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overstory 준비는 끝났다, 축제만 남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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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조명덕 기자 mdcho@doctorsnews.co.kr
  • 승인 2011.04.29 15: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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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협 제33차 종합학술대회 "열흘 앞으로"
사전등록 6000명…현장등록 문 열려있어

 
Cover Story

▲ 의학의 여러영역을 밝고 경쾌한 네가지 색과 아이콘을 함축적으로 표현한 제33차 종합학술대회 포스터 이미지.따뜻하고 친근한 느낌의 이번 대회의 슬로건에 맞춰 손으로 그린 느낌의 네 개의 그림은 사람과 사람·의사·연구·생명의 소중함을 의미하며 네개의 각각의 그림은 십자가가 나타나도록 배치해 대한의사협회의 이미지를 더욱 강조하고 있다

'국민과 의사가 함께 하는 축제의 한마당' 대한의사협회 제33차 종합학술대회가 열흘 앞으로 다가왔다. 개회식은 13일이지만 이에 앞서 12일 전야제로 '환우와 함께하는 사랑나눔 음악회'가 열리기 때문에 꼭 열흘 남은 셈이다.

3년마다 열리는 국내 최대의 의학학술제전인 의협 종합학술대회는 1947년 첫 발을 내딛은 후 64년 동안 학회 및 유관단체는 물론 의료관련 정책입안자 등 의료계 종사자 뿐만 아니라 국민이 함께 참여하는 행사로 발전해 왔다. 아울러 의료계의 단합과 의학정보의 교류에도 크게 기여해 왔다.

13일부터 15일까지 '국민을 내 가족처럼 환자를 내 생명처럼'이란 슬로건을 내걸고 그랜드힐튼서울호텔에서 열리는 제33차 종합학술대회는 임상분야 28개 학회의 춘계 학술대회·심포지엄·연수강좌와 기초분야 10개 학회가 참여하는 제19회 기초의학 학술대회가 함께 진행되며 유관단체도 동참하는 매머드급으로 펼쳐진다.

의협은 이미 2008년 조직위원장에 김성덕 대한의학회장, 사무총장에 임태환 의학회 학술진흥이사를 임명한 데 이어 2009년 5월 조직위원회 구성을 마치고 2년여 동안 제33차 종합학술대회의 성공적인 개최를 위해 만반의 준비를 기울여 왔다.

4월 15일 마감된 사전등록에 이미 5745명이 참가를 약속했다.

가장 먼저 등록한 차문호 회원(경기 용인시 처인구보건소)과 최고령자인 정환영 회원(서울 종로·혜화신경외과의원장·인터뷰 9면) 등 의사회원과 가족을 비롯 보건의료계 각 분야 종사자, 미래 한국의료를 이끌어갈 의대생은 물론 일반 국민까지 사전등록을 통해 참여하기로 해 명실상부한 '국민과 의사가 함께 하는 축제의 한마당'이 될 것으로 보인다.

2008년 '의협창립 100주년'을 기념해 열린 제32차 종합학술대회 때의 약 4000명에 비해 사전등록 인원이 50% 가까이 늘어나 이번 제33차 종합학술대회에 대한 관심의 크기가 느껴진다.

특히 회원 뿐만 아니라 가족·전공의·공보의·의대생 등의 사전등록률이 높아 대상 별로 기획된 프로그램이 적중한 것으로 풀이된다.

이번 종합학술대회는 의협창립 100주년을 맞아 열린 2008년 제32차 종합학술대회와는 달리 의료계의 현재 상황과 분위기를 고려해 이벤트 형태의 프로그램보다는 내실을 꾀하는 프로그램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 비록 외형은 줄어든 감이 있지만 내용적으로 프로그램의 질은 상당히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국민곁으로 한발짝 더 다가가는 종합학술대회

학술대회에선 의사 출신으로 컴퓨터바이러스 백신을 개발해 통합보안업체 '안철수연구소'를 창업한 후 카이스트 석좌교수를 거쳐 서울대 융합과학기술대학원장으로 자리를 옮긴 안철수 교수와, 역시 의사 출신으로 <시골의사의 부자경제학> 등의 저서를 통해 국내에서 가장 명성있는 경제전문가로 자리잡은 박경철 안동신세계연합클리닉 원장의 강의를 들을 수 있다.

13일 안철수 교수의 키노트렉처 '미래사회의 전문가가 갖춰야 할 다섯가지 마음가짐'과 15일 박경철 원장의 특강 '의사들이 꼭 알아야 할 경제현황' 같은, 쉽게 들을 수 없는 명강의를 접할 수 있는 절호의 기회를 놓쳐서는 안되겠다.

사전등록자를 대상으로 관심있는 프로그램에 대한 의견을 수렴한 결과 안철수 교수와 박경철 원장의 강의를 비롯 ▲의료인을 위한 커뮤니케이션 기법 ▲의학과 생명과학의 만남 ▲의사의 다양한 사회적 역할 ▲세계 의료사회에서의 한국의사의 역할 등은 1000명 이상으로 부터 참여하고 싶은 강연으로 선택됐다.

아울러 '국민을 내 가족처럼 환자를 내 생명처럼'이라는 슬로건에 걸맞게 의사회원 가족은 물론 국민이 함께 참여할 수 있는 다양한 프로그램이 제공된다.

특히 15일 '암 전문의가 함께하는 강좌'에는 암 환자 및 가족들의 이목이, 14일 '의대 및 의학전문대학원 입학설명회'는 의사가 되려는 수험생과 학부모의 관심이 집중될 것으로 보인다. '의사문학제'와 '의인미술전람회'도 마련돼 의사들의 다양한 재능을 엿볼 수 있다.

의협은 100년이 넘도록 국민건강을 지키기 위한 중추적인 의료단체로 기능해 왔지만 그에 걸맞는 평가를 받지 못한 것이 사실이다. 대표적인 이익단체라는 인식이 사회 저변에 짙게 깔려 있기 때문에 정당한 주장까지도 '기득권 수호'나 '밥그릇 지키기'로 매도되는 안타까운 일이 반복되고 있다.

따라서 국민 곁으로 한발짝 더 다가가 함께 호흡하면서 공감대를 형성해 나가는 일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국민과의 자유로운 소통을 통해 의사사회와 의료에 대한 이해를 높이고, 이를 바탕으로 크게 실추된 의사와 환자와의 신뢰관계를 새로 쌓아가면서 긍정적인 의사상을 심어나갈 필요가 있다.

이같은 맥락에서 국민과 함께 할 수 있는 프로그램이 부각되고 있다. 의사회원 본인의 참여는 물론 가족이나 친지·지인에게도 적극적으로 참여할 수 있는 동기를 부여한다는 점에서 그렇다. 적극적으로 참여를 권유해야 할 대목이다.

또 이번 제33차 종합학술대회를 앞두고 <의협신문>이 조직위원회와 같이 기획해 8개월여 연재된 '릴레이 탐방 33인-진료실 밖에서 한국의료의 길을 묻다' 시리즈가 대회기간 내내 전시된다.

지난해 8월 30일자 '노태헌 서울중앙지법 의료전담재판부 판사'를 시작으로 9일자에 게재될 '박용현 두산그룹 회장'까지 의사회원 가운데 진료실 밖으로 나가 새로운 길을 개척한 주인공 33명을 한꺼번에 만날 수 있는 절호의 기회다.

대상별 맞춤프로그램 '관심 집중'

학술프로그램은 국내 의료정책·제도와 최신의료기술·의학의 발전 방향에 대해 토론하고, 다양한 영역의 회원들에게 맞춤 정보를 제공할 수 있도록 구성됐다.

건강보험제도·의약분업제도와 전공의제도·공보의제도에 대한 평가를 비롯 최근 논란이 되고 있는 신의료기술의 임상 적용에 대한 역사적 고찰과 학술적·윤리적 쟁점을 다루는 토론도 주목할 만 하다.

또 세계적으로 인정받고 있는 장기이식·로봇수술 등 한국 의료기술의 수준을 되짚어 보면서 미래 성장동력으로써 보건의료 기술의 발전방향에 대해 논의하고, 의사 뿐만 아니라 생명공학자·약학자 등이 함께 참여해 의학·생명과학의 발전과 신약개발에 대한 최신기술 정보를 공유하는 토론의 장도 눈길을 끌만 하다.

제33차 종합학술대회의 큰 특징은 다양한 참가 대상별로 맞춤형 프로그램을 준비했다는 점이다. 개원회원 뿐만 아니라 원로회원과 젊은회원 및 예비의사는 물론 일반국민을 대상으로 하는 다채로운 프로그램이 손님을 맞을 채비를 하고 있다.

개원회원을 위해서는 최신지견에 대한 연수강좌와 의사들이 알아야할 경제현황과 병의원 마케팅에 대한 특강이 기다리고 있고, 젊은 의사들의 사회 진출에 도움을 주기 위해 의사로서 다양한 분야에서 활동하고 있는 전문가와 세계적 명성을 얻고 있는 재미의학자를 초빙해 그들의 경험을 들을 수 있는 기회도 있다.

특히 최근 의사시니어 클럽 발족에 즈음해 원로 회원들의 세컨드 라이프에 대해 논의하는 시간도 마련된다.

이번 종합학술대회의 또 다른 특징으로는 전국적인 붐을 조성하고 지방 회원의 참여를 늘리기 위해 시도의사회가 주관하는 4개 권역별(충청권·호남권·대구경북권·부산경남울산권) 학술대회를 개최한다는 점이다.

특히 15일 대구경북권 학술대회에서는 그랜드힐튼서울호텔에서 진행되는 특강 및 개원의 연수강좌 일부를 실시간으로 중계해 상경하지 못한 지역회원들도 참여할 수 있도록 했다.

한편 의료기기 및 의료정보 업체 78곳이 87개 부스를 배당받아 의약품·영상진단기기·검사진단기기 등 보건의료 전시관, 공공기관·서적·의료기기 개발센터 등 의료정보 전시관, 컨벤션뷰로·리조트·보험 등 기업프로모션 전시관 등을 운영한다.

참가자들의 편의를 돕기 위한 배려도 학술대회장 곳곳을 채우고 있다. '인터넷 카페 라운지'를 조성해 인터넷 사용 및 음료를 무료로 제공하는 한편 고 이태석 신부의 다큐멘터리 '울지마 톤즈' 및 의료봉사 활동을 담은 동영상을 대형 모니터로 상영한다.

무선랜(WiFi)도 제공하고, 그랜드힐튼서울호텔과 지하철 3호선 홍제역 사이에 셔틀버스를 추가 배차함으로써 참가자들의 불편을 최소화할 방침이다.

특히 새로 시도하는 시스템으로 강의장마다 RFID를 도입, 참석인원은 물론 강의별 선호도·인기도 등을 파악하고 연수평점 부여를 위한 참석확인에도 적용할 계획이다.

연수평점 쌓기 "이보다 더 좋을 순 없다"

개원하고 있는 회원들의 참여를 높이기 위한 개원의 연수강좌 프로그램은 모두 일요일인 15일에 집중 배치됐다.

내용도 대한개원의협의회 및 각과 개원의협의회의 의견을 수렴, ▲병원 마케팅 ▲직원관리 ▲성공하는 의원경영 ▲1차의료의 진료패턴을 바꾸는 임상연구결과 소개 ▲PRP를 이용한 통증치료 ▲보툴리눔톡신의 임상적 사용 ▲초음파를 이용한 신경차단술 등 개원과 경영에 실질적인 도움을 줄 수 있는 강연으로 꾸며졌다.

대학과 대학원을 졸업하고도 평생 공부해야 하고, 이를 의무화하고 있는 직종은 '의사' 밖에 없다. 국민의 건강과 생명을 책임지고 있는 만큼 눈부시게 발전하고 있는 최신 의학과 의료기술을 발빠르게 따라잡아야 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각 학회·개원의협의회·대학병원·지역의사회가 연수강좌를 열고 있고, 바쁜 의사들이지만 진료시간을 쪼개 연수강좌에 참여하고 연수평점을 취득하고 있다.

종합학술대회 만큼 평점 취득에 좋은 기회도 드물다. 등록만 해도 3평점이 부여되며, 하루 6평점 이내에서 1시간 마다 1평점이 주어진다. 물론 38개 참여학회와 유관단체의 평점은 따로다.

여기서 안철수 교수의 키노트렉처 '미래사회의 전문가가 갖춰야 할 다섯가지 마음가짐'을 미리 살짝 맛만 보자.

"끊임없이 공부하는 자세입니다. 발전하는 사람은 공부하면 할수록 '내가 얼마나 몰랐던가'를 깨닫고 겸손해지며, 더욱 매진하게 됩니다."

그렇다. 자신의 한계를 끊임없이 높이려는 마음가짐이 필요하다. 남과의 비교보다는, 어제의 자신과 오늘의 자신을 돌아보고 발전하는 것을 기쁘게 생각하는 사람이 진정한 전문가다.

사전등록은 마감됐지만 현장에서 등록할 수 있는 길은 열려있다. 사전등록을 마친 사람들도 적극 참여해야 하지만 미처 사전등록을 하지 못한 경우도 현장에만 오면 누구나 종합학술대회의 혜택을 누릴 수 있다.

김성덕 조직위원장은 "국민과 의사가 함께 한다는 취지를 대전제로 실제 프로그램에 적용할 수 있는 방법들을 고민했고, 학문적으로도 주변을 돌아볼 수 있는 기회를 만들기 위해 기획에 최선을 다했다"며 "32차 종합학술대회가 지난 100년의 의학발전을 조명하는 자리였다면 이번 학술대회는 새로운 100년을 맞는 비전을 제시하는 자리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아울러 "이번 학술대회가 성공적으로 치러지기 위해서는 무엇보다도 회원들의 애정어린 관심과 적극적인 참여가 필수적"이라고 강조하고 "개인적으로 자기계발은 물론 의사사회의 발전을 위해 능동적으로 동참해 달라"고 당부했다.

임태환 사무총장도 "학술대회는 전문적인 지식 함양의 장이기도 하지만 이번 종합학술대회는 의학과 다른 분야의 접목이라는 측면에 초점을 뒀다"며 "또 최고의 학술을 다루기 보다는 의료계가 한 곳을 바라보자는 취지에서 다양한 직역의 회원이 모두 관심을 갖고 참여할 수 있는 프로그램을 많이 준비한 만큼 함께 즐겨달라"고 당부했다.

준비는 끝났다. 이제 축제만 남았다.

▲ ⓒ의협신문 김선경

"그동안 쭉 의협 종합학술대회에 참여하면서 느낀 점은, 매번 모든 회원이 관심을 가질 만한 이슈를 잘 선택해 프로그램을 잘 편성한다는 것입니다. 일반 국민들에게는 그렇지 않을지 몰라도, 적어도 의사들에게는 모두 시의적절한 주제로 어느 것 하나 놓칠 수 없는 프로그램이라고 생각합니다."

이번 제33차 대한의사협회 종합학술대회에 사전등록을 마친 약 6000여명 가운데 최고령자인 정환영 원장(서울 종로·혜화신경외과의원)을 만나봤다.

1927년생인 정 원장은 우리식 나이로 85세다. 1952년 취득한 의사면허는 760호이며, 일반외과전문의 자격(1959년)은 277호, 신경외과전문의 자격(1963년)은 3호다. 한마디로 의료계의 '하늘같은 원로'인 정 원장은 아직도 학술대회를 찾아다닌다.

"어릴 때 부모님으로부터 늘 들어온 말이 '사람은 견문이 많아야, 방향을 바로 잡을 수 있다'는 말이었습니다. 특히 의사는 평생 공부해야 하고 보고 듣는 것이 많아야 한다는 본분을 지키고, 전문 분야에 대해 끊임없이 관심을 기울이고 자신을 연마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의협 종합학술대회 뿐만 아니라 신경외과나 척추외과 분야의 학술대회도 꼬박꼬박 참여해 연제발표를 듣고 질문도 한다는 정 원장은 이를 통해 새로운 의술을, 새로운 약을, 새로운 기기를 알게 되는 것이 얼마나 재미있는지 모른다고 말했다.

"이번 종합학술대회 내내 참석은 하기 힘들겠지만, 프로그램을 다시한번 자세히 살펴보고 관심있는 주제, 꼭 듣고 싶은 강연을 골라 돌아볼 생각입니다. 새로운 약과 기기를 볼 수 있는 전시관을 둘러보는 것도 빼놓을 수 없는 코스지요."

1949년 전남의대를 졸업한 정 원장은 6.25 전쟁때인 1951년 입대해 1965년까지 군복무를 마치고 고려의대 신경외과학교실 조교수(1965~1966년)로 교직에 몸담은 후 연세의대 교수(1966~1972년)를 거쳐 1972년 한양대병원 개원과 함께 한양의대 교수로 부임, 1992년 정년퇴임때 까지 20여년간 재직하며 한양대병원장(1986~1987년) 등을 역임했다.

대한신경외과학회·대한척추신경외과학회·대한미세수술학회 및 국제최소절개척추외과학회 회장 등 학술적으로도 국내외에서 활발한 활동을 펼친 바 있다.

정년퇴임 후에는 근로복지공단 중앙병원장(1992~1993년)·가천의대 길병원 척추신경치료연구소장 겸 제1신경외과장(1993~1998년)으로 활동하다가 2000년부터 서울 종로구 혜화동에서 '혜화신경외과의원'을 개원, 아직도 환자를 진료하고 있다.

정천기 서울의대 교수(서울대병원 신경외과)가 아들이고, 딸 정효숙 씨도 얼마전까지 혜화신경외과의원에서 아버지와 함께 환자를 진료하던 신경외과전문의다. 아버지와 아들·딸 등 한 가족의 3명이 모두 신경외과전문의인 보기드문 집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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