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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핵으로 신음하는 아이들 사람답게 살 권리 있어"

"결핵으로 신음하는 아이들 사람답게 살 권리 있어"

  • 송성철 기자 good@doctorsnews.co.kr
  • 승인 2010.10.01 11: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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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이혁(세계결핵제로운동본부 총재)

결핵은 가장 오랫동안 많은 사람들에게 고통을 주고, 생명을 앗아간 질병입니다. 빈곤국가의 어린이와 환자들이 더 이상 결핵으로 신음하지 않도록 완전 퇴치를 위한 디딤돌을 마련하는 것이 제게 주어진 마지막 소명이라고 생각합니다."

지난해 9월 제2대 세계결핵제로운동본부 수장에 취임, 1주년을 맞은 권이혁 총재는 "세계 66억 인구의 1/3인 20억 명이 결핵보균자이고, 이 가운데 1800여만 명이 결핵을 앓고 있다"면서 "매년 약 800만 명의 결핵환자가 발생하고, 200만 명이 사망할 정도로 무시무시한 감염병"이라고 설명했다.

"결핵은 특히 북한을 비롯해 동남아와 아프리카 등 가난한 나라 빈곤층에서 가장 높은 사망원인으로 손꼽히는 질병입니다. 결핵으로 죽어가는 이들의 고통을 외면한다면 건강하고 행복을 누려야할 지구인들에게 불안과 불행을 안겨주는 결과를 초래하고 맙니다."

권 총재는 전세계 결핵 유병률을 비롯해 개도국 사망추이 등 결핵 통계에서부터 개도국 결핵관리를 위한 근본적인 접근 전략에 이르기까지 결핵퇴치를 위한 청사진을 펼쳐 보였다.

"결핵을 퇴치하기 위해서는 일방적으로 퍼주기식의 지원정책에서 벗어나 현지인들이 어떻게 결핵을 진단하고 관리할 것인지에 대한 실질적인 대응 전략을 전수하는 것이 장기적으로는 더 효율적"이라고 지적한 권 총재는 "세계결핵제로운동본부 총재 취임 이후 1년 동안 고민해 온 문제에 대한 답을 내놓게 됐다"고 언급했다.

배고픈 사람에게 당장의 허기를 면하는 물고기만 주기 보다는 낚시하는 방법을 가르쳐야 한다는 것.

결핵 완전 퇴치 위한 디딤돌 놓고파

권 총재는 운동본부의 수장을 맡아달라는 제안을 받고 처음엔 무척 망설였다고 했다.
돌이켜보면 권 총재처럼 바쁜 삶을 산 경우도 드물다. 1965년 서울대 교수로 부임한 이후 서울의대 학장·서울대 보건대학원장·서울대 총장을 잇따라 역임했다.

1983년 문교부 장관을 시작으로 보건사회부 장관(1988년)·환경처 장관(1991년) 등 3개 부처 장관을 맡았다. 1996년 12월부터 2007년 1월까지 10년 동안 성균관대 이사장을 맡아 대학 발전과 위상을 높이는데 앞장서기도 했다.

"이제는 쉬면서 책도 읽고, 글도 쓰면서 여유작작한 삶을 살아보자고 결심한 것이 가장 마음에 걸렸습니다. 하지만 건강이 허락할 때 유종의 미를 거두는 것도 의미있는 일이라는 생각에 총재직을 맡게 됐지요."

권 총재는 취임 이후 본격적인 '결핵'에 매달렸다. 대한결핵협회 결핵연구원장을 역임하고, 11년 동안 중국 산동성 결핵관리 고문으로 활동해 온 김성진 전 세계보건기구 결핵자문위원이 본부 부총재로 합류하면서 새로운 지구촌 결핵관리 프로젝트를 구체화할 수 있는 동력도 얻었다.

최근에는 김상재 국제결핵연구소장·김성규 연세대 명예교수·김희진 결핵연구원장·한성구 결핵학회 이사장 등 국내 내로라 하는 결핵 전문가들을 결핵전문위원회 위원으로 위촉, 전세계 결핵퇴치를 위한 전략과 실행방안을 만드는 일도 진행하고 있다.

"베트남과 캄보디아가 첫 시험대가 될 것입니다. 이들 국가에 최신 결핵관리모델센터를 설치해 지역사회 결핵시범사업을 펼칠 계획입니다."

2시간 이내에 결핵을 진단하고, 약제 내성결과를 알 수 있는 최신 장비를 설치해 첫 방문에서 확진과 적절한 처방이 이뤄지도록 함으로써 치료성공률을 높이고, 추가 전파를 차단할 계획이다. 아울러 현지 의료진에 대한 교육과 기술전수를 통해 진단검사 능력을 갖추도록 하고, 주민·환자교육으로 치료 순응도를 높여나갈 방침이다.

"이러한 결핵관리모델을 확대해 나간다면 충분히 스스로 결핵을 관리할 수 있을 것으로 판단하고 있습니다."

권 총재는 "결핵의 무거운 짐을 지고 있는 인도는 물론 아프리카의 에티오피아나 우즈베키스탄·카자흐스탄 등으로 결핵관리모델을 확대할 수 있도록 도움을 줄 수 있는 발판을 마련하고 싶다"면서 "정성과 관심이 모아지면 지구상에서 결핵으로 꺼져가는 수많은 환자들이 다시금 생명을 찾고 사람답게 살아갈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생전 처음 기업체를 방문해 손을 벌리고 있다"고 털어놓은 권 총재는 "결핵퇴치 활동은 세계에서 처음 원조 수혜국에서 원조 공여국으로 우뚝선 한국이 마땅히 해야 할 의무"라고 했다.

■ 세계결핵제로운동본부는?

세계결핵제로운동본부는 2004년 11월 22일 전세계 곳곳에서 결핵으로 고통받는 생명을 구하고, 지구촌에서 결핵을 완전히 퇴치하기 위한 목적으로 설립된 국제지원단체.

2006년 북한에 밀가루 120톤과 결핵약품 2000명분지원을 시작으로 북한 결핵환자와 어린이들을 위해 본격적인 결핵약품과 식량 및 생활용품 지원사업을 펼치고 있다.

결핵어린이돕기범국민운동·서울 남산 걷기대회·생명 나눔의 밤·한겨례 한 밥상 운동 등 다양한 캠페인을 펼치고 있다. 한반도 결핵퇴치 세미나·세계결핵의 날 세미나·서태평양결핵실태와 대처방안·C.W. 프로젝트 추진회의 등 학술활동도 벌이고 있다.

2007년 통일부 허가를 받은 공식 기부단체로 김윤옥 대통령 영부인을 비롯해 4만 4243건의 후원을 통해 104억원을 모금, 지원사업을 계속하고 있다.

탤런트 박지빈 군과 최수종·하희라 부부를 비롯 성악가 폴 포츠가 홍보대사를 맡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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