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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모가 알아야할 주의산만증 아이 다루기
부모가 알아야할 주의산만증 아이 다루기
  • 이영재 기자 garden@doctorsnews.co.kr
  • 승인 2010.06.18 10: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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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버 마테 지음/김은혜·김진학 옮김/명진출판 펴냄/1만 5000원

"의사인 내가 주의산만증이라니…!"

캐나다의 정신과 전문의이면서 의학칼럼니스트와 작가로도 활동중인 가버 마테 박사는 주의산만증(그는 주의력결핍 과잉행동장애(ADHD)를 이렇게 줄여쓴다. 과잉행동증이 없는 경우도 있기 때문이다)에 대한 칼럼을 쓰던 중 그 자신이 주의산만증이라는 것을 알게 되고 그의 아이들 역시 주의산만증 진단을 받게 된다.

많은 시간을 보내오면서 자신에 대해 스스로 해결되지 않던 문제들의 원인을 알게 된 것이다. 그 이후 주의산만증에 대해 알면 알수록 그동안 스스로 마음이 조화를 이루지 못했던 이유들을 알 수 있었고 갑작스럽게 떠오르는 생각이나 계획 때문에 혼란스럽고 괴롭던 지난 날의 삶이 이해됐다.

가버 마테 박사가 쓴 <부모가 알아야할 주의산만증 아이 다루기>가 나왔다.

이 책은 '나는 주의산만증이다'로 들머리를 연다.

저자는 주의산만증 치료에 있어서 약물처방의 역할이 과장됐다고 생각한다. 주의산만증을 유전과 뇌 발달의 문제로만 한정해 접근하기보다는 '인간의 정서발달 과정에서 생겨나는 문제'라는 시각이다.

주의산만증이 신경생리학적 기능장애라는 것은 논쟁할 여지가 없지만 그 정신세계를 단지 신경전달물질의 불균형이나 신경회로의 단축만으로 설명할 수는 없다는 것이다.

주의산만증은 신경학적 결함, 문제행동, 심리적 혼란 등이 복합적으로 나타나기 때문에 이를 규명하기 위해서는 인내심과 열정을 가지고 지켜봐야 한다고 말한다.

저자는 주의산만증 아이들이 성인이 되어서도 여전히 사회적 관계나 대인관계, 부부관계 등에서 어려움을 겪고 있음을 저자의 경험과 임상사례, 그리고 뇌과학을 바탕으로 쉽고 자연스럽게 풀어간다.

주의산만증 아이들은 산만함·충동성·집중력 부족에 의해 어려움을 겪을 때가 많지만, 이것이 때로는 장점으로 나타나기도 한다. 산만한 성향과 충동성은 실수의 원인이 되기도 하지만 하고자 하는 일을 서슴지 않고 행동으로 옮기는 행동파가 되게 해주기 때문이다.

주의산만증 아이들의 특징으로 가장 잘 알려진 집중력 부족은 공부하는 학생에게는 약점이 될 수도 있지만 여러가지 일을 한꺼번에 해내는 능력이 되기도 한다. 이 책은 부모가 아이의 장점과 단점을 주의깊게 관찰하면서 장점은 격려해주고 단점은 보완해주는 역할을 꾸준히 할 수 있도록 이끌어 준다.

한편으로는 사랑하는 아이가 잘 자라게 하기 위해 최선을 다하지만 주의산만증 아이의 부모로서 어쩔 수 없이 느꼈던 죄책감에서 해방되길 바란다. 죄책감보다는 부모와 자녀의 관계를 긍정적으로 바꾸어가고, 어떻게 하면 아이의 정서와 인지 발달을 촉진시킬 수 있을지에 대한 작은 고민이 아이에게는 더 큰 의미로 다가가기 때문이다.

저자는 이 책을 통해 스스로 주의산만증이면서 그런 아이들을 둔 부모로서, 그리고 의사로서의 경험을 독자와 충분히 공유하고자 한다. 저자는 주의산만증 전문 학자와 상담가에게는 신경과학·발달심리학·가족체계 이론·유전학 및 의학적 발견을 종합적으로 고민하는 과정이 필요하다고 역설한다.

또 주의산만증을 가진 당사자뿐만아니라 가족과 부모들이 자신과 아이에 대해 깊은 통찰력을 얻어 가는 과정을 언급하며, 주의산만증 성인들이 자신에 대해 좀 더 깊은 이해를 하고 자신을 치유하기 위해 어떤 태도로 실천하면 좋을 지에 대한 방향을 잡는데 이정표를 제시한다.

모두 여섯단락으로 구성된 책 사이에는 '꼭 알아두어야 할 이야기들'이 정리되어 있다.

▲주의산만증을 이해하기 위해 알아야 할 것들 ▲당신의 어린 시절에 대해서 ▲가장 안전하고도 위험한 울타리, 가정 ▲가만히 있지 못하는 아이들 ▲어른이 된 주의산만증 아이 ▲주의를 기울인다는 말의 의미 등으로 구성된 이 책의 본문에서 놓친 내용들을 '꼭 알아두어야 할 이야기들'을 통해 다시한번 되새기게 해준다.

저자는 이 책을 통해 주의산만증 아이들을 둔 부모와 가족, 이들을 만나는 의사와 교사가 아이에 대한 오해와 편견에서 벗어나 주의산만증은 사회문화적 경향속에서 발생하는 생리학적 문제라는 통합적인 시각을 얻게되길 간절히 바란다.

서울 서초동에서 마음샘클리닉을 개원하고 있는 김은혜·김진학 원장이 우리말로 옮겼다

(☎02-326-00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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