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스미토모사와 15일 계약 체결…2014년 개설 예정
양성자 특성 이용 종양부위만 정교하게 타격
삼성의료원(의료원장 이종철)이 '꿈의 암치료기'로 불리는 최첨단 양성자치료기를 도입하기로 결정하고 15일 일본 스미토모사(SHI)와 도입 계약을 체결했다고 밝혔다.
삼성의료원은 2014년 11월까지 병원내에 지상 6층, 지하 4층 연면적 1만 4530m2(4403평) 규모의 양성자치료센터를 완공하겠다고 밝혔다.
양성자치료센터에는 2기의 회전조사형 양성자치료기를 비롯해 양성자의 세기를 조절하는 양성자치료 장치(Intensity Modulated Proton Therapy, IMPT)와 영상을 통해 확인하면서 방사선치료를 하는 콘빔 실시간 전산화 단층촬영장치(Cone Beam CT)를 탑재하게 된다.
첨단 암치료 기술 집약…치료 효과·정확도 높여
회전조사형 양성자치료기에는 첨단 로봇 치료대(robot couch)를 설치해 정밀성을 높였으며, 치료범위에 따라 유연하게 대응할 수 있도록 했다. 기존 치료대와 달리 로봇 팔을 이용해 6개 방향에서 환자의 위치를 자유자재로 변동하면서 치료위치를 잡을 수 있어 치료 효율과 정확도를 한층 높일 수 있게 된다.
지금까지는 환자치료용 차폐블럭과 선량보상체를 일일이 선반을 이용해 장시간 정밀 가공해야 했으나 주사선(scanning beam) 치료방식과 다엽콜리메이터(Multi-Leaf Collimator, MLC)를 장착, 치료 준비기간을 단축하고, 갑작스럽게 치료계획을 변경할 때 즉각적으로 대응할 수 있도록 했다. 환자의 호흡과 움직임을 감지, 방사선 조사를 자동으로 조절하는 호흡동조치료시스템(Respiratory Gating System)을 갖춰 치료의 정확도를 높였다.
삼성의료원이 이번에 도입하는 양성자치료기는 첨단방사선치료기(LINAC)에서 일부 사용하고 있는 세기조절 방사선치료기법(Intensity Modulated Radiation Therapy, IMRT)을 갖췄다. IMRT는 방사선을 쪼이는 영역을 기존의 3∼5개에서 수백개로 늘려 각각 조사하는 선량을 컴퓨터를 이용해 개별 조절하는 장비. 양성자치료의 정교함과 정확성을 한층 더 높일 수 있으므로 치료가 필요한 종양부위만 정교하게 타격할 수 있고, 부작용을 최소화할 수 있다.
양성자치료 4월부터 소아암 한해 보험 적용
양성자치료는 4월 1일부터 소아암에 한해 건강보험 급여대상에 포함됐다. 보건복지부는 3월 18일 건강보험정책심의위원회를 연 자리에서 18세 미만 소아암 환자에 대한 양성자치료를 보험급여에 포함키로 했다. 양성자 치료비는 그동안 보험적용이 되지 않아 1인당 약 3000만원을 부담해야 했다. 하지만 4월부터 보험이 적용되면서 보험급여 진료비의 5%만 부담하면 되는 암환자의 경우 약 100만원(선택진료 미포함) 가량만 내면 치료를 받을 수 있다.
아울러 사이버 나이프의 경우 기존 머리부위만 보험급여를 했으나 절제수술이 불가능한 초기 폐암과 척추종양 환자 등 체부까지 확대했다.
방사선 치료 효과는 높이고 정상세포는 보호
일반적으로 암을 치료하는 방법으로 수술요법·화학요법·방사선요법 등이 있다.
방사선에는 전자기방사선(감마선·X-선·자외선·가시광선·적외선·전자파·라디오파 등)과 입자방사선(전자선·양성자선·중성자선·중전하 입자 등) 이 있으며, 이중 감마선·X-선·전자선·중성자선·양성자선이 암치료에 쓰이고 있다.
감마선을 이용하는 감마나이프는 뇌종양을 전문적으로 치료한다. 사이버나이프는 6개의 관절이 있는 로봇 팔을 이용, 여러 방향에서 방사선을 쏘기 때문에 뇌를 비롯한 거의 모든 암에 적용할 수 있다. 토모테라피는 X선에 컴퓨터단층촬영장치(CT)를 결합, 환자 주위를 돌면서 종양의 이미지를 얻은 후 5만 개 이상의 방사선 가닥을 쏘여, 암을 치료한다.
하지만 X선이나 감마선 등은 심부에 있는 종양을 치료할 때 정상조직까지 파괴하는 부작용이 있다.
여기에서 한 발 더 나아가 정상세포 보호와 암세포 파괴라는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개발한 것이 양성자치료. 양성자치료는 수소 원자핵인 양성자를 사이클로트론으로 가속, 빔을 발생시켜 암조직을 파괴하는 치료법이다. 양성자가 가진 특이한 물리학적 성질인 브래그 피크(Bragg Peak)를 이용한다. 브래그 피크는 양성자가 암 조직에 도달할 무렵 파괴력을 순간적으로 극대화한 후 소멸하므로 정상조직에는 거의 에너지 흡수가 일어나지 않아 방사선 치료로 생길 수 있는 부작용이 거의 없어 '꿈의 치료기'로 불리고 있다.
양성자치료는 혈액암처럼 혈액 속에 퍼져서 일정한 형체가 없이 자라는 종양과 달리 덩어리를 형성하는 폐암·간암·두경부암·전립선암 등에 적용하고 있다. 특히 정밀한 타격이 필요하고, 정상조직 파괴 문제로 X선 치료로는 적용이 어려운 안구암·뇌 및 척수의 척색종 등에 효과적인 치료법으로 입증을 받았다.
1947년 윌슨에 의해 의학적 치료에 처음으로 활용됐으며, 이후 지속적인 연구를 거쳐 1990년 세계 최초로 미국 로마린다대학 메디컬센터에 환자치료 전용 양성자치료 시설이 건립됐다.
현재 미국에서는 일부 암에 대해서는 양성자치료에 대해 건강보험을 적용하고 있으며, 그 범위가 점차 확대되고 있다. 양성자치료기는 미국 하바드대 부속병원·MD 앤더슨 암센터·일본 국립암센터 등 세계 32개 기관만 보유하고 있다.
국내에서는 2007년 3월부터 국립암센터에 처음 도입됐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