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우택·민성길 외 지음/청년의사 펴냄/1만 3000원
대한민국에서 가장 좁은 면적에 가장 많은 사람들이 모여 살고 있는곳. 모든 정치·경제·사회적 힘이 모여 있는 곳.그 공간의 기능의 일부를 다른 공간으로 옮기겠다는 행정수도 이전에 대해 그리도 많은 논란이 있었던 곳.
그렇지만 그 이름에 걸맞는 어떤 구체적 유물이나 예술 작품이나 공간을 가지고 있지 못하면서 그냥 그대로 이름값을 해야만 하는 그 곳. 서울.
그 서울을 이야기한 <서울을 정신분석하다>가 출간됐다.
서울시 정신건강보건사업지원단의 지원으로 서울의 문화와 정신건강에 대한 연구프로젝트 책임을 맡은 전우택 연세의대 교수(정신과)는 "이 도시가 나와 내 가족들, 내가 사랑하는 모든 사람들의 상당수가 살아가는 데 적절한, 그리고 건강한 공간인지, 그리고 앞으로 그런 공간이 되기 위해 어떤 노력을 구체적으로 해야 하는지를 생각"하면서 이 책의 단초를 삼았다.
민성길 연세대 명예교수(서울시 은평병원장)·한성열 고려대 교수(심리학)·송도영 한양대 교수(문화인류학)·이명수 서울시정신보건센터장·전효관 서울시 하자센터장·유시은 연세대 통일연구소 연구원(통일학 박사) 등 다양한 학문적 배경을 가진 필진을 통해 이 책의 이야기는 시작된다.
이 책은 '서울의 문화' 이야기다. 톺아들어가면 '서울의 문화적 매력 결핍에 의한 서울의 정신적 빈곤'을 짚어간다. 세계가 놀랄 정도로 빠른시간 안에 경제대국 반열에 올라서고 각종 업적들을 양산하고 있으면서도 여전히 '정신적 빈곤'과 '정신건강의 문제' 앞에 취약한 도시.
숨가쁜 변화와 발전만큼 더 병들어간 이 도시는 이제 정신적으로 건강하게 만드는 것을 가장 큰 과제로 삼아야 한다는 것이다.
이 책은 모두 3부로 구성돼 있다. 먼저 들머리에서는 '서울의 문화와 정신건강'을 살피며, '문화와 정신건강'·'서울시민들의 일상생활 성격 형성과 멘탈리티'·'서울시와 다문화살이'를 다룬다.
두번째로는 '서울시민의 마음을 더 건강하게'를 통해 서울의 문화적 결핍이 불러오는 문제점과 시민의 정신건강에 미치는 영향들을 '서울의 치유하는 문화 형성'·'서울시 정책과의 연계성 측면에서 본 정신건강'·'서울 문화와 지역사회 정신보건' 등에서 찾아본다.
마지막으로 '서울 문화의 정신역동'에서는 600여년간 수도로서 자연과 사람이 공생하며 과거와 현재를 연결하는 공간이었고 민족의 역사적 수난과 영광이 집약돼 세련된 정신문화를 꽃피우다가 근대에 들어 외세의 개입·일제 강점·분단·한국전쟁·급속한 산업화 등을 거치면서 훼손된 우리의 문화를 되짚어보며 빠르게 다문화사회로 이입되면서 새로운 도전이 되고 있는 정신문화에 대해서도 살핀다.
경건하지 못한 도시, 삭막한 도시, 특징 없는 도시, 정신문화가 없는 도시에서 그냥 살아가는 것이 마뜩치 않다면 우리가 잃어버린 것과 부족한 것이 무엇인지 먼저 알아볼 일이다
(☎02-2646-085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