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동호 지음/디자인흐름 펴냄/1만 5000원

내과의사로서 보다는 문화·예술·철학자로서의 삶을 즐기며 지역의 역사와 전통지킴이로서 더욱 이름을 알리고 있는 이동호 원장(전북 전주·이동호내과의원)이 그동안 지역일간지나 문예지에 게재한 글을 모아 <활을 당기고도 쏘지 않는다>를 펴냈다．

이 책은 저자가 거쳐온 지성적 삶의 기록이다. 칼럼이라는 글쓰기가 시사적이어야 하고 세속적 관심사의 영역안에 있어야 하는 한계가 있지만 저자는 유형적 제약을 충실히 준수하면서도 그가 견지해 온 삶의 진정성으로 진리와 진실에 다가선다.

첨예한 시사문제, 의견이 대립하는 갈등문제, 지역사회의 해결 난제, 세인의 관심에서 벗어나 있지만 간과해서는 안될 문제들에 대해 철학적 사유와 역사적 맥락과 심미적 접근을 통해 독자들의 마음을 움직인다. 딱딱한 투사적 논조보다는 부드럽고 미학적인 접근을 통해 시나브로 통합과 소통을 마음에 남긴다． 

 이 책속에는 낮으면서도 힘이 있는 목소리, 작으면서도 일관되고 끈기 있는 문제의식, 문제 해결의 단서를 찾기 위한 다각적인 지적 접근법을 통해 풀어내는 글들이 담겨있다．

저자는 그동안 유·불·선에 심취해 천착한 학문적 깊이가 남다르고 '표현문학회' 고문으로 문학살림에 깊숙이 간여해 왔으며, 전통 가·무·악의 후원자로서 전북예총의 자문위원장을 역임했다. 또 국내 최고의 태극권 수련자로서 지역사회의 제반 문화·역사·전통을 되살려 오늘에 이끌어내는데 발벗고 나서고 있다.

책의 제목은 부모님의 가름침이었던 맹자의 한 구절에서 가져왔다.

'君子引而不發(군자는 활을 당기고도 시기가 올 때까지 발사하지 않는다)'. 즉, 사람을 가르치는 경우에도 헛되이 모든 것을 가르치지 않고 배우는 사람이 스스로 터득할 수 있도록 이끌면서 그 시기를 기다린다는 뜻이다

(☎063-287-234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