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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연아·박태환도 제 단골 모델이죠"
"김연아·박태환도 제 단골 모델이죠"
  • 송성철 기자 good@doctorsnews.co.kr
  • 승인 2011.05.20 13: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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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성년(가톨릭대 명예교수 강원·동해동인병원 마취통증의학과장)

"의사들은 진료 뿐 아니라 기자나 변호사 그리고 경제계를 비롯해 다른 분야에 진출해 사회를 위해 일하고 있답니다. 여러분들도 공부 열심히 해서 다른 사람들을 도우면서 사회를 위해 일 하는 훌륭한 사람이 되길 바랍니다."

▲ ⓒ의협신문 김선경

지난 14일 의협 33차 종합학술대회 전시장. 한 초로의 신사가 '릴레이 탐방 33인' 코너를 방문한 초등학생들과 청소년들에게 33인의 의사들을 전시하게 된 배경을 자상히 설명했다. 단정한 넥타이에 정장 차림을 한 그는 릴레이 탐방 코너를 찾은 방문객들을 안내하며 자신의 인물화에 대한 설명도 곁들였다.

33인 인터뷰 기사의 주인공을 주제로 인물화를 그리고 전시회를 함께 연 문산(文山) 김성년 가톨릭대 명예교수(동해동인병원 마취통증의학과장)는 학술대회가 열리는 기간 내내 전시장 안내역을 자청했다. 강원도 동해시에서 병원의사로 일하고 있는 그는 "전문적인 화가도 아닌 아마추어가 그린 인물화를 조직위원회에서 선뜻 전시까지 해 주니 부끄러울 뿐"이라고 말문을 열었다.

"사람의 얼굴을 그린다는 것은 대단한 용기가 필요합니다. 그려놓은 그림이 실제 인물과 닮지 않으면 실패작이라는 소리를 듣기 십상이죠. 아마추어이기 때문에 인물화를 그리는데 대해 심적인 부담이 적었던 것 같습니다."

김 명예교수(71세)가 본격적으로 붓을 잡은 것은 2006년 2월 가톨릭의대 서울성모병원에서 정년을 맞으면서부터.

"늘 그림에 대한 관심은 많았지만 환자를 돌봐야 하고, 학생 교육과 연구에 매달리다보니 도무지 짬을 낼 수 없었죠."

한창 왕성하게 활동하던 당시 김 명예교수는 대한중환자의학회 이사장·대한통증학회장·대한마취과학회 이사장 등을 역임하며 의학 발전에 기여했다.

"대학교수라는 짐을 내려놓고 나서야 그림을 그리고 싶다는 열망을 실천에 옮길 수 있었다"고 밝힌 김 명예교수는 신문에서 화제가 된 뉴스나 인물을 무작정 그리기 시작했다고 했다.

가구점이나 공사 현장에서 이리저리 나뒹구는 흔한 목재인 MDF 조각을 캔버스 삼아 3년이 넘는 시간을 습작에 매달렸다. 김연아와 박태환을 비롯한 스포츠 스타들은 물론 정치·경제·문화·예술 등 다양한 사건과 사람들이 그의 작업실에서 새롭게 태어났다.

▲ 관람객들에게 직접 작품 설명을 하고 있는 김 명예교수.ⓒ의협신문 김선경
"전문적으로 미술공부를 한 것은 아닙니다. 무언가 그리고 싶다는 생각을 실천에 옮겼다고나 할까요."

2009년 대한통증학회 때 난생 처음 그동안 그린 인물화를 추려 전시회를 열었다. 지난해에는 현재 몸담고 있는 동해동인병원 로비에서 환자와 가족들을 대상으로 두 번째 전시회를 선보였다.

김 명예교수는 "아이들이 지금까지 그린 그림들을 한 데 모아 <다큐아트 모음집>을 만들어 주기도 했다"며 자식자랑도 빼놓지 않았다.

"이번 33인 인물화도 MDF에 아크릴 물감을 이용해 완성했다"고 밝힌 김 명예교수는 "MDF라는 흔한 재료를 캔버스 삼아 인물화를 그리지만 한 획 한 획 정성을 담고 있다"고 했다.

"'의인미전'에는 언제 도전할 계획이냐?"는 질문에 "아직 의인미전에 출품할 정도의 실력을 갖추지 못했다"며 겸손해 하는 김 명예교수는 "열심히 공부해서 언젠가는 의인미전에도 도전하고 싶다"고 했다.

김 명예교수의 인물화 뒷면에는 그 인물에 대한 신문기사나 잡지에서 스크랩한 자료가 달려있다.

"그리고 싶은 인물이 어떻게 살아왔는지를 살펴본 후에라야 비로소 붓을 잡는다"는 김 명예교수는 "앞으로는 의료계에 족적을 남긴 분들을 그릴 계획"이라면서 "<의협신문>에 소개되는 인물은 줄치며 읽고 있다"고 했다.

김 명예교수의 네 번째 전시회가 벌써부터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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