터', 괴물이라는 뜻이잖아요.

김태형 작, 세차장, 디지털프린팅, 50X60cm, 2009

생각해 보세요. 도깨비거리에 몽스트르…잘 어울리지 않나요^^. 그래서 인가요? 많은 이들이 다음 전시에 지원하고 있어 작가 선정에 엄청 고민하고 있답니다^^"라고 웃는다.

도깨비 거리에 괴물이라…하긴 건물 위층엔 무당집 간판도 보이니 정말 예사 거리는 아닌 듯 싶다. 젊은 작가들의 뜨거운 열정이 느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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