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정안은 제시 안 돼…고법, 2차 변론기일서 환우회 동참 가부 결정할 듯
백혈병치료제 '글리벡'의 약값을 깎으려는 정부와 유지하려는 제약사간 법정 다툼이 본격 2라운드로 접어들었다.
서울고등법원은 8일 한국노바티스가 보건복지부를 상대로 낸 '글리벡 약가인하처분 취소 소송'의 항소심에 대한 첫 변론기일을 열었다.
이날 법정에서는 두 소송 당사자의 의견을 듣고, 환자·시민단체가 새롭게 피고 보조참가인으로 참여하는 것을 허용할 것인지를 심리했다.
당초 예상과 달리 법원은 약가인하율 조정안을 제시하지는 않았다. 1심 법원은 복지부가 고시한 14% 보다 절반 가까이 낮은 8% 인하안을 조정안으로 제시한 바 있는데, 복지부는 당시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이번 소송의 쟁점은 글리벡의 보험약가가 '약가가 현저히 불합리한 사유'로 인해 14% 인하될 여지가 있는 지에 대한 법원의 판단이다.
이에대해 복지부는 비교약제(스프라이셀) 약가와의 균형 등을 고려할 때 인하 여지가 있고 절차 상 문제가 없다는 주장인 반면, 노바티스는 기존의 약가 재평가 과정을 통해 약가가 충분히 인하됐고 다른 나라에 비해 약가가 높지 않다며 맞서고 있다.
한편 고법은 다음달 13일 2차 변론기일을 예정했다. 이 때 백혈병환우회 등 환자·시민단체를 피고 보조참가인으로 인정할 지 여부를 확정할 것으로 보인다. 피고 보조참가인은 소송 결과에 따라 법률 상 이해관계가 달라지는 경우에 허용된다.
글리벡은 2006년 약제비 적정화 방안 이후 처음 도입된 시민사회단체 약가조정신청제도에 따라 가격이 14% 깎인 최초의 사례다. 그러나 노바티스는 약가인하처분 취소해달라며 즉각 행정소송을 제기했으며, 1심에서 승소했다.
글리벡은 1심 승소로 약가가 원상복귀됐다가 GIST연구가 보험급여 기준에 추가되면서 3.5% 자진인하 조치된 상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