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희의 "디자인 오딧세이" ①
이명희의 "디자인 오딧세이" 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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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10.09.03 11: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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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은 차이가 성공을 부른다

십여 년 쯤 전, 어느 병원의 인테리어를 진행하다 머지않아 이 병원이 성공할 수 밖에 없을 것이라는 강한 인상을 받은 적이 있다.

당시만 해도 인테리어가 병원 경영에 미치는 영향을 인식하기 어려울 때였음에도 병원에 놓일 작은 그림 한 점까지 미대생에게 의뢰해 주문하고 환자의 수치심을 줄이기 위해 상담 시 조명의 밝기까지 조절하도록 했다. 또한 수술실 조명도 환자의 공포심을 줄일 수 있도록 하는 등 작은 부분까지 섬세하게 신경 썼다.

그 당시 다른 의사들이 상담 과정에서 대부분 진료하기 편하도록 놀라운 마인드의 차이를 발견한 것이다. 특히 마지막 상담에서 성공에 대한 가능성을 확신할 수 있었다.

보통 진료실 한쪽 구석에 의사들이 진료가 없거나 휴식을 취할 때 쓰는 작은 공간을 두는 경우가 많은데 대부분 인테리어엔 별 신경 쓰지 않고 비교적 싼 책상과 소파 하나 정도를 미적 감각 없이 두는 것과 달리 병원에서 가장 편안하고 안락하게 꾸며달라는 것이었다.

부인은 전문의인 남편을 위해 푹신하고 안락한 소파를 마련토록 하고, 술을 좋아하는 남편이 하루의 진료를 모두 마친 후 즐길 수 있는 홈바와 잘 꾸며진 세면대도 부탁했다.

왜 그런 공간에 돈을 들이느냐고 묻자 "남편이 행복하고 편안해야 환자를 편하고 친절하게 진료할 수 있지 않겠냐"는 대답이 돌아왔다. 아울러 남편의 직장이 편안해야 온 집안이 행복해지는 법인데, 집을 치장하는 데는 많은 돈을 쓰면서 막상 병원에는 투자하지 않는 것은 남편에 대한 배려가 적은 것이라는 지적도 해주었다.

마침내 원장의 휴게공간과 환자의 마음을 편하게 하는 것에 주안점을 둔 병원 인테리어가 완성됐다. 그 후 어쩌다 그 병원 앞을 지나는 길에 들러보면 언제나 부인이 준비해 놓은 싱싱하고 아름다운 꽃들이 놓여있고는 했다. 간호사와 스탭의 간식을 챙기고 기념일도 챙겨 주는 모습도 자주 보게 되었다.

이 작은 차이가 개인 산부인과로 시작한 이 병원이 10여 년이 넘은 지금에 이르러선 내과·외과·소아과·종합검진센터 등을 두루 갖춘 종합병원으로 발전하게 했다.

어찌 보면 아주 사소한 일 같지만 그 작은 차이가 다들 병원이 어렵다는 시기에 더 큰 발전을 가져오게 한 것이다. 작은 마인드는 결국 우리도 상상하기 어려운 커다란 결과를 가져올 수 있다는 생각이 든다.

작은 환경의 차이를 손쉽게 실천할 수 있는 병원 인테리어 아이디어를 제시하고자 한다. 작은 환경 변화 아이디어 중 가장 실천하기 쉬운 것이 계절별로 그림 바꾸어 거는 일이다. 개원할 때 걸어 둔 그림이 늘 그 자리에 있다면 환자로 식상하게 될 것이다.

두 번째 아이디어는 주사실을 낭만적인 침실로 꾸며 보는 것이다. 주사 베드엔 부드러운 컬러의 침대 시트를 깔고 스탠드를 사용해 조도도 적절히 조절해 보자.

세 번째, 일 주일에 한번은 계절 꽃이나 화분으로 향기를 주자.
네 번째, 대기실을 라운지 스타일로 꾸며보자. 의사보다 더 편하고 안락하게.
다섯 번째, 의자·간호사 휴게실을 아주 안락하게 꾸며 쉬는 시간엔 편히 쉴 수 있도록 꾸며보자.

이런 시도들이 처음엔 조금 번거롭고 힘들더라도 그 정성이 쌓이면 몇 년 뒤엔 상상도 못할 커다란 결과를 가져올 수도 있을 것이다(☎02-517-2051).

▲ 이명희(참공간디자인 대표)
이 대표는 홍익대학교를 졸업하고 시카고대학·싱가포르국립대학·PARIS HEC대학 등을 수료했으며, 20여년간 공간디자인 분야에 종사해 오면서 각종 방송·강의 경력과 함께 <헬로리모델링> <따뜻한 이명희의 스페셜 하우스 디자인> 등의 저서를 남겼습니다.

이 칼럼을 통해 공간디자인 전문가가 바라보는 의료현장과 그 뒤안에 대한 진지한 시선을 느낄 수 있을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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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경혜 2010-09-06 10:57:22
참 공감 가는 글이네요..
요즘 처럼 경쟁도 심하고 병원경영이 어려운때 무엇을 해야 할지 모르겠는데
작은 노력을 해야 하는 구체적인 생각을 듣을수 있어서 조으네염...
추석 휴가때 병원 가구하고 그림이라도 리폼 해야 겠네요...
감사 합니다..

* 기사속 광고는 빅데이터 분석 결과로 본지 편집방침과는 무관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