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SK, 내성률 높아 글로벌 차원 자진 품목허가 조정
식약청, 15개 제네릭도 조정 방침…영향 크지 않을 듯

대표적인 만성 B형간염 치료제 '제픽스(라미부딘)'가 1차 치료제로 사용이 제한됐다.

식품의약품안전청은 최근 라미부딘 성분의 제네릭 15개 제품<아래 표 참조>에 대해 초치료 사용을 제한하는 내용의 허가사항  통일조정을 공고했다. 해당 제네릭을 판매하는 업체는 14일까지 의견을 낼 수 있다.

이번 조치는 지난달 25일 오리지널인 제픽스에 대해 GSK가 자진 허가사항 변경을 신청함에 따라 제네릭의 허가사항을 오리지널과 통일하기 위한 것.

변경된 허가사항에 따르면 제픽스는 만성 B형간염 치료를 처음 시작하는 경우 내성발현율이 높으므로 내성에 대한 더 높은 유전적 장벽이 있는 다른 항바이러스제를 사용할 수 없거나 적절하지 않을 때에만 사용을 고려할 수 있다.

이번 조치에 대해 식약청은 "오리지널과 제네릭의 허가사항을 통일하는 통상적인 절차"라며 "아직까지 들어온 의견은 없다. 오리지널의 허가사항이 변경되면 별다른 이견없이 제네릭도 따라가는 것이 일반적"고 말했다.

국내 출시된 지 10년이 지난 라미부딘은 저렴한 가격과 장기간 사용 시 안전성을 인정받아 대표적인 만성 B형간염 치료제로 자리매김해왔다. 하지만 첫 사용 이후 4년째 내성 발현율이 70%대까지 보고되는 등 높은 내성률이 문제가 돼 최근 미국과 유럽의 허가당국으로부터 1차치료 때 사용을 제한하도록 조치된 바 있다.

GSK는 "글로벌 차원에서 허가사항 변경이 결정돼 국내 상황을 검토한 끝에 자진 허가사항을 변경키로 했다"며 "제픽스의 장기 사용에 따른 효과가 입증됐고, 축적된 처방 경험이 있기 때문에 이미 기존에 제픽스를 안정적으로 사용해온 환자들은 처방을 바꿀 필요가 없다"고 밝혔다.

한편 이번 조치가 실제 진료 현장에 미칠 영향은 크지 않다는 게 전문가들의 견해다. '바라크루드(엔테카비어)', '레보비르(클레부딘)', '세비보(텔비부딘)' 등 상대적으로 내성률이 낮은 새로운 치료제들이 속속 도입되면서 이전 라미부딘에 대한 처방량을 상당수 흡수해왔기 때문.

이관식 연세의대 교수(강남세브란스병원 소화기내과)는 "그동안 보험급여 문제로 저렴한 라미부딘이 선호된 측면이 있었지만, 지난해 10월부터 신약에 대한 급여 제한이 사라지면서 사실상 초치료 때 라미부딘 처방은 거의 이뤄지지 않는다"며 "2009년 미국간학회와 유럽간학회의 가이드라인에서도 인터페론과 테노포비어, 엔테카비어를 1차치료제로 권고하고 있다. 다만 국내에서는 사용 가능한 치료제가 제한돼있다는 점을 고려해야 할 필요는 있다"이라고 말했다.

라미부딘은 2007년 477억원 가까이 처방됐지만, 점차 처방 규모가 감소해 2009년에는 167억원까지 처방액이 줄었다(건강보험 EDI 청구액 기준).

<품목허가 통일조정 대상 라미부딘 제네릭>

김은아 기자 다른기사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