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을 위한 바른 소리, 의료를 위한 곧은 소리
updated. 2024-04-20 06:00 (토)
10년째 노블레스 오블리제 이어가는 전공의 봉사단체

10년째 노블레스 오블리제 이어가는 전공의 봉사단체

  • 이현식 기자 harrison@doctorsnews.co.kr
  • 승인 2010.11.12 12:13
  • 댓글 0
  • 페이스북
  • 트위터
  • 네이버밴드
  • 카카오톡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대한전공의협의회 참의료진료단

매주 일요일 구로동 외국인진료소에서 무료 진료활동을 펼치고 있는 의사들이 있다. 이들은 향후 해외의료봉사는 물론 전국 단위까지 확장해 지역 봉사계획을 세우고 있다.

"봉사는 거창한 것이 아니라 근무시간 외에 하는 당연한 일이자 삶의 일부"라고 말하는 보령의료봉사상 이달의 수상자, 대한전공의협의회 참의료진료단을 만났다.

매주 일요일 구로동 외국인진료소에 가면 20~30대 젊은 의사들이 외국인 노동자들을 진료하는 풍경을 볼 수 있다.

50만 외국인 이주 노동자 시대에 아파도 하소연할 곳 없는 외국인들을 따뜻하게 보듬어주는 의사들은 바로 대한전공의협의회 참의료진료단(이하 참진단) 소속 전공의들.

▲ 2009년 8월 23일 구로동 외국인진료소에서 이희상 서울아산병원 정형외과 전공의가 환자를 진료하는 모습.
현재 7개 대학병원(서울대학교병원·신촌세브란스병원·삼성서울병원·서울아산병원·고려대학교안암병원·순천향대학교병원·관동대학교명지병원)이 매주 번갈아 가며 내과·정형외과·가정의학과 전공의들이 무료진료를 펼치고 있다.

참진단이 결성된 것은 의약분업 투쟁이 한창이던 2000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전공의들은 올바른 의약분업을 위한 투쟁에 참여하면서 국민 건강을 걱정하는 순수한 마음을 표현하며 국민 옆으로 다가가기 위해 무료진료단체인 참진단을 구성했다.

이후 참진단은 10년간 젊은 의사들의 노블리스 오블리제 전통을 이어가면서 전공의들 간 화합과 소통을 이루는 촉매제로서 제기능을 다하고 있다.

안상준 참진단장(대한전공의협의회장)은 "참의료라고 하는 것은 의료를 하는 사람의 동기·마음가짐과 이를 뒷받침할 수 있는 의료 환경 등 두 가지 맥락에서 생각할 수 있다"며 "대전협 참진단은 의료봉사에 참여하고자 하는 서울·경기지역 전공의들이 자발적으로 모여 이루어지는 봉사단체로서, 전공의라는 바쁘고 고단한 환경 속에서 유일한 휴일인 일요일에 외국인 진료소에 나와 무료진료를 하는 일이야말로 참의료를 향한 마음을 보여주는 것이라 믿는다"고 말했다.

"의료봉사는 몇일 몇시부터 몇시까지 해야 하니깐 굳이 그날 다른 약속을 취소하고 스케줄러에 별표 표시를 해놔야 하는 그런 거창한 일이 아닙니다. 내가 일하는 시간 외에 언제든지 당연한 것처럼 가서 하는 것이 봉사이고, 그것이 삶의 일부라고 생각하는 전공의들이 모인 곳이 대전협 참진단입니다."

구로동 외국인진료소는 2004년 7월 22일 이완주 원장이 김해성 목사와 함께 개원했으며, 전공의협의회가 매주 일요일 무료진료에 참여하고 있다. 외국인노동자전용의원에는 참진단 외에도 참의료실현 한의사회와 고대구로병원 등 여러 봉사단이 한데 모여 진료소를 이끌어 가고 있다.

▲ 2004년 10월 17일 이승표 당시 서울대병원 내과 3년차 전공의(현 서울대병원 전임의)가 구로동 외국인진료소에서 환자를 보고 있다.
참진단이 외국인 노동자를 위해 봉사활동을 펼치게 된 이유는 무료진료봉사의 성격상 의료혜택을 받지 못하는 이들에게 도움이 돼야 의미가 있다고 판단해서다.

국내 건강보험제도는 비교적 누구나 진료를 받기 쉽도록 병원 문턱을 낮춰놨기 때문에 무료의료봉사를 가장 많이 필요로 하는 사람들은 서울역의 노숙자들과 외국인 노동자라는 결론에 도달했다.

그래서 2000년 서울지역 참진단은 적십자병원에서 외국인 노동자를 대상으로, 그리고 대구 등 각 지역별 참진단은 도서산간지방 및 의료 낙후지역, 의료 소외지역을 찾아가 무료진료봉사를 실시했다.

그러나 의약분업 투쟁이 끝난 후 전공의들이 소속 병원으로 돌아가고 바쁜 일정에 묶이게 되면서 현재는 서울지역 외국인 노동자 무료진료만 지속되고 있다. 구로동 외국인전용의원이 생기기 전에는 적십자병원에서 약 4년간 진료했다.

"외국인을 상대로 한 의료봉사라고 해서 일반 진료환경과 많이 다를 것은 없습니다. 외국인 노동자들도 한국으로 이주해 활동하는 만큼 어느 정도 의사소통은 가능합니다. 그렇게 때문에 병력청취 후 신체검진을 통한 진단 후 약물을 처방하게 됩니다.

" 안 단장은 "접수나 약물 포장 등 행정업무에 대해서는 '평화사랑나눔 봉사단'의 봉사단원들이 큰 도움을 주고 있다"고 말했다.

▲ 대기중인 환자들.

"힘든 점이요? 참진단원들이 봉사하러 나올 때 의료에 집중하기 어려운 상황이 벌어질 때가 있습니다. 소속 병원에서 주치의로서 진료하던 환자들이 상태가 안 좋아지거나 응급실을 통해 중환들이 입원하게 되면 즉시 병원으로 돌아가야 할 경우도 있고 계속 남더라도 마음이 무거워 진료가 손에 안 잡힙니다.

그러나 우리 전공의들은 각 병원의 주치의로서, 무료진료를 기다리는 외국인 노동자들의 진료의로서도 최선을 다하고 있습니다."

참진단은 현재 구상 중인 'Expanded Project'을 통해 수도권지역의 전공의뿐만 아니라 봉사에 대한 열정을 가진 전국의 전공의들이 참여할 수 있도록 조직을 확장할 계획이다.

"매주 일요일 외국인전용진료소 무료진료봉사는 기존처럼 계속 해나가면서 뜻 있는 전국의 전공의들을 참진단원으로 모집한 후 단원의 분포에 따라 지역별로 무료 진료 봉사를 추가할 계획입니다.

일년에 한번씩 해외의료 봉사와 의료 낙후지역인 섬 봉사를 각각 진행함으로써 '참의료'의 진정한 의미를 꾸준히 실행해 나가겠습니다." 

개의 댓글
0 / 400
댓글 정렬
BEST댓글
BEST 댓글 답글과 추천수를 합산하여 자동으로 노출됩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수정
댓글 수정은 작성 후 1분내에만 가능합니다.
/ 400
내 댓글 모음
* 기사속 광고는 빅데이터 분석 결과로 본지 편집방침과는 무관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